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도 한참 지났건만 여긴 매일같이 눈발이 날립니다만

외국에서의 생활중에 가장 힘든것은 역시 우리의 먹거리가 아닐까 해요.
가끔 이곳에 와서 어부현종님의 싱싱한 해산물이나 봄나물등을 보면 정말 눈물나죠^^
우리 먹거리의 대표인
된장을 집에서 만들어 먹었었는데
정말 맛나게 되어서 기쁨을 같이 나누려고 왔어요^^
오래전에 광부나 간호사로 오셔서 이곳에서 오래사신 교민분들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살림이야기를 나누다가 고수이신듯한 분이
된장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어~라고 흘리듯 얘기하시는 걸
귀담아 듣고 그대로 실천한 경우에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된장세불리기가 되겠네요.
우선 한국에서 아주 귀한 집된장을 받았어요~
친구의 시어머님이 만들어 보내주신 된장
언니의 시어머님이 직접 담그신 된장
맛갈난 집된장에 메주콩을 사다가 푸욱 삶아 으깨어 햇빝에 발효시키는 거에요.

메주콩 5컵 정도를 하룻밤 불려서 깨끗이 씻은 다음
압력솥에 김을 끝까지 올리고 약한 불로 두어
한 시간 가량 압력을 했습니다.
불을 끄고 추가 저절로 내려올 때 까지 그대로 두세요.
그 다음 뚜껑을 가만 열어 보면 콩껍질이 위로 다 떠있어요.
그걸 그대로 걷어내고 콩을 으깨어 주세요.
저는 감자으깨는 도구를 이용했어요.
(저는 4.5리터용 압력솥에 물을 4컵 정도 붓고 체를 놓고 콩을 올려 놨어요.
콩을 담고 물을 부어 압력하면 콩물이 종종 넘치곤 하더라구요.
해서 체에 받치고 압력을 했구요
약불로는 한 시간 이상
중간불로는 30분 이상 콩을 삶았어요.
잘 삶아진 콩물은 아주 진한 색이 나죠.
콩도 마찬가지로 약간 짙은 색이 되어 있어요)
콩물은 절대 버리지 마시구요
으깬 콩에 메주가루 한 컵과 보관중인 집된장 두 컵, 왕소금 한 컵을 잘 섞어주세요.
좀 되다 싶으면 콩물로 농도를 좀 맞춰주시면 되어요.
(왕소금은 굵은 소금이구요 콩물 한 컵 정도 넣으셔서 농도를 좀 촉촉하게 해 두시는 것이
경험상 발효에 좋더군요.
남은 콩물은 보관하셨다가 김치 담글 때 조금 뜨겁게 데펴서 고춧가루 불릴 때 써 보세요.
아주 쨍하고 맛난 김치가 될거에요~).
그렇게 잘 섞은 된장을 햇볕이 내려쬘 때 밖에다 두고 5일 이상 그대로 쏘이시면 됩니다.
(햇볕이 들어간 다음에는 뚜껑 닫으시구요)
사진은 제가 작년 5월에 담은 거구요
저리 해 놓은 다음 뚜껑을 닫고 가을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햇볕에 잘 발효되면 한 달 후부터도 먹을 수 있다고 하셨었는데
전 혹시나 해서 좀 두었다가 먹었는데
된장이 햇된장 맛이 나는게 너무너무 맛있게 잘되어 기뻤어요.
이것은 잘 아시다시피 청국장이에요.
예전에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제가 밥통으로 청국장 만드는 실험결과를 보고한 적이 있었어요.
무수한 실험결과 30분을 on, 1시간 off 를 해 놓으면 바실리스균이 잘 자라는 40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결론 이였는데 그 다음에 바로 스티로풀 상자에 하면 더 잘된다는 사실을 알아가지고
청국장을 해 먹고 있지요.
역시 콩 삶는 것은 같습니다.
메주콩 여기서는 Gelbebohnen 이라고 하구요
중국상회 어디를 가든 있어요.
혹시, 매장에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주인에게 꼭 물어보셔요.
청국장을 많이 해 먹다가
이번에는 햇볕에 발효시키는 것은 겨울이라 할 수 없으니
이 청국장으로 된장을 발효시켜봐야 겠다고 혼자 생각하고 그대로 해 봤어요.

집된장 한 컵,
청국장 으깬 것 한 컵,
메주가루 한 컵,
삶아 으깬 콩 세 컵
그리고 왕소금 조금, 콩물 한 컵 정도 들어 갔어요.
잘 섞어서 사진에는 없습니다만 위에 왕소금을 뿌리고 다시마로 잘 덮어 두었어요.
혹시 모를 곰팡이 때문에요.
이 된장은 올 봄에 먹으려고 해요.
얼마전 개봉해 봤는데 발효가 잘 되고 있었어요.
이 얘기는 제 홈에 올렸었는데 한국에 사는 친구가 엔지니어님도 이렇게 해서 된장을 만드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다른 검증이 필요없겠죠~
지금 이 사진은 다 버무렸을 때의 사진이구요
보관하실 때는 병에다 보관하시는게 좋아요.
매해 된장 고추장 보내주느라 고생하신 식구들과 친구들에게 이젠 그만~하고 당당히 외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혹시 저처럼 외국에서 된장구하기 힘드시다면 이렇게 한 번 해보셔요.
그럼~
하고 가려다가...

아이가 그려준 햇님 얼굴로 인사드리고 갑니다~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오렌지와 블루~
따뜻하고
힘차고
웃어주는 굵은 입술이
투박하니 웬지 정답다
씩씩한 네가 있어
참 좋구나~
라고 오래전 써놓은 글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