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람이 먹는 밥이 아닙니다.
닭먹이로 쓰는 밥입니다.
그래도 혹여 맛있다 생각되시는 분이 계시면
한그릇 푸짐하게 퍼서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긴 요즘 현미보다 청치가 더 좋다고
건강식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가마솥에 달구들 청치를 끓이면서
무우를 썰어 넣었습니다.
요즘은 배추를 주로 먹이는 중인데
청치밥에 무우를 넣어 무우밥을 해주면
닭들의 영양섭취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올해는 무우농사가 완전 꽝입니다.
닭먹이용으로 1,000개를 심었는데
그나마 무우꼬랑지가 그럭저럭 달린 것은
300개 남짓......
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무무들의 성장이 갑자기 멈춰 버린 탓인 것 같습니다.
벌레탓에 잎이 망사가 된 것들은
시래기를 하기도 그렇고
무우꼬랑지만 남은 것들도
땅속에 저장하기도 그렇고 해서
잘게 썰어 청치밥에 넣어 닭들에게 먹입니다.
해가 저물고 아궁이에 불이 벌겋게 달구어 질 즘에
여지없이 굽기본능이 꿈틀댑니다.
냉장고에 고등어를 구워 말어 고민하다가
그냥 고구마를 굽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구운 고구마는
당쇠의 저녁식사로......
요즘은 주로 표고버섯재배에 사용할
참나무를 벌채하는 중입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엔진톱으로 벌채를 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발이 미끄러지거나 해서
빠르게 돌아가는 톱날이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최소한 중상이니까요.
며칠전에도 강릉인가?에서
벌목을 하던 분이 사망했다고...... ㅠㅠ
벌채를 하는 데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아무것이나 베어내는 것이 아니고
사진처럼 한뿌리에서 여러갈래로 자란 것들이나
아니면 두세그루의 나무가 너무 가깝게 있는 것들을
솎아 내는 형식으로 베어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나무들은 조만간 쉽게 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베어내면
다른나무들이 잘 살 수 있어 숲이 더 건강해 집니다.
나무들이 너무 우거진 곳에서는
이렇게 경쟁에 밀려 죽은 나무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숲을 잘 모르는 분들은
나무를 베어내면 자연을 훼손하는 거라고 하시는데
실은 적절하게 벌채를 해주면 숲이 훨씬 건강해 집니다.
하지만 나무를 베어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녀석인데......
그렇게 벌채한 나무들은
경운기에 실려 재배장으로 향합니다.
재배장이라야 조오기 아래 개울가의 나무그늘......
경운기에 실린 표고목은
대략 60개 정도 됩니다.
지게로 날라도 되는 거리지만
숲이 너무 우거져 지게를 지고 다닐 수가 없는 상황......
올가을 처음으로 표고를 판매했었는데
참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요즘에는 뭐든지 연중 생산되고
마트에 가면 뭐든지 항상 살 수가 있다보니
표고도 아무때나 나오는 것인줄 아는 분들이 꽤 많다는 것......
주문이 밀려 미처 보내드리지 못한 분들중에
몇분이 서운한 투의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왜 없느냐~ 왜 표고가 안나오느냐~
하지만 뭐든지 제철이 다 있기 마련입니다.
자연상태에 방치해 놓고 키우는 상태에서는
표고버섯도 봄부터 가을까지 발생이 됩니다.
그것도 지들이 조건에 맞는 날씨에만......^ ^*
하긴 뭐 방송이나 신문기사에도
이른봄에 토마토가 제철이라느니
한겨울에도 뭐가 제철이라느니 하는 지경이니......
요즘 제철인 것은 요런 것......
순무우김치같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