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지리산농부의 곶감이야기

| 조회수 : 7,360 | 추천수 : 7
작성일 : 2015-01-16 10:46:15




지리 상봉에서 찬바람이 불어오고 엄천강에 물안개가 끼기 시작할 무렵이면

엄천골짝 사람들은 너나없이 감을 깍아  걸기 시작한다.

그러면 옷을 벗은 감은  한달이나 한달 보름동안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면서

떫은 맛이 사라지고 달콤한 곶감으로 바뀌는데,  이곳  사람들은 곶감을 접는 방식이 

좀 별다르다. 시중에 판매되는 곶감은 대부분 종이박스나 PE 투명케이스에 담아 유통되고 있는데  

지리산 함양사람들은 곶감을 타래처럼  주렁주렁 끈에 매달아 거래하고 있다.   




곶감철에 함양 재래시장에 가면 곶감을 한접씩(백개) 또는 반접씩 끈에 주렁주렁매달아 놓고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유네스코 문화유산까지는아니더라도 

지역전통 먹거리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다.

곶감 오십개 또는 백개를 끈에 예쁘게 주렁주렁 엮는거 쉽지 않다.

한 접 엮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모양도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주렁주렁 매단 곶감은 개량시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꼬지곶감이라는 것도 있었고 춘시라는 것도 있었다.

이곳 엄천골에는 불과 십년 전만해도 곶감을 긴 싸리 꼬챙이에 산적 꿰듯이 꿰어 말린 

꼬지곶감을 흔히 볼 수가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볼 수가 없는데

내가 사는 운서마을에서는 아직도 안골댁이 싸릿대로 감의 똥꾸멍을 찔러 꼬지 곶감을 만들고 있다.  

꼬지곶감이 하도 신기해서  하나 먹어본 적이 있는데 싸릿대가 닿은 부분에는 시큼한 맛이 났다.

춘시는 곶감을 도나스처럼 둥글 납짝하게 만들어서 동전 쌓듯 포갠 뒤 열개씩 실로 묶어 준 것을 말한다. 




개량시 꼬지곶감 춘시 등 재래식으로 곶감 만드는 방식은 이제 새로운 포장방식으로 대부분 바뀌었다.

곶감쟁이 십년차인 내가 만든 곶감을  4가지로 분류해보면  

 1.선물용 곶감- 그 해 만든 곶감 중 가장 크고 좋은 것을 선별하여 대바구니와 고급한지함에 담고 , 등급별로 명품선물상자, 난좌박스, 보급형 지함에 포장.   

2.가정용 곶감- 지퍼백에 무게만 달아서 막 담는다.   

3. 못난이 곶감- 때깔이 좋지 않은거 흠이 있는 거 망한 것들은 따로 모아서 똥값에 파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로하고 판다.  

4. 떫은 곶감- 지금은 숙성기술이 좋아져서 떫은 곶감이 발생하지 않지만, 일부러 떫은 곶감을 몇 상자 만들어 엄천강을 막아서 지리산댐을 만들겠다는 훌륭한 정치인에게 명절 선물로 보내고 있다.

(떫은 곶감 묵다 똥꾸멍이 막혀보면 흐르는 강물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높으신 분이 얻으시길 

기대하면서...)     

쉐어그린 (sharegreen)

시골에서 농사짓기 시작한 지 13년입니다. 지리산 자연속에서 먹거리를 구해, 시골스런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곶감만든지 1..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년공원
    '15.1.16 10:59 AM

    곶감 색깔이 참 고와요!
    우리 엄마가 가장 좋아하시는 군것질거리가 곶감인데...

  • 쉐어그린
    '15.1.16 12:45 PM

    네 겨울철 군것질거리하면 군고구마 호떡 곶감이지요.

  • 2. Turning Point
    '15.1.16 11:53 AM

    ㅋㅋㅋ 4번 곶감.. 어쩔...
    올해는 건너뛴 곶감만들기가 이렇게 아쉽게 느껴진적이 없었네요.. 아.. 색이 어찌나 고운지..

  • 쉐어그린
    '15.1.16 12:46 PM

    올해 감 풍년이라 곶감많이들 만드셧는데 건너뛰셨나봅니다.

