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바깥 추위는 여전한 듯 합니다.
추운 겨울 바깥에서 꽁꽁 얼어붙은 차가운 몸이 따끈한 음식의 힘으로 금새 따뜻한 혈기가 도는 것을 보면, 우리가 먹는 먹거리 하나하나가 소소한 듯 하지만 매 순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추운겨울이 제철인 생대구로 올 겨울 대구탕 많이들 끓여 드셨을꺼예요.
굳이 생대구가 아니라도 냉동대구를 냉동실에 늘 준비해두었다가 필요할때 한냄비 끓여내면 이것도 상당히 요긴합니다.
생대구로 끓여내는 대구탕은 생물대구살이 야들거리며 입안에서 보드랍게 씹히는 맛이 참 좋구요.
냉동대구를 써서 대구탕을 끓여낸다해도 좋은대구라면 냉동이라 해서 퍽퍽하거나 맛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생대구는 너무 푹 끓여내면 살이 풀어지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이 냉동대구는 맘 놓고 푸욱 오래 고아내듯 끓여내어도 쉽사리 살이 퍼져버리지 않고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올 수 있다는 다 제각각의 장단점이 있지요.
대구는 살도 더 탱탱하니 맛있고 고니도 푸짐하니 들어있는 숫놈이 암놈보다 더 맛있습니다.
생대구로도 끓여먹고 냉동으로도 1년내내 끓여먹는 대구탕을, 오늘은 냉동실에 넣어둔 냉동대구 1kg짜리 팩 하나 꺼내어 끓여봅니다.
냉동실에 넉넉하니 공간이 남아있어서 이렇게 1kg 단위로 미리 절단해서 포장해놓은 대구를 2~3팩 사서는 냉동실에 늘 넣어두고 있으면, 국물 한가지가 갑자기 아쉬운 경우가 생겼을 때 너무 편합니다.
< 대구탕 >
절단대구 1kg
물 3000ml
국물멸치 60g(약 2줌)
다시마 2g(작은것 1쪽)
무 300g
미나리 100g
2배식초 1스푼
새우젓 5스푼
다진마늘 1/2스푼
대구탕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복잡하기보다는 간단해보이지만, 군더더기없이 이 재료들만으로 끓여지는 대구탕 맛은 조미료나 기타 다른 세세한 맛을 첨가한 것 보다도 훨씬 깊고 시원한 맛이 제대로 납니다.
딱 필요한 것만 넣어 가능한 한 적은 재료로 끓여내주는 국이나 찌개가 복잡하고 많은 재료로 끓여낸 음식들보다 더 맑고 깊은맛이 느껴져서...
저는 갈수록 이런 음식들이 참 좋아지네요.
1kg짜리 냉동대구 한 팩을 꺼내어 봅니다.
보통 이렇게 대구대가리는 제외한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평소에 눈 번쩍뜨고 있는 대구대가리 넣고 탕 끓이는 것을 좀 꺼려하시는 분들께서도 맘 편하게 쓰실 수가 있어요.
그래도 대구탕 국물은 사실 큼직한 원양대구 대가리에서 우러나오는 육수가 진짜 제맛인데 싶어서... 맘이 아쉬울때가 많지요.
대구대가리의 그 맛을 아시는 어른신들은 대구탕집에 가셔서도 일부러 대가리 넣어달라고 주문하신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어두육미란 말이 이 큼직한 대구대가리에서 생겨났다고들 하실 정도지요.
야들거리고 담백하니 보드라운 살과 고니맛은 생태나 생대구가 좋지만, 반면 속이 풀리는 듯한 깊이있는 국물맛은 좀 떨어질때가 많습니다.
생대구든 냉동대구든 어떤것이라도 좋으니 집에서 쓰시기에 편한 것으로 선택하셔서 끓여내시면 되구요.
