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추억의 일품요리 [스끼야끼]

| 조회수 : 12,993 | 추천수 : 86
작성일 : 2006-02-21 21:07:29
자랄 때..해마다 겨울이면 반드시 먹고 넘어가는 음식이 있었습니다.
김치만두, 곱창전골, 그리고 스끼야끼...



커다란 전골냄비에 쇠고기며 굴, 연근 배추 버섯 등을 넣고, 당면까지 넣은 다음,
달달한 국물을 부어 식탁위에서 바글바글 끓여먹던 스끼야끼...

친정어머니는 꼭 굴과 연근을 넣으셨더랬어요.
굴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근은 왜 넣으시는지..너무너무 싫었거든요. 절대로 안먹었죠.
또 다른 식구들은 건더기를 건져서 달걀에 찍어먹는데..
저는 날달걀에 찍어먹는 것도 싫어서, 그냥 고기와 당면만 건져먹었습니다.

풀무원 게시판에 보니까 루비레드님이..샤브샤브 자주 해먹느라 가정경제가 흔들린다고 쓰셨던데...
저도 그렇답니다..^^...샤브샤브용 고기만 보면 산다는...

오늘은 볼 일이 있어서 상암동 까르푸를 들러서 일산 하나로클럽까지 갔었는데,
까르푸에서 샤브샤브 고기를 샀으면서도 하나로에서 또 샀다는..
하나로꺼는 냉동육이라서, 한 팩 정도 냉동고에 넣어두면 아주 유용할 것 같아서 또 집어들었어요.

까르푸에서 고기를 집어들 때는 오늘 저녁 샤브샤브 해먹어야지 했었는데,
하나로에서 바로 그 연근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이 바뀌어 스끼야끼를 했습니다.
어렸을 때 그리 싫어하던 연근이었는데..^^;;

스끼야끼 레시피입니다.



재료 (4인분)
요리국물 샤브샤브진 1봉지, 물 1컵(240㎖), 간장 2큰술, 설탕 2큰술
쇠고기(샤브샤브용) 400g, 굴 100g, 배추 100g, 연근채 100g, 맛타리버섯 100g, 해송이버섯 100g, 팽이버섯 200g,  파 1대
당면(마른 것) 100g, 달걀 4개

만드는 법
1. 제일 먼저 당면을 뜨거운 물에 담가 30분 정도 노골노골하게 놔둡니다.
2. 재료들, 굴 배추, 연근, 맛타리버섯, 해송이버섯, 팽이버섯, 파 등을 모두 손질해둡니다.
3. 물을 펄펄 끓인 후 당면을 삶은 후 찬물에 2~3번 씻어 체에 받쳐놓습니다.
4. 샤브샤브진에 물과 간장 설탕을 넣고 끓입니다.
5. 냄비에 쇠고기 굴 당면 연근 배추 팽이버섯 맛타리버섯 해송이버섯을 모두 둘러 담습니다.
6. 위에 대파를 올리고 국물을 부어 보글보글 끓입니다.
7. 각자 앞접시를 놓고 달걀을 푼 후 달걀에 건더기를 찍어 먹습니다.

Tip!
※ 간장과 설탕은 각자 입맛에 맞게 조절하세요. 이대로 하면 조금 싱겁습니다.
※ 건더기를 따로 간장이나 소스에 찍어먹지 않아도 됩니다.
※ 고기를 좋아한다면 더 준비했다가 한번 고기를 건져먹은 뒤 넣어주면 됩니다.
※ 해송이버섯은 새로 나온 버섯으로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납니다. 다른 버섯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김치 딱 한가지만 상에 올려놓고 먹었는데..김치에도 젓가락이 가지질 않았습니다.
반찬을 이것저것 놓지 않아도 되니까 상차리는 것도 쉽고, 먹은 후 먹다남은 음식 정리할 일도 없어 간단하고 좋았습니다.
설거지 간단하고, 정리가 쉬운 것도 좋았지만...

