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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파마산 치즈 예찬

| 조회수 : 3,620 | 추천수 : 49
작성일 : 2003-04-24 12:15:46
어제 중대한 발견을 했습니다.
이태리 요리 흉내내다가 망치면, 파마산 치즈가루로 `만회'하면 된다는 사실.
정말 허접스러운 맛이 많~~이 커버되더군요.

그저께 퇴근하니까 친정어머니가 아이들 데불고 집에 오셔서
냉장고를 열어보시고 나뒹굴던 야채 짜투리들을 몽땅 한 냄비에 끓이셨더군요.
비틀어진 감자 조가리, 당근 조가리, 표고버섯 기둥, 양배추 남은거 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저보러 알아서 하라시며 휑 친정집으로 가셨습니다.
제 뒤통수에 "기왕이면 서방도 좋아하는 걸로 하라"시며...... 저와 Y모씨 식성이 무지 달라요.
어머니는 냉동실에 있던 고기국물을 좀 녹여좋으셨더군요.

닝닝한 국물은 한심했지만, 두 말 할것 없이 그건 야채수프 재료였습니다.
여기에 미소된장을 풀겠습니까. 된장찌개를 만들겠습니까.
그래서 우선 고기국물을 부어 끓이고, 토마토 소스와 케첩을 반반 섞어 부었습니다.
윽~~ 못먹겠시유.
이놈은 이태리가 고향이니까 마늘을 넣어야겠군. 중부시장표 마늘을 2-3쪽 저며넣고....
이태리표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월계수잎을 한장 넣고. 소금.후추 간하고.  
야채수프에 만만한게 셀러리라고 이걸 뚜꺽뚜꺽 썰어넣고.
이 대목에서 비프나 치킨스톡이 무지 아쉬웠습니다. 이게 들어가야 맛이 날거 같은데.....
그리고 약한 불로 뭉근하게 끓이는데 영 껄죽해지지 않는 겁니다.
예라이~~ 으깨자. 속의 감자를 숟가락 뒤면으로 대충 으깼더니 목표치만큼 걸쭉해졌어요.

드디어 야채수프가 완성됐는데 두 꼬마들이 첫 숟가락에 다 뱉어내는 겁니다.
제가 먹어도 별로였는데. 아마도 소.닭고기같은 육질이 안들어가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우짜겠어요. 제가 다 먹었지요.
짜증스럽게 파마산 치즈가루를 확 뿌렸더니, 참말로 맛이 많이 커버됩디다.
거의 치즈 맛에 먹었다고나 할까. 배고플때 먹었더니 솔직히 맛있었어요.
이태리요리 하시다가 망치시면, 절망하시지 말고, 파마산 치즈에 매달려보세요.
길었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수연
    '03.4.24 1:27 PM

    저두 그런적 있는데... 파마산치즈 넣어볼 걸 그랬네요.
    결국 엽기 음식 만들었었죠. 나중엔 하다하다 안되서 국물만 놔두었다가 크림슾 밑국물로 썼는데
    그건 맛있게 먹었어요. (전, 진육수까지 넣어봤답니다...--;)

  • 2. 예쁜유신
    '03.4.24 1:29 PM

    하하하하
    한참 웃었습니다.
    김화영님 글이 너무 재밌군요.
    좋은 충고 감사

  • 3. 세실리아
    '03.4.24 3:39 PM

    좋은 아이디어네요 ^^ 파마잔치즈 그렇게 쓸생각 못했는데~감사

  • 4. 김혜경
    '03.4.24 7:30 PM

    하하
    친정어머니 넘 재밌네요....
    Y씨 안해먹어여도 밖에서 잘 먹고 다닌다고 하시지...

  • 5. jasmine
    '03.4.25 9:55 AM

    스톡 하나만 있었으면 맛난 스프가 됐을텐데. 아쉽네요. 토마토소스땜에 떫었을거예요.
    프랑스 친구에게 배운건데, 감자, 당근, 양파, 마늘을 모두 덩어리로 넣고 푹
    곤 다음 소금, 후추 찍어먹는스프도 있거든요. 담백하게 맛있어요. 일명 컨트리슾이래요.
    고기도 한 덩어리 넣으면 환상이랍니다.

  • 6. 독도사랑
    '11.11.17 11:41 PM

    진짜 맛있어보이네요 ㅎㅎ 너무 먹어보고싶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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