이렇게 꺼낸 대구탕꺼리는 흐르는 찬물에 두어번 씻어서 채반에 받쳐두어 물기를 빼두어 준비해 둡니다.
넉넉한 국냄비 하나 준비하셔서 물 3000ml를 부어줍니다.
여기에 멸치육수를 끓여주어야 하니 멸치 60g(약 2줌)와 다시마 2g(조그마한 것 1개)를 넣어주고는 가스불 위에 올려줍니다.
멸치육수가 맛있게 우러나오도록 끓어오르는 동안에 얼른 대구탕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해 봅니다.
냉장고에서 무도 하나 꺼내고 미나리도 .한 단 꺼내어 잎사귀는 손끝으로 똑똑 따내어 줄기부분만 준비해야 겠지요
이제 멸치육수가 팔팔 끓으면 불을 좀 낮추어 은근하게 5분정도만 더 우러내다가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내 주시구요.
이렇게 손질해서 깨끗이 씻어 둔 무와 미나리는 도마에 올려서는, 왼손에 무를 잡고 오른손에 든 칼로 탁탁 치듯이 삐져내 주어도 좋고 무삐지기가 익숙하지 않으시면 그냥 도마에 놓고는 드시기 적당한 크기로 썰어주시.면 되구요.
손질해 둔 재료 중 무를 먼저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다시 가스불을 처음처럼 강하게 조정해서는 끓여주세요.
미나리도 이렇게 새끼손가락 길이 정도로 송송 썰어서 준비해 둡니다.
얼마 후 이 무우가 팔팔 끓어오르면 넘치지 않도록 불 조정을 살짝 해 주시면서
여기에 앞서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 두었던 대구를 넣어줍니다.
차가운 대구가 들어가면 열기가 확 죽어버리니 조금 전 낮추어놓은 불을 다시 세게 조정해서서 끓어 줍니다.
대구 넣은 냄비가 끓어오르면서 거품이 제법 많이 떠오르지요.
맑은 지리로 먹을것이라 거품이 이대로 떠 있으면 지저분 해 보이기 쉬우니, 미세한 망사로 된 거품뜨개로 거품을 슬쩍슬쩍 걷어내 주거나 국자를 이용해서 윗부분만 가볍게 훌훌 훑어주면서 거품을 없애주시는 게 좋습니다.
가스불은 중불 정도로 조절해놓고는 이렇게 대구탕 냄비를 계속 끓여내면서 중간중간 생기는 거품들을 자주 건져내 주어야 대구탕 국물이 더 맑아지겠지요.
사실 좋은 대구라면 맹물에 소금간만 해도 맛이 우러나니 이전엔 그렇게도 잘 끓여먹었지요.
미리 육수를 뽑아서 대구탕을 끓여내보니 더 진하고 은근한 감칠맛이 돌아서, 이제는 늘 이렇게 끓여 먹게 되네요.
대구대가리가 들어가면 특히 오래도록 푹 끓여낼수록 여기에서 감칠맛이 시원하게 우러나오면서 더 맛있어 지지요.
이렇게 대구를 넣고난 후 적어도 15분정도는 국물이 제대로 우러나도록 약중불 정도로 푹 끓여내고는 이제 다 끓여졌겠다 싶을적에 마지막에 간을 합니다.
간 재료도 간단합니다.
다진마늘 1/2스푼
새우젓 5스푼
2배식초 1스푼
대구지리나 매운탕을 끓일 때 물론 소금이나 집간장으로 간을 맞춰 끓여내도 좋지만, 이렇게 새우젓을 넣어 끓여낸 대구탕을 맛보시면 이전보다 더 깊은 감칠맛이 넘칩니다.
저렇게 멸치육수에 넣어 끓여 우러난 대구국물에 이렇게 세 가지만 넣어줘도 너무 시원하고 훌륭한 국물맛이 되지요.
이렇게 준비된 재료로 마지막 간을 하고는
준비해 둔 미나리를 올려줍니다.