더 좋은 것은 추억을 먹을 수 있어서 입니다.
스끼야끼 냄비에서 당면을 건지면서, 지금은 너무 늙으신 우리 부모님의 젊은 모습이 보였고,
쇠고기를 건지면서  먹성 좋은 까까머리 오빠랑 동생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리운 시절이 바로 손앞에 잡힐 듯 제 눈 앞에 펼쳐졌는데...젊음을 잃어버린 우리 아버지는 또 건강이 안좋으시고...

kimys는 '스끼야끼'라는 일본 이름 대신 다른 전골로 이름지어 부르라고 하는 걸...
"그럼 샤브샤브나 스파게티도 한국이름으로 고쳐야겠네??" 하면서 '스끼야끼'라는 단어를 고집했습니다.
오늘 제가 먹은 스끼야끼는 음식이 아니라 추억이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게시물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간장종지
    '06.2.21 9:10 PM - 삭제된댓글

    추억이 있는 음식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그것이 아름다운 추억이든 아니든간에요.
    맛있게 보입니다

  • 2. 파인12
    '06.2.21 9:27 PM

    저두 어릴적에 엄마가 자주 해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저희 집은 전기냄비(?)에 해먹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떡도 넣어주셨고
    스끼야끼 하는날은 밥도 필요없었어요. 전 고기보다는 당면과 배추위주로
    아빠는 고기...동생은 떡...엄마는...기억이 안나는걸보니 나중에 남은것만 드셨던가봐요.

    근데 스끼야끼 잘모르는 사람들 꽤 많더라구요.

  • 3. 이현주
    '06.2.21 9:34 PM

    토요일 저녘 칭쉬에 나와있는 선생님 레시피대로 맛있게
    해먹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먼훗날 우리집만의 음식을
    그리워하며 엄마를 떠올려 볼 수 있는 추억이 가득하길...
    더욱 열심히 부지런떠는 엄마가 되었으면...

  • 4. chatenay
    '06.2.21 9:35 PM

    ㅎㅎㅎ~저희시집은 겨울에 자주해먹습니다..시어머님이 자주 해주시는데,간 할때마다 간장을 들고 빙~빙 돌리며 간 하시고는 저보고 해보라고 하시는데,못하겠더라구요..결혼해서 시집에 들어온지 6년째 지만 아직도 스끼야끼는 어머님께서 해 주실때만 먹~지~요....*^^*

  • 5. 녹차미녀
    '06.2.21 9:37 PM

    스끼야끼라...저도 추억어린 음식 해먹고 싶네요^^

  • 6. 크리스탄티움
    '06.2.21 9:39 PM

    저도 풀무원에서 국물 받았을때 제일 해먹고 싶었던 것이 스끼야끼였어요. 결혼하고 몇번 해먹었는데 웬지 할머니가 해주신 그 맛이 안나는거에요. 나름 이번 주말에 사진찍고 꼭 올려야지 했는데 스끼야끼가 추억의 음식이신 분이 많군요. 저도 외할머니가 전기냄비에 해주셔서 너무 맛있게 먹었지요. 저희 집은 시금치도 꼭 넣었는데 전 당면을 제일 좋아했던것 같아요. 계란 풀어서 약간 간장넣고 거기에 담궈서 먹던 맛이란..정말 추억의 맛입니다. 저도 아이들한테 그런 추억을 남겨주는 엄마가 되고 싶은것이 82cook에 드나드는 가장 큰 이유인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무슨 음식으로 이벤트에 참여한다지요?

  • 7. lyu
    '06.2.21 9:46 PM

    저도 스끼야끼에 대한 추억이 한 자락 있습지요.

  • 8. 김혜경
    '06.2.21 9:49 PM

    크리스탄티움님, 스끼야끼로 참여하세요..다들 샤브샤브만 올리셨지 스끼야끼는 없는 것 같아요.

