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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나도 양파스프그라탕(프렌치어니언스프)

| 조회수 : 4,302 | 추천수 : 25
작성일 : 2004-11-28 22:06:14
얼마전에 tazo님의 양파스프를 보고는 필이 꽂혀, 오늘에야 드뎌 만들었습니다.
해마다 날이 추워지면 생각나곤 하는데, 저는 주로 한 솥 가득 끓여 놓고 아침으로, 혹은 점심 가볍게 때울때 먹곤 합니다.


양파스프에는 그야말로 키톡에 어울릴만한 사연이 있답니다.

우리 친정집에는 제 나이랑 거의 비슷한 연배의 요리책이 있습니다.
몇권의 전질로 되어 있고(몇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한두권 없어지긴 했습니다만...), 하드카바에, 내용은 거의 요리 대백과라 할 만한 이 책에는 김치와 밑반찬에서부터, 일식과 양식, 중식, 베이킹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온갖요리가 실려 있답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칼라 화보와 함께요.

어렸을땐 심심하면 마치 그림책 보듯이 이 책을 끼고 앉아 멋진 요리 사진을 들여다보곤 하였지요.
그리곤 가끔 엄마한테 거기 나온 사진을 찍어 이런거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하곤 했었는데,
고작 엄마가 해주는 거라곤 감자스프, 핫케익, 감자사라다 정도 뿐이었답니다.

어렸을땐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어요. 그저 울 엄마, 게을러서 해주기 싫은가부다...정도 생각 했을까요...

더 커서 대학생 쯤 되었을때, 비로서 그 이유를 차차 알아갔습니다
이 책이 겉보기엔 그토록 근사한데, 너무나 시대를 앞서갔던 겁니다.
예를 들면, 요리중에
피자-->70년대에, 집에 오븐이 없다거나, 모짜렐라 치즈를 구하는건 고사하고, 피자를 구경이나 해본 사람이 국민중에 몇%나 되었을까요?
같은 이유로, 생크림 케익--> 생크림을 어디서 구했겠어요? 생크림이 뭔지 알기나 했을런지...
...뭐...주로 그런 식이었던 겁니다.

하여, 거의 20년간 그 요리책은 책장에서 장식용으로, 혹은 어린 딸들의 그림책으로서 역할을 다하였던 것인데,
엄마의 두 딸들-언니와 나-이 성인이 되면서, 부엌에 슬슬 출입하게 되니까, 드디어 이 책이 빛을 서서히 발하게 된거죠.

어른이 되어서 이 책을 보니, 신기하게도 배울 요리가 무진장 많더라- 이 말씀입니다.(글쓰기가 세로쓰기라 보기 좀 불편하긴 하지만요...)
결혼 하기 직전까지 야금야금, 언니랑 번갈아 들여다보며 여러가지 요리를 실습해보곤 하였는데,
그 중에 한가지가 바로 양파스프였답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2년전, 저 대학 1학년때 처음으로 프렌치어니언 스프를 만들어 먹었었답니다.
당시 어느 레스토랑-뭐, 견문이 짧던 시절이라 많이 다녀본 것도 아니지만...-에서도 먹어본적이 없던 양파스프를 오로지 요리책에 의지해서 처음 만들어 먹어본거죠.(정확하게 말하면, 언니가 주로 만들고 저는 먹기만 하였지만...-.-;)
그 맛은 정말 일품이었고,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직도 그 요리책은 친정집 책꽂이에 잠자고 있는데, 요새 언니랑 저랑 은근히 신경전을 벌인답니다.
그 책의 소유권을 두고요...ㅋㅋㅋ

그런데, 아마도 제 생각이지만, 당시 그 책 만든 사람(또는 출판사)은 망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비싸고도 쓸모없는(당시로선) 책을 누가 또 샀겠어요?
우리 엄마요? 아...울 엄마는 젊어서 출판사를 다니셨답니다. 모르긴 몰라도 돈주고 사진 않으셨을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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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피코의 프렌치어니언스프(양파스프그라탕)

얼마전에 tazo님께서 매우 자세히 레시피를 적어주셨습니다.
거의 비슷한데, 잔머리 여왕이라, '양파를 3-40분간 줄기차게 볶는다'에서 거의 절망하신 분들을 위해 편법을 알려 드립니다. 여러번 하다보니 짠밥이 늘어서리...ㅋㅋㅋ

1. 코팅이 잘 된 냄비에 버터 2큰술(서울우유버터  직사각 막대형 3개 든거 아십니까? 그거 한개의 절반 조각 정도)과 식용유 1큰술을 넣고, 채썬 양파 3컵을 넣고 볶기 시작한다.
2. 처음엔 센불에서 몇분 정도 볶다가, 불을 제일 약하게 줄이고 뚜껑을 덮는다.
3. 약 5분 간격으로 뚜껑 열고 뒤적여 주면서, 바닥에 눌은 것을 떼어주면서, 양파가 완전히 캬라멜화 되어 짙은 갈색이 될때까지 약 3-40분간 익힌다.
(반드시 코팅 잘 된 냄비를 쓰세요. 안그러면 바닥에 눌어서 타요. 불은 최고 약하게 하시구요...바닥에 까맣게 타서 들러 붙기 시작하면 잘못하신것임. 하지만 걱정 마세요. 코팅 잘된 냄비라면, 5분 간격으로만 저어주어도 잘 눌러붙지 않지요.)
4. 3에 밀가루 1큰술 넣어 잠시 볶다가,
5. 화이트와인 1/2컵을 붓고 잠시 끓이다가(알코올 날라가게)
6. 육수 5컵(생수+치킨스톡2개 썼습니다.) 붓고 끓이고,(향신료는 안 넣어도 되구요, 월계수잎만 1-2장 넣어도 됩니다.)
7. 소금, 후추로 간합니다.

먹을때, 구운 바게트 빵 얹어, 모짜렐라 치즈 얹어, 200도 오븐에서 10분 정도 익혀도 되고,
저처럼 귀차니즘 환자들, 전자렌지에 1분 30초 정도 돌려도 됩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11.28 10:46 PM

    옆집으로 이사갈래요. 아웅~

  • 2. 카페라떼
    '04.11.28 11:07 PM

    레시피 접수했습니다..
    이론언니 저두 데리고 가용!!=3=3=3

  • 3. 미스테리
    '04.11.29 1:28 AM

    전 여왕님 껌딱지처럼 붙었어용..얼른 가셔요^^v

  • 4. tazo
    '04.11.29 1:58 AM

    ㅎㅎ오렌지 피코님 30,40분줄기차게 볶는다.를 저도 및면이 코팅잘된 냄비에 약한불로 두고 오며 가며 한번씩 저어주는데.이걸 서드려야지 야지.하믄서도.깜박하고 있었다는.^^
    그요리책사진도 언제 한번 올려보여주세요.(너무 큰 부탁?!)
    말씀들어보니 완전히vintage요리책이네요.ㅎㅎ
    스프보울이 넘 구여워요.

  • 5. 선화공주
    '04.11.29 11:23 AM

    그러게요..그 대를 이은 요리책 보고싶어요..^^

  • 6. cinema
    '04.11.29 12:45 PM

    저두요~~~~~~~보고싶어요..^^
    레시피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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