이렇게 미나리를 올리고 바로 불을 꺼 주어도 되지만, 저희는 아삭거리는 미나리의 향과 맛을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이렇게 내어주면 먹지를 못하니 미나리 숨을 일부러 죽여서 내어줘야 하지요.
미나리 향을 좋아하시는 어른들께서 드실꺼라면 이렇게 미나리 얹어 불을 끈 후에, 위아래로 한번 휘휘 고루 섞어 준 후 국그릇에 내어주시면 좋아요.
아이들이 보드랍게 목으로 함께 넘길 수 있도록 이렇게 한번만 부르르 끓게 해서 불을 끕니다.
지금은 없어서 못먹지만 저 역시 어릴적엔 미나리, 당근, 쑥갓 이 세가지는 정말 싫어해서 저희 어머니를 많이 애타게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예전의 제 모습처럼 저희집 아이들 또한 괜시리 별 이유없이 거부감을 가지고 못 먹는 것이 아직 몇가지 있더라도...
제가 억지로 자꾸 권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 스스로 그 맛을 발견하기를 기다려 주고 있지요.
이렇게 한 냄비 끓여놓으면 몇끼를 편하게 준비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대구살은 간장종지에다 진간장에 와사비 풀어서 함께 내어 찍어드셔도 좋지요.
평소에 허연 지리국물보다는 뻘겋게 매운 국물 좋아하신다면 고춧가루 다대기양념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국 그릇에 한 수저씩 덜어서 풀어 드시구요.
맑은 지리국이라도 생생하고 칼칼하니 목으로 넘어가는 맛이 좋으시면, 청양고추 조금 총총 다져서 반수저 정도만 국에 덜어 휘휘 섞어 드셔도 좋구요.
그래도 담아놓은 김치가 제대로 맛이들어 늘 김치를 식탁에 올려내니, 일부러 맵게 간을 맞춰내는 얼큰한 국물맛도 좋지만 이렇게 순하고 시원한 국물을 잘 익어 맛들은 김치와 함께 먹는 즐거움도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술 드신 다음 날 숙취해소에도 탁월해서 일부러 대구탕 식당을 찾는 분들도 많으시니...이렇게 집에서 깨끗이 손질된 재료로 간단하게 끓여내 주셔도 참 좋을 듯 합니다.
이렇게 대구탕을 한냄비 끓여먹고는 국그릇으로 두세그릇 정도 마지막 남았을적에는 전골냄비에 옮겨서 대구탕면으로 끓여내어 식탁에 통째로 올리면 맛있고 푸짐한 한끼 전골요리로 즐길 수가 있지요.
남은 대구탕을 조그마한 냄비에 옮겨서 불 위에 올려 팔팔 끓으면 라면사리 한봉 뜯어서 넣으시구요.
간은 따로 더 이상 맞출 필요없이 여기에 김가루와 깨소금만 얹어 내면 되지요.
이렇게 먹으면 국물 한방울 남김없이 끝까지 맛있게 대구탕을 드시기에 참 좋습니다.
<찬거리 생선들 이야기>
생선반찬 한 가지는 꼭 식탁에 올리려고 생각하고는, 부담없이 구하기 쉽고 먹기좋은 생선 몇가지를 언제나 냉동실에 넉넉히 준비해 두고 그때그때마다 꺼내서 씁니다.
보통 굴비는 선물용으로 좀 큼직하니 굵은 것은 10마리를 한 두릅으로 묶어서 팔고, 가정용으로 조금 자잔한 것들은 20마리씩 한두릅으로 묶어 놓는 경우가 많지요.
