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가 나를 위해 만든 단팥죽~~

| 조회수 : 5,158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5-08-25 10:37:42
오늘은 사진 없이 그냥 제 얘기만 해도 될까요?
(허락 기다릴 틈 없이 그냥..)

결혼은 결코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환경들과의 만남이라는걸 알게 된것이 결혼후 몇년후 였습니다.
친정에서는 애들 생일때 그날만은 그 주인공을 위해서 자그만한 생일밥상을 차려주셨어요
팥을 넣은 팥밥, 미역국, 그리고 여러가지 나물들.
그리고 그 한 상을 따로 차린 다음에 어머니는 누군가에게 잠시
감사 기도하시고 그날 생일을 맞은 저희에게 주시곤 했죠
그래서인지 전 팥을 참 좋아합니다.
또한 차갑고 상큼한 수정과도 무척 좋아합니다.

결혼하고 시댁에서  같이 생활하는데
여긴 팥을 너무 싫어해서 팥빙수도 안 먹고
먹게 되면 팥을 뺀 빙수를 먹더라구요..
또 계피향을 싫어해서 수정과보다는 식혜를 더 잘 먹구요..

전 시어른들 모시고 산다는 소리를 저에게 절대 안 해요
모시고 산다함은 어른들께 잘 해야 하는데
전 결코 제자신이 잘 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기에
그냥 시어른들과 같이 살아요 하죠...

요즘 며칠 사이 시엄니로 인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몸이 힘들면 자고 나면 되는데 맘과 정신이 힘들면..
추스르기가 한참을 가요
그저께 저녁에 냉장고를 뒤지는데
친정 엄마가 시장가셨는데 너무 좋은 국산 팥이 보이길래
너 생각나서 사 왔다 하고 보내주신 팥이 눈에 띄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갔습니다.
어제 저녁에 보니 많이 불어 있길래 푹 삶아서 반을 체에 내리고
반을 그냥 알갱이채 남기고 단팥죽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요즘 설탕이 주는 모든 압박을 잠시 잊어버리고
아주 달콤하게 설탕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제가 좋아하는 계피가루를 듬뿍 넣어주었습니다.

오늘 나오면서 그 단팥죽 모두 싸가지고 나왔습니다.
어차피 집에 두어도 먹는 사람 없으니까요...

오늘 아침에는 조금 한가하더라구요
내가 나를 위해 만든 단팥죽을 먹으면서
우울할때 듣는 챠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일번을 들었습니다..
나이 40 넘어도 아직 "엄마, 아버지" 하고 부를 분들이 계시다는걸
감사하면서....
soogug (soogug)

열심히 씩씩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자. 좋은 생각이 밝은 얼굴을 만든다...ㅎ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빨강머리앤
    '05.8.25 10:43 AM

    아...
    어설픈 답글을 달면 원글의 아우라가 무너질까봐 아무 소리 못하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 2. 안동댁
    '05.8.25 11:06 AM

    우울한땐 달콤한게 최고예요
    단팥죽 드시고
    힘내세요 수국님
    화이팅

  • 3. 엘리지
    '05.8.25 11:15 AM

    수국님 홧팅이요~~~
    어디 계세요... 팥죽 얻어 먹으러 가야징 ^^ㅎㅎㅎ
    한입 주실꺼죠?

  • 4. 느린소
    '05.8.25 11:34 AM

    저도 우울하네요. 오늘은 날씨까지 도와주고...
    수국님 단팥죽 드시고 이제 아자...
    전 녹두 설기나 얼른 쪄먹어야겠어요.

  • 5. 꿈을찾아
    '05.8.25 11:34 AM

    시어른들과 함께 사시는분들 보면 대단하시다는 말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수국님...
    달콤한 단팥죽 드시면서 기운내세요~

  • 6. 소림공주
    '05.8.25 11:42 AM

    뭔지 모를 찡~~~함이 고향에 혼자 계신 엄마 생각이 나네요
    갈때마다 바리바리 싸주신 모습이 아련 거려요.
    팥이 그리울때 연락줘요.
    원피스 보답으로라도........

  • 7. kAriNsA
    '05.8.25 12:04 PM

    쑤다듬..쑤다듬... 우리 수국님 속상한 마음이..달콤한 단팥죽으로 감싸졌으면 좋겠네요...

  • 8. *카타리나
    '05.8.25 12:13 PM

    아,,,,,,어쩐지 저랑 많이 통할꺼 같은 느낌......-_-

    저도..다른분들께서 시어른들 모시고 산다고 대단하다고 하시면....
    그냥.....어른들께서 저희들 데리고 살아요 한답니다...

    하지만....단팥죽 맛나게 드시고 기분도 달콤해지시길 빌어요....

  • 9. 원더우먼
    '05.8.25 12:59 PM

    아......수국님....

    나이는 어려도 제가 해드려도 될까요? 토닥토닥~

  • 10. champlain
    '05.8.25 1:08 PM

    제가 너무 좋아하는 팥얘기구나 싶어서 얼른 들어와 봤더니..
    마음이 찡~~^^;;;

    수국님과 마주 앉아 달콤한 단팥죽 먹고싶네요.^^

  • 11. 무영탑
    '05.8.25 1:11 PM

    확실히 국산팥이 맛이 좋지요
    우리식구도 팥매니아랍니다
    아이들 어릴땐 일요일이면 칼국수 밀어서
    팥칼국수 만들곤했는데..
    저는 낡은패드 황토염색으로 마무리 하면서 방학스트레스 날렸습니다

  • 12. 바하
    '05.8.25 1:52 PM

    음악도 들리고
    입으로 단팥죽이 맛나고
    마음은 촉촉히 젖어옵니다
    우리 지금 다 같이들 있는 거지요?

