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통오리 재활용 성공!![바베큐오리무침]

| 조회수 : 6,121 | 추천수 : 439
작성일 : 2003-03-31 22:15:06
어제 저녁 먹던 통오리가 좀 남았어요.

어제 그 오리 오븐에서 꺼냈을 때 모처럼 폼 좀 잡아보려고 컷코의 페티카버와 터닝 포크를 꺼내 들었어요. 좀 멋들어지게 썰어보려고...

금욜 밤 VJ특공대에서 보니 베이징덕 껍질은 108쪽을 내야 한다며 요리사들이 잘들도 썰더구만, 제가 해보니 그렇게 잘 썰어지지 않더라구요.
베이징 덕은 껍질을 살과 분리시키느라 오리몸에 바람을 넣어 풍선처럼 부풀게 한 다음 화덕에 넣더라구요. 그런 탓도 있겠죠?

하여간 오리 써느라고 애를 먹었는데...애를 먹어도 예쁘게 멋지게만 썰어졌다면 여한은 없지만, 그렇지 않아스리...
모양이 예쁘진 않았지만 그래도 먹긴 먹었어요.
먹다가 조금 남았는데 마침 이건 살이 많은 가슴부위였던 모양이에요. 껍질보다는 훨씬 잘 썰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어지간히 썰었는데 우리 kimys, 제가 하는게 갑갑해 보였는지 자기가 마악~~ 손으로 살을 발라내주더라구요.
그래서 살만 코렐의 큰공기 만큼 남았어요.


아까 식사준비하면 요걸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이때 머리를 때리는 생각...닭무침처럼 오리무침을 하자 싶더라구요.
어제 아침에 모처럼 냉장고청소를 하다보니 이것 저것 나오는 재료들도 있고...


그래서 일단 오리살 꺼내구요, 어제 오리 먹을 때 곁들여먹던 영양부추 아주 쪼끔 남은 것도 꺼내고, 지난 주엔가 삼겹살 먹을 때 먹다남은 종합채소 중 쑥갓과 치커리, 그리고 이름을 알수 없는 치커리와 비슷하나 줄기가 자주색인 것, 그리고 아예 정체불명의 긴 채소, 이런 걸 꺼내서 적당한 크기로 잘랐어요.


원래 계획은 책을 뒤져서 적당한 소스를 찾아내 새로운 걸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 에잇 좀 귀찮더라구요.(귀찮은 것도 병이죠? 요새 넘 귀찮아...) 그래서 대충 맛간장에 튜브에 들어있는 연겨자 짜내고 미향 조금 치고 꿀 조금 넣고 참기름 넣고 통깨 넣고 잘 풀어서 찍어먹어보니 맛이 그저그래요. 예전에 쟁반국수할 때 그 소스 맛 환상이었는데 레시피 찾기 구찮아서...

에잇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일단 채소만 그 소스에 묻혀서, 내일 촬영 때 쓰려고 오늘 산 한국도자기 모던스퀘어 10인치짜리 접시에 채소를 소복하게 담았어요. 그리고 오리는 너무 차가운 것 같아서 프라이팬에 살짝 덥힌후 나머지 소스에 조물조물 묻혀서 채소 위에 얹었어요...
이걸 사진 찍어놔야하는 건데. 아잉.


하여간 그림이 없어 아쉽지만 진짜 그럴싸해보이더라구요. 상에 턱 올려놨는데, kimys, "어제 오리구나"하며 먹질 않는 거예요. 전 약간 찔려서(소스 땜에), "왜 안먹어요?"
kimys,"먹어야지"하며 한 점 집어먹더니 "어, 이거 먹을 만하네"하며 잘 먹는 거예요.

우리 아들은 늦게 들어와서 혼자 밥먹었는데 그거보다 작은 접시에 한 접시 가득 담아준걸 모조리 먹었더라구요, 어찌나 기쁜지...

겨자맛이 톡쏘는 오리와 채소, 이거 괜찮던데요.

하여간 이렇게 해서 또 하루가 넘어갔어요.
김치, 오리무침, 풋고추와 쌈장, 그리고 꼬리곰탕, 요리책냈다는 아줌마가 좀 심했죠?
반찬 한게 하나도 없으니까 좀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니맘
    '03.4.1 9:12 AM

    안녕하세요 .며칠전 메일보냈던 달라스 아줌마입니다 .
    어떻게 글 올리는지 몰라서 여기에다 소식전합니다 '드디어 오늘 (월요일 )한국으로 소포
    보냈어요 .토요일 주소알고 일요일 지겹게 (?)보내고 ,아침에 아이학교 가서 두시간 일하고
    우체국으로 달려가서 선생님 댁으로 보냈습니다 .일주일 안으로 도착할겁니다.
    또 연락드릴께요 .......

  • 2. 김혜경
    '03.4.1 11:41 AM

    고맙습니다. 받거든 연락드릴게요...

  • 3. 꽃게
    '03.4.1 12:28 PM

    점심 드셨어요?
    밖은 화창한 봄이네요.

    샘...구찮게 할려구요.
    환상적이었다는 쟁반국수 소스 좀 갈쳐 주세요.ㅋㅋㅋㅋㅋ
    그러면 저도 퇴근후 집에가서 환상적인 해파리 냉채 소스 하나 가르쳐드릴께요.ㅎㅎㅎㅎㅎ

  • 4. 잠비
    '06.11.17 11:03 PM

    지금 VJ 특공대 보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유정이라는 꼬마 요리사가 나오네요.

    신라 호텔에서 중국요리를 먹는데, 웨곤(?)을 근사하게 끌고 들어와서는
    오리 껍질만 썰어주고 나가버리더군요.
    왜 살은 안주는지.... 아까워서.... 자주 생각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759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14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27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19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834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868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43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41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6,980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674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20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765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776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676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187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31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4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13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46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36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884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29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486
3324 산책 14 2013/11/10 13,325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77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