비싼 선물용이 아니라 이렇게 비교적 저렴한 20마리 한두릅 짜리 가정용 굴비를 한 두릅 사서는 바로 2마리씩 이렇게 나누어 크린백에 넣고는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꽁꽁 얼어있는 냉동굴비를 비늘치고 손질하려면 좀 녹혀야 비늘이 떨어지는데, 미리 이렇게 손질하려면 녹혔다가 또 물에 씻고 다시 재냉동 해야하니 아무래도 맛이 떨어져서 일단은 이렇게 받은 그대로 마리수만 나누어 냉동실에 넣는거지요.
이렇게 넣어둔 굴비는 먹을만큼만 꺼내어 흐르는 물에 슬쩍 씻어 좀 녹아지면 칼을 들고 비늘을 칩니다.
요즘 굴비는 간간하니 많이 짜지않아서 예전처럼 쌀뜨물에 담궈 녹히면서 짠맛빼고 할 일이 거의 없지요.
해동시키지 않고 얼어있는 굴비를 그대로 구우면 팬에 물이 제법 생기고 생선도 주위도 지저분하게 굽히기 쉬우니, 굴비는 굽기전에 미리 꺼내두어 충분히 해동되어 말랑말랑한 상태로 겉도는 물기없이 보송보송하게 만들어두면 가장 맛있는 굴비구이를 드실수가 있지요.
아이들 둘이서만 먹을 밥상이라면 굴비 한마리만 구워도 충분하지만, 두마리씩 넣어 둔 굴비 한봉 꺼내어 이렇게 최소한 굴비 2마리를 작은 후라이팬에 올려 구워냅니다.
먹고 남은 한마리는 그대로 크린백 종류나 적당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식사 바로전에 전자렌지에 1분~1분30초 정도만 돌려 드시면 갓구운 생선처럼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담백한 생선구이 그대로의 맛을 제대로 즐기시려면 생선을 구울 때 특유의 향이 강한 올리브유보다는 포도씨유나 해바라기유 등의 식용유 종류를 쓰시는게 더 낫지요.
집에서 쓰는 3구짜리 가스렌지가 다 사용중일 경우가 많은지라, 저희집은 이런 경우 보통 명절 때에나 많이들 꺼내 쓰시는 큼지막한 피자팬을 수시로 꺼내 씁니다.
부엌 바닥에 앉아서 구워내니 평소에 궁금해도 키높이가 안되어 가스렌지위의 팬 속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막내녀석은 이럴때면 옆에 착 붙어 앉아서 아주 재밌어 하지요.
팬이 워낙에 지름이 넓직하다 보니, 기왕 생선 굽는김에 마릿수도 넉넉하게 꺼내어 굽게 됩니다.
이렇게 구워놓은 굴비는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면 그대로 1주일은 거뜬히 가지요.
그러니 기왕 후라이팬에 생선 얹어 구우면서 집안에 생선냄새 베여가며 구워낸다면, 한 두마리씩 굽기보다는 이렇게 한번에 넉넉히 구워놓는 것이 두고두고 편하게 드시기에 좋아요.
얼마전 장을 보다가 꽁꽁 얼려진 큼직한 흑조기를 싸게 팔기에 몇 마리 사왔습니다.
돌덩어리처럼 딱딱하게 얼어진 상태라 손질은 못해주고 팔아야 하기에 싸게 준다고 하네요.
평소에 큼지막한 조기종류는 침조기나 민어조기류를 자주 사먹는데, 이 날은 마리당 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사와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한마리 꺼내어 녹혀서 비늘과 아가미, 내장을 손질해보니 이놈 비늘이 어찌나 두껍고 큼직하니 억센지요.
물기 빼고 소금 간 쳐서 무쇠팬에 올려 지글지글 구워냈습니다.
이렇게 싼 가격으로 사온 이 흑조기를 모두들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큼직하니 살코기도 많은데다 씹히는 맛도 쫄깃쫄깃 한것이 참 담백하면서도 꼬숩습니다.
조금 과할 정도로 비싼 생선을 먹어도 제 맛을 제대로 못느끼는 경우가 많지요.