  • 3. 궁금이
    '15.1.16 1:13 PM

    4번 곶감에서 빵 터지고..근데 그걸 그 사람이 먹지는 않았을 것 같은...
    시장에 곶감 참 좋고 항상 사고 싶지만 한번 손대면 끝장을 보고마는 먹성땜에 참고참고 또 참고있습죠.

  • 쉐어그린
    '15.1.16 2:18 PM

    ㅎㅎ 곶감은 냉동실에 넣고 일년내내 곶감빼먹듯 먹어야...

  • 4. 열무김치
    '15.1.16 3:34 PM

    요렇게 주렁주렁 이쁘게 묶인 곶감 처음봐요...사진 속 곶감 한 접 들고 도망가고 싶네요.

  • 쉐어그린
    '15.1.16 5:06 PM

    넹 함양사람들 곶감 접는 방식입니다. 다른데선 이렇게 하는데가 없어요.

  • 5. 주디
    '15.1.16 5:25 PM

    색이며 모양새며 곶감다발 묶은 것이 예술이네요.
    흐르는 강물을 막으면 안된다는 말씀 옳습니다만 저 귀한걸 댐만들겠단 인간들에게 주긴 너무 아까워요.
    주실꺼면 못나고 떫은 넘으루 주세요.

  • 쉐어그린
    '15.1.16 5:49 PM

    넹 속은 떫고 겉은 멀쩡한걸로 보내려고요.ㅋㅋ

  • 6. 꼬꼬와황금돼지
    '15.1.16 5:54 PM

    곶감이 꽃감같아요~ ㅎㅎ 색이며 어쩜 저리 예쁘게 주렁주렁~~^^

  • 쉐어그린
    '15.1.16 8:12 PM

    넹 감꼭지도 정성들여 예쁘게 깍아 놓았네요.

  • 7. 오늘
    '15.1.17 12:40 AM

    훌륭한 정치인 누군지 궁금하네요 ㅋㅋ

  • 쉐어그린
    '15.1.17 6:34 AM

    국민을 표로생가가는 똥표라는 사람이 잇어요.ㅋ

  • 8. 알토란
    '15.1.17 1:48 AM

    4번 매우 적절한 고객(?)입니다.
    귀한 청정 수제 곶감으로 값진 교훈을~

  • 쉐어그린
    '15.1.17 6:34 AM

    한 사흘막혀보면 깨닫겟지요.ㅋㅋ

  • 9. 스웨덴아줌마
    '15.1.17 2:47 AM

    와 곶감색이 정말 귀티가 좌르르륽 흐르네요..
    왜 제가 먹던 곶감들은 갈색이였던건지-_ㅠ;;;
    전 3번 못난이 곶감도 못먹어본듯한;;;;;;

    4번 ㅋㅋ !!!!!!!!!!!!!!!!!!

  • 쉐어그린
    '15.1.17 6:36 AM

    ㅋㅋ 곶감은 건조하면서 수분을 알맞게 유지하는게 때깔관리의 팁입니다.
    수분이 많은 상태에서 말리기를 그만두면 갈색으로 변해요.

  • 10. 시간여행
    '15.1.17 2:31 PM

    와~~저 곶감 완전 좋아하는데~
    저기 주렁주렁 매달린거에서 하나 빼먹고 싶어요~~^^

  • 쉐어그린
    '15.1.18 4:14 PM

    넹 곶감빼먹듯 한개씩이요.ㅎㅎ

  • 11. 프라하
    '15.1.17 5:48 PM

    부모님이 함양 사시는데 저렇게 매달아서 팔았었어요,,예전엔,,,,
    이쁘기도 하고 운치도 있고 다 좋은데..
    쟤네들이 통풍이 조금만 덜되도 곰팡이가 피니까
    판매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단정하게 박스에 담으시더라구요
    함양얘기 나오니까 반가워서 주저리주저리ㅎㅎ

  • 쉐어그린
    '15.1.18 4:14 PM

    네 요즙은 거의 박스에 담아 판매해요 유통문제로요,
    부모님께서는 여기 사시나봅니다. 반가워용~~

  • 12. 해질녘
    '15.1.17 6:45 PM - 삭제된댓글

    저는 함양 옆 거창 출신!
    우리 집에는 어릴 적 감나무가 여덟그루나 되었죠.
    어릴 적 우리 집 보는 것 같아요.
    부모님은 저렇게 곶감을 만들어 우리 공부 시키셨는데...

