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정치적인 요리

| 조회수 : 12,072 | 추천수 : 30
작성일 : 2012-06-25 16:28:18

간만에 요리를 좀 했습니다.

머...☞☜ ...

꼭... 월급날이라 그런 건 아니구요...

걍~

만들려고 재료를 훑어보니...

 

-----------------------------------------

청포묵 (이건 미리 샀다),

미나리 (읭? 이건 오이로 대체한다)

붉은 고추 (읭? 이건 당근으로 대체한다)

숙주 (읭? 이건 빼자)

채썬 소고기 (있다. 근데 갈아놓은 거)

계란 황, 백 지단 (물론 있다. 근데 부치는 게 문제)

표고버섯 (있다. 근데 언제 불리지?)

----------------------------------------------

 

 

예전에는 모든 재료가 갖춰져야 시작을 했는데,

요즘은 야매로 사바사바 대충 합니다. 

제가 만들려는 요리에서 중요한 게 오방색이기 때문에 재료에 크게 구애 받지 않았어요.

 


 

 

대충 재료 준비

간만에 채 좀 써나 했는데

둘째가 엄마 다리를 붙잡고 울어서 과정샷은 시원하게 생략

대충 이릉 거~

노른자가 더 많아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죠?

+_+

첫 스타트로 

흰 지단을 시원하게 망침

고로

흰자는 2개, 노른자는 4개 분량임

흰 지단을 매끈하게 뽑아내는 자

그 자가 진정한 고수다!!!

 

 

 

 

청포묵 채썰고 데쳐서

참기름+소금 밑간

그 위에 고명 올림

 

엄마만 찾으며 울어대는 둘째를 안고 

남은 한 손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얹은 고명 세팅

근데 계란 생각을 못했네

-,.-;;;

 

걍 위에 얹어!

고명을 젓가락으로 한 올, 한 올 건져서 얹고 있는데

남편이 묻는다

"저녁에 손님 와?"

"아니, 내 취미 생활"

"......취미 생활은 혼자 즐기는 게 어때?"

뭔가 심상찮은 기운에 돌아보니...

 

 

 

 

 

 

 

 

 

 

 

어어~

저거슨... 

공복 짐승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와도 가까운 분노

 

 

 

 

신변의 위험 속에서 완성한 요리

그렇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탕평채'입니다.

여기에 초간장 소스를 끼얹어 먹습니다.

(식초2 : 간장1: 물1: 설탕1/2)  

 

 

붕당정치의 폐해로 아들을 잃은 영조가

정치적 화합을 실현하기 위해 탕평책을 고안했고

대신들과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에서 '탕평채'라는 음식을 선보였다고 하죠.

보다시피 청포묵에 갖은 채소와 소고기, 달걀지단 등을 곁들인 묵무침입니다.

모두 한데 섞여 조화를 이루길 바라는 영조의 의도가 드러난 작품이지요.

영조가 82 회원이었으면 아마 출판사에서 요리책 내자고 전화 했을꺼야. 

 

암튼,

영양학적으로 완벽하고

오색의 고명과 청포묵의 밝은 흰색이 어우러져 색감과 식감이 뛰어난 음식이에요.

여염집에서 흉내내다가는 배고픈 돌쇠에게 원성을 살 수 있는 요리이기도 하지요. 

탕평채는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고르다는 뜻을 지닌

"탕탕평평(蕩蕩平平)"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웬 국사 교사 코스프레냐고요? 

 

 

네네, 그렇습니다.

19대 국회에 산적한 민생 현안들이 

무탈히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요리에요. 

근데 이거

만들어 놓고 보면 상당히 고급스러운데,

먹으려고 섞어 놓으면...

 

 

 

 

 

 

 

 

 

 

 

 

 

 

 

 

 

 

 

개판

 

 

 

-,.-;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남은 고명이랑 이거저거 다 때려 넣었더니

우리 집 돌쇠도 외면한 비쥬얼

진짜 한 젓가락도 안 먹음

결국 마님이 다 드심

아...

마지막에 김은 넣지 말껄 그랬어  

김을 넣으니까 맛이 너무 저렴해진 느낌이야

 

 

근데,

정치라는 것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겉으로는 굉장히 화려하고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해야 할 일은 개판 5분 전으로 보이는 이런 일

정치가 뭐 별건 가요?

밥 먹고 사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고민이 무엇이고 뭐가 문제인지 생각하고 살펴 보는 거죠.

실전에서 해야 할 일은 그런 건데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성토하고 싶은 건 많지만,

MBC 파업을 위해 국회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MBC뉴스,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고르게 탕탕평평(蕩蕩平平) 합니까?

 

 

공정한 방송을 바라신다면,

서명 운동 먼저...

 MBC 김재철 사장 퇴진 촉구 서명운동

  http://www.ccdm.or.kr/main2/saveourmbc/default.asp

 

 

 

 

 

 

지난 주에 천지분간 안 되는 발동생이

겁도 없이 일을 쳤는데,

언니들이 두 팔 걷고 나서줘서

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어요.

처음에는 돈이 잘 안 보일 줄 알고

천만원에 비키니 인증 걸려고 했는데,

그랬으면 정말 큰 참사가 벌어질 뻔 했네요.

정말 너무 감사해요.