이렇게 저렴하고 맛있는 생선을 구워서 함께하는 한 끼 식사는 그래서 더 행복합니다.
생선과 함께 나물반찬도 하루에 한두가지는 꼭 상에 올리려고 합니다.
국을 끓이든 나물을 하든 바쁜 아침에 한가지 뚝딱 만들어내기에 참 유용하니 콩나물은 늘 냉장고에 1~2봉지 준비해 두고, 무나물도 이때가 참 좋으니 자주 만들어 먹지요.
큼직한 냄비에 기왕 나물 한가지 만들 때 순차적으로 두세가지 정도 볶아서 밀페용기에 담아냉장고에 두고 먹으면, 마지막 고추장에 슥슥 비벼 먹기까지 며칠간 반찬꺼리도 풍성해지고 매끼 차려내기가 훨씬 수월해져서 참 좋습니다.
연어도 한 끼에 먹을만큼 한덩어리씩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마땅한 생선반찬이 없을때 한 두덩이 꺼내어 먹으면 참 편하고 좋습니다.
연어는 워낙에 자체가 맛이 좋으니 다른 특별한 양념류나 레시피가 필요없지요.
기본간만 해서 구워내면 되니 언제나 소금, 통후추, 파슬리 정도만 준비합니다.
냉동실에서 미리 꺼내놓아 어느정도 해동시킨 연어 두조각(300g)을 오븐용기에 넣고는 준비된 기본양념을 적당히 솔솔 뿌려준 후에
오븐에 넣어 200도에서 30분 구워내시면 맛있는 연어구이가 되지요.
(저희 집에서 사용하는 광파오븐 기준입니다)
이렇게 구워낸 연어 한 접시는 금새 젓가락 몇번에 없어집니다.
물론 오븐이 아니라 팬에다 뒤집어가며 고루 익혀내셔도 좋아요.
늘 맛있고 좋은것만 사게 되면 좋을텐데, 어쩌다 한번씩 맛이 떨어지는 조기도 사게 되지요.
냉동실에 차곡차곡 넣어 두어도 한번 구워 먹고는 다시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경우,조금 더 이 조기들을 맛있게 구워드실 수 있는 너무나 간단한 팁을 알려드릴께요.
조기 몸통에 칼집을 서너군데 양면모두 넣어 주시구요.
한 손에 위생장갑을 끼고는 참기름을 위생장갑 낀 손바닥에 적당히 흘려부어 이 조기 몸통에 넉넉하게 고루 발라줍니다.
그리고는 참기름이 촉촉히 베이도록 5분 정도 그대로 둡니다.
그리고는 보통 생선 굽듯이 팬에 식용유 조금 두르고 조기 얹어서 구워내시면 됩니다.
강불 보다는 불을 좀 약하게 해서 조금 은근하게 구워내시는 게 속까지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지지요.
맛이 떨어져 손이 잘 안가는 민어조기나 침조기, 참조기 같은것이 냉동실에 있다면 잘 해동시킨 후 이렇게 한번 밑손질해서 구워서 드셔보세요.
꽁치도 머리와 내장빼고 슥슥 긁어낸 후 소금간 해서 이렇게 서너마리 무쇠팬에 자주 구워 먹습니다.
꽁치는 날렵하고 작은듯해도 손질해보면 피가 많이나니, 집에서 즉석에서 생선 손질하기가 익숙하지 않다면 생선가게에서 미리 손질해 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왕소금 적당히 뿌려 무쇠팬에 지글지글 구워내면 다들 좋아하지요.
제법 몸도 굵고 큰 녀석들인데도 이 세마리가 한 상에 다 없어집니다.
저 어릴적 어머니께서 연탄불위에다 석쇠놓고 지글지글 구워내 주시던 그 때의 생선구이 맛을 추억하면 그대로 집안에서 재현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참 아쉽기만 합니다.
