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6일째 되는 날이면서... 주말을 향해가는 금요일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기지개 켜며 맞이하면 좋을만큼... 햇살이 포근한 아침입니다.
뿌리가 깊은 마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이 열립니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끊이지 아니하므로, 시내를 이루어 바다로 흘러갑니다.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내용인데..
2112년 한해... 우리도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가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하는 의미에서 새겨두면 좋을 말이기도... 해서 오늘 아침 조용히 읊조려보았습니다.
오늘 아침 밥상입니다.
오늘은 다른 일을 좀 하다 아침을 조금 늦게사 먹었습니다..
아마 대부분 방학기간에는 아침 밥 먹는 시간이 늦춰지는 경우가 많을 거에요.
근데..아침이 늦으면 다른 끼니 먹을 시간이 참 애매합니다..
그러니....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딱 정해진 양만큼 일정하게 따북따북 먹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끼리 정한 약속인 거에요~~~~ ㅎㅎㅎ
어제 먹다 남은 봄동 데친 것 마저 쌈 싸 먹고....
이 봄동 하나로마트에서 봉지에 담겨진 걸 사왔는데요... ㅎㅎㅎ
마트에서 파는 제품은 봉지에 밀봉되어 있는 제품이 대부분인지라... 그냥 육안으로 대충 제품을 살펴볼 뿐..그 안에 어떤 상태인지 얼마만큼의 양이 들어있는지 가늠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그냥 봄동 한 통인 줄 알고 샀어요... 가격이 1500원인가 하길래....
근데 집에 와서 뜯어보니.... 안에 하나가 더 들어있는 거에요.. 봄동 두통인 셈이죠...
이론... 유레카~~~ 심봤다 싶은.... 즐거움...
사실 삶이란 별 것 아닌..
이런 봄동 한통이냐 두통이냐같은... 일에 감동이 밀려오기도 하고... 서운함에 좌절(?)하기도 하는 것이니.. 인간이 참 대단한 듯 싶다가도 참 자잘하게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새송이 버섯도 작은 그릴 팬에 그릴 자국 내가면서 구워서.....
이왕 폼내는 것 왕창 내자 싶어서.... 발사믹 소스로 쫙 뿌려주었더니만...
울 막내....난 그냥...소금만 뿌리고 굽는 것이 더 좋은데... 이럽니다~~
이 아이.... 뭐 좀 먹을 줄 아나봅니다... 소금만 뿌려서 먹는다는 것...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는 것이니 말이죠... ㅎㅎ
담에는 폼 그만 내야할까 봐요.. ㅎㅎ
때론... 그럴싸하게.... 한 요리가... 사실.... 폼만 좋았지..맛은 그닥.... 좋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까욧^^
어제 이어 계속 등장하는 밑반찬 세트...
내일도 등장하면 아마도 찬밥 신세가 될 것이 뻔한 녀석들입니다.
그래서 밑반찬 아주 적은 양만 만들곤 하는데..
요즘 가끔 막내랑 도서관에 가서... 노느라고... 밑반찬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도서관에 갈 때 보온 도시락에 밥을 싸들고 가걸랑요....
도서관에 사 먹는 메뉴라 봤자 라면뿐이고.... 그냥 밑반찬 몇가지 간단하게 싸들고간 도시락이 더 꿀맛이거든요.
아이들은 대개 어릴 적에 야채를 즐겨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어릴 적에 야채를 먹이기 위해 온갖 꾀를 다 내곤 했어요.
당근은 꽃모양으로 썬다든가...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 모양 비슷하게 잘라주며.. 현혹을 한다든지...
아님... 아이가 좋아하는 토끼는 당근을 많이 먹어서 이쁘다든지.. 온갖 사탕발림을 다했던 것 같아요.
때론... 구연 동화를 해가면서... 음식에 대한 친숙함을 주려 많이 노력한 편인데..
그런 엄마의 정성이 갸륵해서인지 저희 집 아이들은 다른 집에 비해 편식을 좀 덜하는 편이긴 합니다.
또 제가 잘 쓰는 방법 중 하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료에 섞어먹이기죠.
고기에 야채를 말아버린다든지.... 잘게 썰어서... 햄버거 모양으로 만들어서 먹인다든지 ...뭐 그런..
그런 식으로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게 된 메뉴중 하나도 빈대떡입니다.
여기에... 아이들이 그닥 잘 안 먹는 양파, 당근, 고추, 버섯, 고사리 이런 나물을 잘게 썰어서....
부친 빈대떡.. 이제는 좋아하는 메뉴가 되어버렸어요.
그럼 전..성공한 거죠?
자연광 말고... 형광등을 켜고.... 밥 먹을 차비를 본격적으로 마치고 찍은 사진들입니다.
오늘은 어묵탕을 끓였습니다.
어묵은 팔팔 끓는 물에 데쳐서.... 식품첨가물을 조금이나마 제거해주었고요.
어묵탕 끓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국물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 멸치에 무, 양파, 양배추, 풋고추나 청양고추를 약간 넣어서..... 진한 국물을 먼저 내줍니다.
그런 다음에....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추었어요.
맨 나중에 대파를 넣어서 한소금 끓여주면 진한 국물맛이 좋은 어묵탕이 완성...
요즘 같은 때 좋은 국물요리입니다.
날이 춥고.... 좀 을씨년스러운 겨울날에는 이렇게.... 푸릇푸릇한 색감이 나는 음식 재료로 식탁에 봄을 불러 들이는 것도 센스가 아닐까 싶은데...맞나요?
오늘 아침에.... 새송이만 하지 말고 애호박이랑 고구마도 함께 구워서 곁들일까 한 3초 고민했는데...
그냥 새송이만으로 만족하자 싶더군요.
어제 메추리알 삶아서 멸치 넣고 조린 장조림도.... 어제 도서관에서 먹으니 맛이 왜 이렇게 좋은지....
감탄하면서 먹었어요.. ㅎㅎ
잡다한 야채, 버섯들이 안에 숨어있는 비밀의 빈대떡....
야채 안 먹는 아이들에게 좋은 메뉴.. 확실합니다.
너비아니구이...
그리고 얼갈이 포기김치 먹다 남은 것을 빨아서.. 된장넣고 지져 먹지요.
뭐 다른 것도 별로 버리는 것이 없지만 저희 집에서 김치는.... 절대 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어떻게해서든 끝장을 보면서 다 먹어뿌립니다... ㅎㅎ
매일 매일...이렇게 차려내는 저 스스로도 고마운 일이고...
투정부리지 않고(????) 먹어주는 가족들도 너무 고마운 일이지요.
요리가 매력적인 것은... 바로 먹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어떤 대상이 매개되어 있다는 점이거든요.
그런 고마운 하루가...
이쁜 햇살과 함께... 평화롭게 흘러갑니다..
1월 첫 주말을 향해서 말이죠..
모두 주말 이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