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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오늘은 김장 Day!

| 조회수 : 2,763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4-12-02 17:40:41
김장이라고 하긴 좀 허접하지만...(양이 워낙 적어서...^^;) 하튼, 올 겨우살이도 무사히 넘기겠지요.

정말 눈썹 휘날리게 바쁘게 담갔습니다.

아버지께서 시골 마당 한켠에 텃밭 일구어 배추랑 무랑 심으셨었는데,
화요일에 김장 거리라며 배추 열포기랑 무 댓개를 던져주시고 가셨어요.
생긴건 별로 이쁘지 않지만 농약 한번, 비료 한번 안주고 저대로 자란 순수 유기농이랍니다.


화요일날은 수업 있는 날이라 받아만 놓고 바로 학교 다녀왔구요,

어제 오전에 우리 꼬맹이 예방 접종하러 병원 갔다가, 오는 길에 장에 들러 쪽파며, 생강이며, 굴이며, 미나리며,...등등등... 사가지고 들어와서(팔 빠지는 줄 알았음. 더불어 허리도...ㅠ.ㅠ),
오후에 배추 소금물에 담가 놓고, 저녁 밥 앉혀 놓고, 기말 시험본거 채점하러 학교 다시 가고,
마침 회식 있다해서 저녁까지 먹고 집에 오니 9시 반.

돌아와 보니 남편은 애 보느라 해놓은 밥도 못먹었다고 투덜투덜...(난 맨날 그러는데...그러니 당신도 마누라 고충을 아슈?)
코트만 막 벗어 던져 놓고, 외출복 입은채 부랴부랴 라면 끓여서(라면이 먹고 싶다대요, 하필-) 대령 하고, 아이 받고,

저녁 상 치우면서 무 씻고, 파 씻고, 미나리 씻고...
남편더러 무 채칼로 썰라고 던져 주고, 그 사이 밤까고, 마늘까고, 생강 까고...

그러고 나니 12시더군요. 배추가 덜 절어서 아침에 씻기로 하고 일단 잤죠.(소금물을 약간 덜 짜게 해서 오래 절이는게 더 맛있더라구요, 저는.)
7시에 나와서 아침 준비하면서 배추 얼른 씻어 물기 빼고,
밥 먹고, 치우고 바로 일 시작했죠.

준비 만반이라 풀 끓이고 파 마늘 썰어 양념만 얼른 만들어 버무리기만 하면 될줄 알았더만...이게 일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사이사이 애는 울어 제끼죠(놀자고, 배고프다고, 기저귀 갈아달라고...등등), 또 요새 뒤집기를 시작해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 거예요.
화장실만 잠시 다녀와도 그사이 뒤집고는 낑낑거리다가 젖 다 토해놓고...ㅠ.ㅠ

할 수 없이 죄다 부억 한가득 벌려 놓고 아이 보면서 잠들기를 기다렸거만...(그 동안 마음은 천근만근...할 일 벌려 놓으면 그렇잖아요.)
이것이 좀 자는 듯 한가 보면 30분도 안되서 낑낑거리고...죙일 그러는거예요.

고춧가루 만진 손으로 아이를 얼를 수 없어 일회용 장갑을 끼고 있었더니, 번번히 꼈다 벗었다 하는 것도 일이고...

그러다 보니, 이게 맛이 있는지 없는지, 간은 맞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우왕 좌왕 하면서 담근 김치랍니다.


지금...허리가 끊어질거 같아요.
오늘은 하루 종일 아이는 2시간도 넘게 안고 있었던거 같고,
사이사이 일하고...하여튼 엉덩이 붙일 새도 없었네요.

울 아들놈 일 다 끝났더니 이제야 잡니다. 참나...ㅠ.ㅠ


배추가 하두 잘아서 10포긴데요, 겨우 왠만한거 5-6포기 정도 분량이네요.
큰  통으로 배추김치 2통, 백김치 1통 하구요,
무가 좀 남아서 깍두기를 했더니 절반 쯤 밖에 안되더라구요.
장김치 좀 담그려 했는데, 배추도 양이 적고, 또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다음주에 시댁가서 동치미는 얻어 올거예요.

이것으로 우리집 겨우살이 준비 끝입니다.



...오늘같은 날은 배추국에, 속 남긴거랑 돼지고기 삶은거랑 해서 저녁먹어야 제맛이지요?
울 남편, 늦는다고 전화왔습니다.
에궁...여러가지 안받쳐 주는 날이군요...ㅠ.ㅠ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텔
    '04.12.2 5:50 PM

    고생하셨어요.늦게 오신다면 저녁 간단히 드시고 푹 쉬세요.깍두기 색이 예술이네요~^^

  • 2. 쮸미
    '04.12.2 7:42 PM

    에고....고생하셨네요.
    내일은 푹쉬실수 있으셔야 할텐데.....
    애기 잘때 같이 주무세요....

  • 3. 김혜경
    '04.12.2 9:36 PM

    고생 많으셨네요..좀 쉬세요...

  • 4. 로로빈
    '04.12.3 12:29 AM

    아유..대단하시네요...
    이래서 할 줄 알면 고생이라는 말도 있나봐요. ^^

  • 5. 이론의 여왕
    '04.12.3 4:06 AM

    등 돌리슈! 허리 뚜드려 드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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