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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부모님께 드린 첫 저녁상 - 또 사진 無

| 조회수 : 2,683 | 추천수 : 2
작성일 : 2004-12-31 10:51:25
힝... 오늘도 사진 無 입니다. 흑흑흑..
신랑을 82모드로 교육하는 것은 너무나도 멀고도 험한 길입니다.
장인어른 장모님 출출하신데 사진찍고 있을 시간이 어딨냐며 사정없이 푹푹 떠서 돌리는 바람에....ㅠㅠ
그리하야, 오늘도 비주얼 내지 '키친'은 하나도 없고 '토크'만 하다 가렵니다. ^^;;

저는 지난 10월 말에 결혼한 새댁이랍니다.
근데 여태까지.. 저희 부모님 저희 신혼집에 한번두 못오셨었어요.
직장다니고, 부모님도 바쁘시고, 주말마다 양가 찾아다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래서 올해가 가기전에 꼭 저희집에 모시고 싶어서, 어제 저녁에 서울 오실 일이 있다 하시기에 저희 집에서 저녁드시고 가시라고 했습니다.
엄마, 아빠, 이모, 동생, 우리부부 이렇게 여섯이었구요..

회사에서 눈치 샥샥~ 보다가 엄청난 눈총을 받아가며(흑흑..) 6시에 칼퇴근 해서 집으로 눈썹 휘날리며 갔습니다.(입사 이래로 이런 칼퇴근 첨이었습니다..;;) 신랑도 칼퇴근 하고 와서는 열심히 청소를 하더군요. (그래.. 이뽀이뽀^^)
그리하야, 한시간 반만에 차려낸 저녁상입니다.
급하게 하느라 시간 오래 걸리는건 하나도 못했어요... 맘 같아서는 이것저것 맛있는 것 많이 해드리고 싶었는데..... --;;


1. 해물밥과 양념간장 : jasmine님 레서피. 메인요리가 부실하면 밥에 힘을 주면 됩니다. ㅋㅋㅋ 언제 먹어도 맛나요^^

2. 양장피 : jasmine님 레서피. 어제는 양장피가 있어서 다행히 정석대로 했습니다. ^^;; (지난 일욜 친구초대때는 '양장피 빠진 양장피' 였는데..ㅋㅋ)

3. 베이컨말이 꼬치 : 떡볶이떡, 비엔나소시지, 칵테일왕새우를 베이컨에 말아서 드롱기에 구웠습니다. 기름 쫙~ 빠지고 좋더군요. 스윗칠리소스랑 케첩에 찍어먹었어요.

4. 돼지고기콩나물찜 : 또 jasmine님 레서피. 연탄장수님 레서피를 jasmine님께서 더 쉽게 풀어 써 주신 것이 있는데, 이대로만 하면 맛이 끝내줍니다여..^^

5. 비빔만두 : 코스코에서 사다둔 군만두를 스텐팬에 노릇하게 구워서 오이, 당근, 데친콩나물, 양상추채 위에 얹고 초고추장을 뿌렸습니다.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여^^

6. 홍합미역국 : 맑은국 끓이기가 참 어려운데, 코스코 홍합통조림 덕분에 미역국 도사 소리 듣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7. 양상추 샐러드 : 전에 선물받은 오일프리 드레싱 뿌려거 새콤하게 먹었어요.

8. 후식으로는 딸기와 코스코에서 사온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케이크(이거 맛 끝내줘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난번 친구부부 모임이랑 상차림이 비슷합니다. 제 밑천이 이것 뿐인걸 어쩝니까...
시간이 부족해서 몇가지 못했어요. 주말에 오셨이면 근사하게 이것저것 더 해드렸을텐데..


저희 부모님.. 저 결혼하기 전에는 집안일도 하나 안시키시고 그러셔서... 결혼시키시면서 걱정 많으셨대요. 근데, 어제 보시고 마음이 놓이신다고.. 집도 잘 해놓고 살고, 먹을것도 잘 해먹고 산다고..
이렇게 근사하게 상차릴 수 있는지 모르셨다고.. 그러시네요..
저희 아빠도 너무너무 좋아하시며 사위랑 기분좋게 한잔 하시고.. 저 참 행복했습니다.

결혼하고 나니까.. 부모님께 더 애틋해집니다. 뒤늦게 조금씩 철이 드나봐요.
집안일 하면서 힘들면 울 엄마도 이렇게 하셔서 나 키우셨겠지 하는 생각이 들고, 회사에서 속상하고 치사한(!) 일 겪으면 울 아빠도 이렇게 돈벌어서 나한테 쏟으셨겠지 하고..

제 손으로 첨 차려드린 저녁상이 제 맘에 썩 들지는 않습니다. 시간 때문에 메뉴도 넘 적고 해서요..
담에는 주말에 더 많이 차리고 준비해서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가족 모두머두 다 모시려구요.

82쿡이 없었으면. 이런 상 못차려드렸을 거예요.
행복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82쿡에, 김혜경 선생님께, 82 가족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12.31 11:13 AM

    아, 진정한 '키친토크'... 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토크'만으로도 '브레인' 안에서 '픽처스'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힘! 아자!
    (우리, 앞으로도 뜨끈한 '토크'의 세계를 펼쳐BoA요!!)

  • 2. 김정희
    '04.12.31 12:06 PM

    방긋방긋님 너무 이뻐요.
    차암 기분 좋게 정말 방긋방긋 웃으면서 본답니다.
    결혼 8년차 이몸, 메뉴 베껴갑니다.

  • 3. 미스테리
    '04.12.31 2:25 PM

    부모님께서 넘 뿌듯하셨겠어요...^^
    수고 많으셨네요...한시간 반만에 뚝닥~
    비빔만두..레시피 눈여겨(사실은 뚫어지게...ㅎㅎ) 보고 갑니다...^^*

  • 4. 방긋방긋
    '04.12.31 2:45 PM

    이론의 여왕님.. 평소에 여왕님 글 읽으면서 어떤 분이실지 넘넘 궁금했답니다. 너무 말씀을 재미있게 잘 하셔서요^^ 우리 키친토크를 '토크'로 달궈 BoA요^^;;

    김정희님.. 이크.. 이쁘다 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원래, 제가 잘 안웃어서 저희 신랑이 연애할 때 부터 많이 웃으라고 '방긋방긋'이라는 닉넴을 지어줬어요.. 감사합니다.

    미스테리님..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딱 초보주부의 미숙하고 허접한 상이었답니다..^^ 비빔만두는 거의 레서피랄게 없어요. 초고추장만 맛있으면 다 커버됩니다. 제가 표현을 초고추장이라고 했는데, 쫄면 양념장 생각하시면 되요. 저는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 먹거든요^^

  • 5. 김혜경
    '05.1.1 10:46 AM

    사진 없어도 됩니다..방긋방긋님의 따뜻한 맘이 전해져 아주 좋네요..
    울 딸도 시집가면..저한테 저렇게 맛있는 상 차려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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