그때의 연탄구이 생선맛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 구워낸 생선들도 그저 매끼 맛있게 먹어주는 우리 가족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생선을 굽고 난 후 무쇠팬에 베이는 생선냄새는 이렇게하면 말끔하게 없어집니다.
생선을 구운후에 아주 약한 열기를 그대로 남겨두고는 여분의 기름때를 키친타올로 제거하고는, 다시 기름을 조금 부어 키친타올을 이용해서 팬을 깨끗하게 닦아 냅니다.
팬이 깨끗하게 닦여지고 생선냄새는 그대로 베여있는 상태에서, 냉장고의 대파봉지를 꺼내어 푸른부분을 뚝뚝 서너 조각 손으로 떼어냅니다.
다시 가스불을 켜서 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중불 정도로 불을 맞추어 팬이 달아올랐을 때 이 대파를 넣고 팬 위를 여기저기 고루 옮겨가면서 파를 앞뒤로 구워내 주세요.
파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팬에 남아있던 비릿한 생선냄새가 사라져 버리지요.
혹시라도 예민하신 분은 이 과정을 한번 더 반복하셔도 좋구요.
이렇게 구워낸 푸른 파조각은 버리시고, 열기가 남아있을 때 키친타올로 팬을 깨끗이 닦아 두시면 됩니다.
우체국에서 국내산 특대고등어를 샀더니 어찌나 큼직한지요.
국산고등어는 자잘한것을 주로 먹었었는데 노르웨이산이 아니어도 이렇게 굵직한 국산 자반고등어가 있네요.
예전엔 비릿한 뒷 맛이 별로 좋지않던 이 고등어도 세월이 지나가면서 점점 좋아집니다.
등푸른 생선에 좋은 영양가가 많으니 아이들과 가족에게 많이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고등어는 지져먹어도 나름 양념과 어우러지는 그 맛이 좋고, 구워먹으면 고등어 자체의 기름지고 고소한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 또 좋지요.
다만 고등어를 구울때에 집안 가득 오랫동안 끈끈하게 달라붙는 냄새와 연기때문에 보통은 날잡아서 한번 맘 먹고 구워 먹습니다.
다른 생선들 보다도 이 고등어 구운 후 냄새는 양 방향 창문을 다 활짝 오래도록 열어젖히고 환기를 시켜도 깨끗하게 잘 안빠지는 경우가 많구요.
일단 포장단위로 2마리가 1손으로 붙어있으니, 포장을 벗기고는 흐르는 물에 씻어 조금 담궈두었다가 조금 녹아지면 손아귀에 힘을 주어 이렇게 두마리로 떼어냅니다
평소에 고등어 자체의 구이맛을 좋아하신다면, 고등어찜으로 만들어서 드셔보세요.
고등어에 일체의 기름 조차 넣지않고 고등어 자체만으로 쪄 내는 것이라 정말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고 자체내의 기름기 고소한 고등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고등어를 구워내느라 주위가 기름으로 튀거나 집안에 냄새가 진동하는 일도 전혀 없지요.
굽는 과정에서 껍질이 지저분하게 팬에 여기저기 들러붙거나 뒤집는 과정에서 부숴져서 보기 안좋은 상태로 상위에 오를 일도 없구요.
넉넉하게 넓은 찜기 사이즈의 냄비하나 준비하시고 찜채반 하나 아래 놓고는 물 적당히 넣고 팔팔 끓이다가 고등어 얹어서 쪄 내기만 하면 되니 이보다 더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고등어를 즐기는 방법은 없을 듯 합니다.
저희는 늘 쓰는 대자 스텐볼에다 이렇게 스텐 찜채반을 깔아서 불 위에 올립니다.
채반다리 높이보다 낮게 물을 채워서 넣고는 이렇게 불에 올려 팔팔 끓기를 기다립니다.
물
이 끓어 오르면 반정도 해동된 상태의 준비해 둔 고등어를 얹어 줍니다.