  • 13. 뿌요
    '05.8.25 1:55 PM

    팥칼국수가 먹고 싶은데 수국님 글을 보니 더욱 더 땡기네요.
    세짼가?

  • 14. 어중간한와이푸
    '05.8.25 2:22 PM

    시.집.식.구.......... 같은 가족의 의미이면서도 왜 그리 친정식구와는 그리 다른 감정인지......
    저 역시 시어머니와 시누땜에 석달같던 일주일이 3시 30분 KTX로 마감 될려 합니다.
    모시고 사는 분들... 정말 대단하세요. 계피향이라면 저도 너무 좋아하는데.^^

  • 15. 수국
    '05.8.25 2:55 PM

    여러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에그 이 나이에도 시어른땜에 이런 글이나 쓰고 있고..
    쩌쩌(저 자신에게 보내는 소리입니다...)
    혼자서도 잘 놀죠? 먹고, 혼자 소리 하고 ㅎㅎㅎㅎ

    어저께 "에그 어쩌다가 말이야 내가 자기를 알고 만나고..."
    옆에 있던 울딸 엄마가 아빠랑 만나 결혼했으니까
    나같이 이쁜딸이 엄마 딸로 옆에 있잖아. ㅎㅎㅎ
    맞아요 울 남편 안 만났으면 시집식구도 없었겠지만
    저희 여우같은 딸과 듬직한 아들도 없었을꺼예요
    맛난 음식 먹고 좋아하는 음악 듣고 또 기분 업합니다...

  • 16. 동경댁
    '05.8.25 3:01 PM

    아,,,단팥죽 레시피 보러 들어왔는데...^^!
    힘내세요~
    따로 살아도 힘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함께 사시는 분들 대단하세요
    시부모님도 부모님인데,,,왜 친정부모님같이 되기가
    힘든지 모르겠어요,,,
    저두 언젠간 함께 살아야 하기에...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저희 신랑이 무녀독남이거든요,,)

  • 17. 철방구리
    '05.8.25 4:13 PM

    우울한 기분 달콤한 단팥죽과 좋아하는 음악에 날려버리셈~
    수국님은 밝고 명랑하고 귀여운 모습이라 고뇌하는 모습은 상상이 안되네
    이걸 워쩌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61 pão de queijo 브라질리언 치즈 빵 만들기 2 소년공원 2026.02.16 1,051 1
41160 애기는 Anne가 되고,.. 7 챌시 2026.02.13 3,916 2
41159 절에서 먹은 밥 시리즈 올려봅니다 8 써니 2026.02.09 5,982 2
41158 베트남 다녀오고 쌀국수에 미친자가 되어버린 20 솔이엄마 2026.02.04 7,312 5
41157 192차 봉사후기) 2026년 1월 석화찜과 한우스테이크, 우렁.. 7 행복나눔미소 2026.01.28 5,516 5
41156 강제 디지털 디톡스... 를 준비중입니다 ㅠ.ㅠ 27 소년공원 2026.01.25 10,403 4
41155 돼지껍질 묵 만들어 봤습니다 20 주니엄마 2026.01.21 5,325 3
41154 안녕하세요, 자스민 딸입니다. (결혼식 감사인사) 43 jasminson 2026.01.17 9,170 11
41153 혼자먹는 저녁 소개 17 챌시 2026.01.15 9,319 3
41152 191차 봉사후기 ) 2025년 12월 소불고기전골과 달걀말이 7 행복나눔미소 2026.01.09 5,765 6
41151 굴 꽈리고추 알아히오 19 챌시 2026.01.07 7,273 3
41150 30 그리고 60 19 주니엄마 2026.01.06 7,665 2
41149 콩장만들어보기 7 박다윤 2026.01.06 4,528 4
41148 82님들 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6 진현 2026.01.01 8,808 4
41147 딸과 사위를 위한 한식 생일상 42 에스더 2025.12.30 11,825 6
41146 챌시네소식 27 챌시 2025.12.28 6,289 2
41145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한다 -82쿡 이모들의 결혼식 출동 후기 .. 36 발상의 전환 2025.12.21 15,559 24
41144 은하수 ㅡ 내인생의 화양연화 19 은하수 2025.12.20 7,035 4
41143 미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이어트 기록 23 소년공원 2025.12.18 7,315 4
41142 올해김장은~ 16 복남이네 2025.12.17 6,517 5
41141 토마토스프 5 남쪽나라 2025.12.16 5,085 2
41140 솥밥 3 남쪽나라 2025.12.14 6,870 3
41139 김장때 8 박다윤 2025.12.11 7,777 3
41138 밀린 빵 사진 등 10 고독은 나의 힘 2025.12.10 7,353 3
41137 리버티 백화점에서.. 14 살구버찌 2025.12.09 7,218 5
41136 190차 봉사후기 ) 2025년 11월 갈비3종과 새우토마토달걀.. 6 행복나눔미소 2025.12.08 3,833 5
41135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24 소년공원 2025.12.06 8,488 6
41134 멸치톳솥밥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24 챌시 2025.12.04 7,238 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