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의 초중고등학교는 8월 11일이면 새학년이 시작됩니다.
남편이 다니는 대학은 8월 24일, 제가 다니는 학교는 8월 31일이 개강이고요.
학생시절에는 개강하는 날에 가방메고 학교가서 선생님이 나눠주시는 강의계획표를 받아오는 것이 전부였지만, 교수가 되고나니 개강하기 전 2-3주간이 일년 중에 가장 바쁜 시즌이 되었어요. 가르칠 과목의 전반적인 준비를 다 해두어야 하고, 연구나 학회참석 같은 것도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고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개학하는 그날부터 저도 출근해서 열심히 일을 해야만 하죠.
간단요약:
이번 주가 지나면 저의 알흠다웠던 방학이 끝난다는 사실 ㅠ.ㅠ
미스 월드 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한 작년도 미스코리아가 사뿐사뿐 무대를 한바퀴 걸어서 올해의 미스코리아에게 왕관을 물려 씌워주는 심정으로다가...
"언니가 이루지 못한 세계대회 입상의 꿈을 후배에게 왕관과 함께 물려드립니다..."
( Auld Lang Syne 노래가 막 애절하게 흘러나오고...)
새학년도에는 조금 더 부지런하게 도시락도 잘 싸고, 시간활용도 더 슬기롭게 잘 하고, 아무리 바빠도 운동 빼먹지말고, 표정은 밝게, 마음은 긍정적으로 유지하기...
뭐, 이런 뜬금없는 새학년도의 결심도 한 번 세워봅니다.
(미국의 9월은 한국의 3월과 같아요, 학교 달력으로는요 :-)
제 홈페이지를 돌아보며 키친토크에 올리지 않은 음식 사진 몇 개를 마무리 인사로 올립니다.
코난군이 좋아하는 햄을 듬뿍 넣은 김밥인데요...
김밥 자체는 새로울 것도 없고, 이야기할 거리도 별로 없는 것이지만...
썰어서 담은 김밥의 방향을 한 번 봐주세요.

저는 어렸을 때 밥먹으면서 책보는 걸 무척 좋아했었는데, 코난군은 밥먹으면서 아이패드를 보는 걸 좋아해요.
좋아하는 아이패드 보면서, 주로 사용하는 오른손으로 한 개씩 집어먹기 편하라고 김밥을 오른손 방향으로 비스듬히 뉘여서 담아준 거예요.
먹는 코난군도, 옆에서 지켜보는 코난아범도, 제가 이렇게 쓰지 않았다면 이 사진을 보는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겠죠?
그냥... 엄마의 마음은 그런것 같다구요... :-)
아무도 모르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엄마는 이런 사소한 것도 생각을 담아서 준비한다는 거...
다음 타자는 브리또가 되려다가 급 변신한 퀘사디아입니다.

멕시칸 음식은 타코가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튀겼는지, 타코에 쌌는지 아닌지 등에 따라 요리 이름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속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거의 일정하구요 :-)
저희집 사람들은 동네 멕시칸 레스토랑에 자주 가서 외식을 합니다.
다들 맛있게 잘 먹어서, 집에서도 멕시칸 음식을 가끔 만들어주는데, 성공확율이 50%가 채 안되어요.
위의 퀘사디아는 그 드문 성공작!
어느날 자유게시판에서 건진 김말이 레서피를 실행에 옮겨서 어린이와 함께 만들었던 음식.

김말이의 비법은 재료를 단순하게!
고기나 여러가지 채소 같은게 많이 들어갈수록 김말이 본연의 길거리스타일 맛과는 멀어지는 것 같아요.
온리 당면과 소금 후추 파
그거면 충분히 길거리에서 사먹던 김말이 맛이 나지요.
참, 오늘부로 저희집 올해의 마지막 주방기구를 주문했습니다.

테팔에서 나오는 기름받이 저장용기가 달린 튀김기가 이번 주에 아마존국에서 날아옵니다.
십 몇년 전에 튀김기를 사서 썼는데 내솥이 분리가 안되는지라 설거지가 너무너무 불편하고, 튀김을 자주 먹으니 체중도 늘어가고... 해서 처분하고 튀김기 없이 오래도록 잘 살아왔으나...
절대미각을 아빠로부터 물려받은 코난군이 최근에 집에서 오븐에 구워낸 감자튀김은 맛이 없어서 안먹고, 맥으헤헤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것이라야 먹겠다는 선언을...
사실, 냉동 감자튀김을 오븐에 구워내면 약간 쩐내같은 오래된 기름냄새가 좀 역하긴 하죠.
식용유에 바글바글 튀겨내야 오래된 기름냄새를 새 기름냄새로 덮어씌워서 맛이 개선되는 게 사실입니다.
튀김기에 기름 필터도 달려있고, 모든 부품이 분리가 되어서 설거지도 편리하다고 하는데...
그 기계가 오면 앞으로 남편 도시락 반찬에 돈까스도 편리하게 만들어 넣어줄 수 있고, 김말이도 더 자주 해줄 수 있고...
해서 기대 만땅입니다 :-)
제철에 싸고 맛있는 옥수수.
네 개에 일 달러 (천 백원?) 하는 걸 사다가 껍질째 오븐에 화씨 400도로 한 시간 구운 다음 목공용 가죽장갑을 끼고 껍질을 벗겨내면 이렇게 너무 익어서 타지도 않고 덜익지도 않은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미트로프 요리도 오븐만 있으면 참 간편하게 만들기 쉬워요.
간 고기에다 양파 넉넉히 넣고 소금 후추로 간하고 빵가루 넣어서 치댄 다음 오븐에 구우면 끝!
이번 학기 도시락 반찬으로도 자주 만들어 먹을 것 같아요.

코난군 스타일의 심플 치즈버거는 야채라고는 들어가지 않고 오로지 햄버거 패티와 치즈만 들어갑니다.
그나마 페퍼잭 치즈에 야채건더기가 눈꼽만큼 들어가고, 패티에도 양파가 좀 들어갔으니 다행이라며... ㅎㅎㅎ

양면 전기그릴에 구운 에라이~ 갈비

이 그릴은 십오년 전에 사다가 한두번 쓰고는 어쩐지 찬장 저~~~ 윗칸에 넣어두고 안쓰던 것을 이번 방학에 재발견해서 썼네요.
날씨가 너무 덥거나 비가 올 때 데크에 있는 가스 그릴에다가 고기를 굽기 힘든데, 요게 있으니 실내에서 빨리 고기를 구울 수 있어서 좋아요. 양면으로 익히니 조리시간이 무척 단축되더군요.
마지막으로 홀박사님 어머님의 복숭아 케익 레서피를 한글 버전으로 만들어본 복숭아 소보루 케익입니다.

한글 레서피는 제 블로그에 있는데

제 블로그 주소는 아시는 분들만 찾아서 오세요 :-)
지난 번 제 글에 무려 마흔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거기에 제 답댓글이 더해서 지금 현재 아흔개가 넘는 댓글이 만선을 이루었는데...
요즘 다들 바쁘신지 휴가여행 중이신지..
여기 글도 자주 안올라오고, 댓글도 저조하고...
그래서 지금 이 글에는 댓글이 너무 적게 달리면 지난 글과 비교되어서 민망하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월이 찐빵이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어서 좀 더 써먹을 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