  • 9. 프리치로
    '06.2.21 10:05 PM

    진짜 이거까지 해먹으면 안돼는데..
    정말 올겨울 방학.. 자기가 육식동물이라는 큰놈때문에 (방년10세된 총각) 정말 가정경제가 흔들리고 있어요.. 오늘도 베이비립 사왔는데...ㅠ.ㅠ
    이거 보니 너무 먹고 싶어요.. 요리국물 파는 총각이 너무 이쁘던데..낼가서 당장 질러야...-_-;;;

  • 10. 땡굴이
    '06.2.22 9:45 AM

    솔직히 전 스끼야끼는 잘 모릅니다. (부끄)
    아하, 날달걀에 여러 재료를 건져서 찍어먹는 건가요? (비리지 않을까요?)

  • 11. 크리스탄티움
    '06.2.22 9:58 AM

    헉..이럴수가 선생님이 답변을 주시는 영광이 있네요. 넘 기쁘고요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렵니다.

  • 12. 자수정
    '06.2.22 1:14 PM

    꼼꼼보기에 있는 인덕션렌지는 어디서 사야 하나요.
    시중에 없어서요......
    수입품 샨요 보다 나을듯하구요
    제가찾는 제품이라서요. 꼭 부탁 드려요......

  • 13. 상은주
    '06.2.22 2:00 PM

    아~~ 전 달걀에 찍어 먹는게 싫어서,, 샤브샤브만 먹어요,
    이 음식도 언젠간 먹어봐야 겠어요..
    보면 엄청 맛있을것 같아요..
    샘님 역쉬~~~~에요..
    참 크리스탄티움님.. 선생님은 저를 찾아주셨더랩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 14. 비오는날
    '06.2.22 2:24 PM

    저도 오늘 저녁은 이걸로...근데 늘 궁금한건데 왜 계란 노른자를 찍어 먹을까요?
    생각만으로는 왠지 비릴것 같은데 아닌가보죠?
    선생님 책에서 보고 따라 해보고 싶었는데.오늘 꼭 도전해 보고 사진 올리렵니다~

  • 15. 행복녀
    '06.2.22 4:47 PM

    그 동안 어찌나 바뻤는지요~~2월은 정말 바쁜 달인것 같아요...몇일전에 아들이 고등학교졸업을
    했어요, 입고간 교복은 밀가루로 흠벅뿌려져서 가져간 옷으로 갈아 입은 모습에서, 이제 제법
    많이 컸구나 싶어요 ~~저도 제가 잘가는 단골 수입가게에서 인덕션렌지주문 해놓고 왔어요
    낼일 갔다주신다고 , 음식할 시간은 없는데, 그릇이며, 사고싶은게 넘 많은게 문제예요....

  • 16. 그린
    '06.2.22 5:59 PM

    아침에 비가오고 나더니 햇살은 좋은데도 좀 쌀쌀하네요.
    보글보글 뜨근한 국물까지 먹을 수 있는 스끼야끼,
    정말 먹고싶어요...ㅜ.ㅜ
    저도 날계란에 찍어 먹는 거 넘 비려서 싫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다죠.^^
    아~ 고기도 없는데 스끼야끼가 눈 앞을 가립니다.ㅋㅋ

  • 17. 안명선
    '06.2.22 7:27 PM

    스끼야끼하면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납니다. 이 스끼야끼만은 꼭 당신 손으로 만들어 주셨지요.누가 만들어도 아버지 맛이 안 납니다. 돌아가시기 전 스끼야끼 즐겁게 만드시는 모습도 동영상으로 만들어 두었지요.

  • 18. 안젤라
    '06.2.26 10:11 PM

    전 형부요 참 좋아 했는데...역시 돌아가시고 안계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756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13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27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189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833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86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43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41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6,980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674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20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765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775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676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187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31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4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13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46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36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883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29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486
3324 산책 14 2013/11/10 13,325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77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