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가 친정아버지 생신이었어요. 음식은 친정엄마가 준비하신다고 그냥 오라고 하셨는데 그냥 갈수가 있어야지요. 모두 좋아하는 약식과 양장피를 준비했지요.
난생 처음 시도해보는 약식이라 다른 분들이 하신것(주로 꽃게님 레시피)을 참고로 해서 찹쌀 2킬로에 도전했습니다. 컵으로 재보니 11컵 정도 되더라구요. 그걸 반으로 나눠서 두번에 걸쳐서 압력솥을 돌렸습니다.
처음에 물3컵과 양념들을 끓이다가 불린 쌀을 넣었더니 물이 너무 적은듯싶은 거예요.
원래 이런건가? 걱정을 하면서 추가 돌길 기다렸죠. 한 1분정도 시간이 흘렀나?
밥솥을 열어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되더군요. 레시피대로 하니 정말 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설탕을 완전히 녹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는지 아님 추를 너무 돌렸는지 밥솥이 까맣게 타고 누룽지가 생겼더군요. 두번째는 물을 좀더 붓고 추도 30초정도만 돌렸더니 알맞은 약식이 탄생했습니다.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큰통에 두개 담았습니다.
양장피재료도 다 채썰어서 통에 담고, 고기잰거, 소스, 굴소스를 챙겨서 친정에 갔습니다.
엄마가 가장 놀라셨어요. 맨날 빈통만 들고 오더니 채워올때가 있냐며 좋아하셨습니다 . 엄마도 약식을 하려고 했는데 다른 음식 장만하다가 못하셨대요. 떡이랑 약식 담아서 이웃들에게도 돌리셨구요. 제가 생각해도 참 잘한것 같아요. 생신이라고 해도 정성이 담긴 걸 -제 손으로 직접- 해본적이 없던 딸이니까요.
고모님이 조리사 자격증까지 지니고 계신 분이거든요. 저한테 "너 정말 처음 해본 거 맞냐? 진짜? 너 혼자 했다구?" 라고 몇번이나 확인하셨답니다.
그런데 양장피는 겨자소스를 너무 맵게 만들어서 실패였어요.
" 와 꽃처럼 이쁘다. 맛있겠다."
" 윽.... 왜이렇게 맵냐!!!"
식구들이 아침부터 눈물속에서 밥을 먹었어요. 그래도 아버지는 실패한 양장피 먹으면서도 원래 양장피는 톡쏘는 맛에 먹는 거라며 제 실수를 무마시켜주셨네요.
음식이란 것이 이렇게 서로 정을 느끼게 하는 거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말로 표현하지 못한 사랑도 표현할 수 있고...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드셔주신 우리 아버지, 엄마가 너무 고마웠어요.
그런데 약식이 왜이렇게 맛있는 거예요. 저는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은 음식이었는데 맛있게 되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저도 약식에 성공했어요. ^^
사랑샘 |
조회수 : 2,984 |
추천수 : 9
작성일 : 2004-10-11 13: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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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유은지
'04.10.11 2:30 PM저도 약식을 하려고 벼르고 있어요. 근데 솔직히 약식하면 어려운 요리라 여겨졌던거라서...
님이 쓰신 글 보면서 힘내서 저도 함 도전해 봐야 겠어요^^*2. 김혜경
'04.10.11 3:31 PM압력솥의 압력 바로 빼세요...시간이 경과되면 누룽지가 많이 앉아요...
성공 축하합니다!!3. Happy
'04.10.11 6:15 PM저 요리 왕초보인데요.
약식 만드는 것 진짜 쉽던데요.
꽃게님 레시피 그대로 하면 성공 보장..
설탕만 조금 빼면 좋을것 같아요. 좀 달던데요.
그후로 약식 자주 해먹는답니다. 뿌듯뿌듯. 아이 선생님에게도 싸다드리고 ^^4. 서산댁
'04.10.11 10:12 PM추카추카..
약식 저도 해 보고 싶어집니다.
사랑샘님.
이름 넘 이뻐요...
저도 이쁜이름으로 바꿔야 할까봐요..5. 사랑샘
'04.10.12 11:14 AM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질문있어요. 추가 딸랑거리고 뜸안드리고 바로 김빼나요? 저는 좀 있다가 뺐더니 살짝 눌었던데요.
그리고 서산댁님, 잘 지내고 계시죠? 너무 정겨우신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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