그리고 뚜껑을 덮어서 속살까지 제대로 폭 익혀지도록 기다립니다.
화력의 세기, 생선의 해동상태나 크기 등등에 따라 경우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희는 이렇게 얹어주고 나서 20분동안 쪄내니 아주 맛있게 익혀져 나옵니다.
20분이 지나서 잘 쪄진 고등어예요.
찌는 동안 집안에 퍼지는 냄새도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찌는 동안 가족들도 고등어 요리하는 줄 모르지요.
이대로 뚜껑을 열어 집안의 좀 서늘한 곳에 10~20분 정도 둡니다.
그러면 서서히 조금 식으면서 고등어 겉면의 수분도 가시고, 부드럽게 잘 익은 이 고등어를 모양 그대로 찜기에서 들어내기도 아주 수월해지지요.
이렇게 한 손에 위생장갑 끼시고 살며시 들어내면 찜기에 껍질 달라붙는 것도 없이 아주 깨끗이 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고등어 한마리는 바로 상위에 올려서 가족들과 한 끼 맛있게 먹고, 남은 한마리는 호일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 날 밥 반찬으로 먹기 직전에 전자렌지에 1분 30초~2분 돌려서 뜨끈뜨끈 맛있게 먹었어요.
물론 보관시에는 호일에 싸놓았다가 렌지에 돌려서 데워드실때에는 호일에서 고등어를 들어내어 크린백에 넣거나 도자기나 전용 렌지용기에 넣어 돌려드셔야 하겠지요.
불필요한 기름기 더해서 구워낸 것 보다 자체의 고소한 기름기가 속까지 자르르 흐르는것이 더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고등어예요.
늘 구워드시다가 이렇게 쪄 드시면 아마 지금보다 더 자주 고등어를 맛있게 즐기실 수 있으실 꺼예요.
겨우내 냉장고에서 빠지지 않는 식혜도 이틀에 한번씩 이렇게 스텐함박에다가 한 냄비 펄펄 끓여냅니다.
식혀서 냉장고에 몇통으로 나누어 담아넣고는, 이런 생선 반찬 먹고난 후에 냉장고 안의 차가운 식혜 한 잔 부어서 먹으면 입 안도 뱃속까지도 개운한것이 기분도 좋아지지요.
다른 계절보다도 한 겨울에 꺼내 먹는 살얼음 동동 뜬 식혜맛이란 더 별미인 것 같아요.
오늘이라도 만들어 반나절 차갑게 냉장고에 두었다가 뜨끈한 방안에서 아이들도 어른도 모두 한잔씩 드셔보세요.
바깥은 너무 춥지만 낯동안 베란다 안으로 비춰드는 햇살은 늘 얼마나 따스한 느낌이 드는지요.
아침에 베란다 화초들에게 물을 주다가 제 몸으로 쏟아지는 그 따뜻한 느낌을 담고 싶어서 사진을 찍어 봤어요.
이 추운 겨울 베란다에서도 꿋꿋이 연두빛의 반질반질한 새 잎을 내어 가며 그저 고맙게 잘 자라주는 저희 집 커피나무예요.
키작고 조그마한 이 녀석을 처음 데려와 분갈이 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 년이 흐르고 그 동안 제법 많이 자라 주었지요.
매년 겨울 이맘때쯤이면 베란다 빨랫대에 화분을 달랑 걸어두고 키우는 작은 콩란도 꽃을 여기저기 활짝 피우지요.
추운 한 겨울에도 이렇게 연방 꽃을 피워내는 에너지를 그 안에 가득 품고있는 콩난을 물끄러미 바라보자면 왠지 저 까지도 그 건강한 에너지를 함께 나누어 선물받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화초와의 이런 소소하고 작은 교감 조차도 일상에서 또 다른 힘과 위로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글과 사진이 길어 많은 불편을 드렸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오늘은 어제보다 더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