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좀 시크한 편이라 (ㅋㅋㅋ) 그 동안의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았...
다기 보다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거나, 쟁쟁한 분들에게 치여서 당첨되지 못하면 너무 챙피할까봐 겁나서...
82쿡 경력 3년 동안 단 한 번도 이벤트에 참여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번에는 꼭 참가해야겠다! 하고 결심을 한 이유가, 다름아니라, 저희 동네에 무농약 블루베리 농장이 있거든요.
해마다 블루베리 시즌이 되면 가서 실컷 따먹고 (밭에서 따먹는 건 무제한 공짜!), 한 바께쓰 사와서 먹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서 소개해봐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있었죠.
헌데...
올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블루베리를 딸 수 있는 시즌이 예년보다 늦어지겠다고 하네요.
보통은 6월 초-중순이면 잘 익은 블루베리를 땄는데 - 블루베리 레서피 경연대회를 6월에 하는 이유가 있다니까요 - 올해는 6월 말이나 되어야 한대요.
블루베리...
기다려라잉~~~
자 그럼,
숩 오브 더 데이, 숩 뚜 주르, 혹은 오늘의 국물요리 나갑니다... ㅋㅋㅋ
오늘은 클램차우더 를 만들어봤어요.
대합을 클램이라고 하는데, 생조개를 산지에서 직접 잡아다가, 혹은 사다가 끓이면 더욱 맛이 좋겠으나, 제가 구한 레서피는 간편하게도 통조림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먼저 재료소개.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봅니다.

소금과 후추는 넣고 싶은 만큼 조금씩, 레드와인 식초 두 숟가락, 해프앤해프 1 쿼트 (해석하자면, 크림과 우유 반반 액체 500 미리리터), 클램 통조림 세 개, 조개국물 두 병, 밀가루 3/4컵, 샐러리, 양파, 당근은 잘게 썰어 한 컵 분량씩, 감자는 두 컵 분량, 버터 3/4컵. 이상 끝.
먼저 통조림을 열고 조갯살과 국물을 분리합니다. 국물이 건더기보다 훨씬 더 많더군요. 이거 사기 아냐??

다음은 야채를 잘게 썰어줍니다.

잘게 썬 야채에 조갯살 통조림에서 나온 국물과 따로 구입한 조개국물 두 병을 더해서 넣고 중간불에서 뭉근히 끓입니다.

야채와 조개국물이 끓는 동안에 커다란 냄비에 버터를 녹입니다.
이 냄비에 결국 숩이 완성되니까 감안해서 넉넉한 크기를 고르셔야 합니다.

버터가 다 녹으면 밀가루가 잘 섞이게 저어줍니다.

녹인 버터에 잘 섞인 밀가루는 이런 모습입니다. 꼭 슈크림 같아보이죠?

거기에 해프앤해프 (다시 번역: 크림과 우유 반반 액체) 를 천천히 부으면서 계속 저어줍니다.
불은 중간불로 해서 눌거나 타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대략 밀가루풀 정도의 점도가 되면 옆에서 끓이던 야채를 붓고, 소금과 후추, 그리고 레드와인 식초를 넣습니다.
건져둔 조갯살은 이미 다 익은 상태이고, 또 너무 끓이면 질겨지기 때문에, 불을 끄기 직전에 넣고 섞어야 합니다.

내일 코난아범의 도시락이 될 예정이지요.
버터도 들어가고 크림도 들어가고 해서 칼로리가 높은 편이지만 그래도 국물은 국물!
점심으로 먹으려면 뭔가 더 있어야 할 듯해서 햄앤치즈 샌드위치를 만들고 과일도 좀 담고...
맨 위의 빈 통은 내일 아침에 다 식은 클램차우더를 담을 예정이예요. 뜨거울 때 담으면 환경호르몬 나올까봐...

그리고 보이시나요?
코난군의 레고 도시락통이??

코난군은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요즘 집에서 저랑 둘이 지내고 있는데요...
내일은 남편은 여름학기 강의가 있고, 저도 학교에서 행사가 있어서, 코난군을 베이비 시터에게 맡겨야 해요.
그래서 엄마 없는 동안에 먹을 것을 챙겨두었죠.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점심 전에 돌아올 예정이긴 하지만, 혹시나 배가 고프면 먹으라고 샌드위치랑 포도랑 골드피쉬 크래커, 그리고 초코칩 쿠키를 담았습니다. 초코우유도 있구요.
이건 코난군 얼굴 모양 팬케익인데, 며칠 전에 아침으로 구워준 거예요.

방학이라 시간이 많아지니 이런 짓도 하고... 좋군요 ^__^
남편 도시락도 이렇게 알뜰히 싸줄 수도 있고...



또 이런 저장음식도 만들어보고...



6월 말이 되면 블루베리 따가지고 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