결혼하니 명절 마다 시어머니가 최소 이틀전부터는 시가에 와서 자면서 음식하고 지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2박3일 있었는데 친정도 안보내서 제 맘대로 인사하고 나와버린적도 있어요.
갓 결혼한 새색시 인데도 음식재료 어마하게 사다놓고 당신은 바쁜척 왔다갔다하고 그 많은 음식은 다 저 시키셨고요 (예를들면 옆에서 마늘까고 있거나 고구마 줄기 다듬고 앉아 계셔요. 저 혼자 차례 음식에 반찬 하느라 땀 뻘뻘 흘리는데요)
참고로 시어머니는 막내 며느리고 명절에는 저렇게 저한테 시켜서 만든 음식을 싸들고 큰집에 가져가셨어요.
그렇게 뭣도 모르고 신혼시기 지나고 십수년을 이꼴저꼴 보고 살았는데 어느날 큰댁 형님이 저한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동서 덕분에 명절에 힘이 덜 든다고요.
저는 그냥 빈말로 듣기좋은 소리인줄 알고 형님이 수고 많으시죠 했어요.
그랬더니 그 형님 말씀이 손님이 많아 정말 힘들었다면서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막내 작은 어머니 (제 시어머니)는 늘 차례나 제사 직전 빈손으로 와서 대접만 받고 가셨는데 동서 온 이후 음식을 다 해오신다는 거에요.
제가 네? 적어도 이틀 전에는 오셔서 같이 음식하고 돕지 않으셨어요? 했더니
저희 시엄니는 막내라고 새댁때부터 한번도 시가에 와서 일한적이 없는걸로 유명했다네요.
그리고 차례고 제사고 싸주는 음식을 먹기만 했지 어쩌다 한번 이것좀 도와달라고 하면 난 안해봐서 몰라 하고 음식 한번을 안하셨대요.
와 저는 그때까지도 저희 어머니가 시가 일 혼자 다 하신줄 알았다니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