    도시에 나온 지가 30년 다 되어 가는데
    곶감을 사먹은 적이 없어요.
    추억 속 곶감이 이렇게 비싼 줄 미처 몰랐어요.

  • 쉐어그린
    '15.1.18 4:13 PM

    거창친구님 반갑습니당~~고목 여덟그루면 감이 제법 많이 달렸겟어요.

  • 13. 벚꽃
    '15.1.17 8:47 PM

    4번 곶감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정치인에게 선물하실 분들에게
    아주 인기겠어요..
    홈쇼핑용으로 판매해도 좋을듯 ㅋㅋ

    곶감이 맛있는데(예전과 달리 시커멓고 쓴 곶감이 아니라,,졸깃졸깃(이표현이 좋을듯)하고 달아서)
    너무...비싸서...

  • 쉐어그린
    '15.1.18 4:11 PM

    4번 상품은 정치인 선물용으로 특허출원하였습니다. 대박예감입니다.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46 아이들 다 크고나니 이제서야 요리가 재밌네요 2 늦바람 2025.05.24 571 0
41145 밥도둑 돼지갈비 김치찜 5 캘리 2025.05.21 5,150 2
41144 잡채를 해다주신 이웃 할머니 15 인생 그 잡채 2025.05.20 5,679 2
41143 더워지기전에 8 둘리 2025.05.19 6,054 2
41142 절친이 주문한 떡 넣은 오징어 볶음 12 진현 2025.05.19 6,029 2
41141 자스민 향기에 취해... 8 그린 2025.05.18 3,343 2
41140 만두 이야기 19 진현 2025.05.15 6,933 2
41139 일년만에 6 미주 2025.05.13 7,737 2
41138 탄수화물 중독자의 메뉴들 ㅎㅎㅎ 19 벚꽃소리 2025.05.11 11,236 2
41137 2015-2025 레미엄마님을 추모합니다 54 행복나눔미소 2025.05.10 9,375 5
41136 분주한 부엌 일기 5 방구석요정 2025.05.10 5,671 3
41135 보고 싶은 은사님을 찾아서_스승의 날 특집(!) 18 발상의 전환 2025.05.08 6,456 1
41134 183차 봉사후기 ) 2025년 4월 향긋한 쑥전과 간단버전 깐.. 1 행복나눔미소 2025.05.07 5,221 5
41133 빵, 찬, 그리고 민! 16 고독은 나의 힘 2025.05.04 11,185 5
41132 연휴 일기 9 방구석요정 2025.05.04 7,366 3
41131 먹고사는 이야기 13 andyqueen 2025.04.27 12,075 2
41130 회복의 일기 6 방구석요정 2025.04.27 7,542 3
41129 10시에 시부모님댁으로 갈 반찬들. 10 진현 2025.04.27 10,616 4
41128 꽃순이의 먹고사는 이야기. 8 스테파네트 2025.04.26 6,800 5
41127 25년에도 족적을 남겨 봅니다. 10 김명진 2025.04.21 9,059 4
41126 혈당 다이어트 일기 4 방구석요정 2025.04.20 9,474 2
41125 봄~봄~봄이네요 4 남쪽나라 2025.04.16 8,576 3
41124 진짜 봄!!!!!(레시피 추가) 17 주니엄마 2025.04.13 12,156 4
41123 건강검진 일기 10 방구석요정 2025.04.11 8,818 4
41122 아직 아닌가 봄. 6 진현 2025.04.08 9,555 4
41121 봄이라서 10 둘리 2025.04.07 7,454 4
41120 이제야 봄 12 진현 2025.04.06 6,771 4
41119 부산 방문과 복국 13 방구석요정 2025.04.06 7,996 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