언니들이 동생의 간을 더 키워주셨습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아직도, 많이, 배가 고픕니다.

억대로 넘어가면 비키니 인증 생각해볼게요.

 

 

게다가

오늘은 25일

지친 직장 생활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급여일이지요.

누군가는 그걸 월급뽕이라고 하더군요.

이거저거 쓰다보면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갈 뿐...-.-;

그래서 사이버머니처럼 느껴지는 월급;;;

쓸 곳은 많겠지만,

 

------------------------------------------

<마봉춘을 위한 밥차 응원>

1. 일시: 7월 2일 월요일 오전 11시

2. 장소: 여의도 MBC 사옥 남문 

3. 행사: MBC 노조에 삼계탕 200인분 쏜다!!!   

4 .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2-437-819810  이성미

---------------------------------------------------

 

 

 

아, 그리고...

모금을 위해 82회원장터에서

봉춘 장터도 열고 있는데,

이번주 수요일이면 끝이 납니다.

그래서

마지막 피날레로 경매를 준비했어요.

물품을 기증해주신 마음씨 좋은 독지가분들 덕분이지요~

 

경매 소식을 알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8&cn=&num=1295677&page=1

 

 

 

P.S: 자원 봉사 신청하신 분들~

대기하고 계세요.

조만간 지령 나갑니다.ㅋㅋㅋ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개비
    '12.6.25 5:01 PM

    한 번도 본 적 없는 개콘보다 더 재밌는 발상님의 글.
    지단 솜씨보고 제법이구나 했더니...개판된 사진 ...어쩔?
    발상님 비키니 모습 보려면 다 같이 분발해야겠어요.

  • 2. 현윤맘
    '12.6.25 6:18 PM

    모금걱정에, 밥차 걱정에 비키니 몸매는 저절로 될듯...
    개판된 사진에 빵 터졌어요.
    고맙고, 뜨거운 고생하세요.

  • 3. 고독은 나의 힘
    '12.6.25 6:53 PM

    아쉽다.. 비키니!!

  • 4. phua
    '12.6.25 7:31 PM

    오늘 한겨레 유기자와 인터뷰에서
    밥차 모금 최종 목표액을 묻기에
    잠시도 망설임 없이
    1억원 !!!! 했지요 ^^( 발전님의 비키니 인증을 맘 속으로
    꽤나 바랜 듯.. ㅎㅎ)

  • 5. 아띠
    '12.6.25 7:47 PM

    글도 재미있게 쓰시고 개념도 확실하게 가득차신 우리 발상의 전환님 ^^
    님의 용기있고 신념있는 행동이 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발상의 전환님 가시는길에 무임승차한것같아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저는 집회참여과 바른 투표로 함께하겠습니다.
    무한 지지하고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6. 18층여자
    '12.6.25 9:31 PM

    기대한다..비키니!!

  • 7. 버섯
    '12.6.26 9:29 AM

    볼.매.. 발전님..^^
    요즘 제가 발전님 덕에 희망을 봅니다.
    감사해요.
    이 참에 비키니도 볼 수 있음 좋겠당~~~~~~~~~~ ^^

  • 8. Cinecus
    '12.6.26 10:35 AM

    무한지지!!!

    정말 비키니를 볼수 있을까요? 궁금타 ^____________^

  • 9. 20년주부
    '12.6.26 11:10 AM

    음 지단이 예쁘군 ~ 하다가
    개판에서 침이 꿀꺽 하는 나는 진정 탕평채의 맛을 아는 아줌마!!!!

    맛있는 음식만큼 멋진 행사되기를 ...

  • 10. 진냥
    '12.7.6 11:54 AM

    갑자기 탕평채 먹고 싶네요 맛있었겠다~

  • 11. 게으른농부
    '12.7.8 10:14 PM

    탕평채 해설도 일품이고 개판이 된 모습도 좋습니다. ^ ^
    좋은일 하시느라 고생들이 참 많으셨네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129 189차 봉사후기 ) 2025년 10월 봉사 돈가스와 대패삼겹김.. 3 행복나눔미소 2025.11.05 4,823 6
41128 가을인사차 들렀어요.!! 26 챌시 2025.11.02 7,479 5
41127 요즘 중국 드라마에 빠졌어요. 24 김명진 2025.10.29 5,374 3
41126 맛있는 곶감이 되어라… 13 강아지똥 2025.10.27 5,733 4
41125 가을이 휘리릭 지나갈 것 같아요(feat. 스페인 여행) 12 juju 2025.10.26 4,760 5
41124 책 읽기와 게으른 자의 외식 14 르플로스 2025.10.26 4,537 4
41123 저도 소심하게 16 살구버찌 2025.10.24 6,275 7
41122 지난 추석. 7 진현 2025.10.22 5,554 7
41121 우엉요리 14 박다윤 2025.10.16 8,296 7
41120 세상 제일 쉬운 손님 초대음식은? 10 anabim 2025.10.12 11,964 6
41119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 대학 입학하다 32 은하수 2025.10.12 5,726 11
41118 188차 봉사후기 ) 2025년 9월 봉사 새우구이와 새우튀김,.. 9 행복나눔미소 2025.10.10 7,057 8
41117 밤 밥 3 나이팅게일 2025.10.08 6,106 3
41116 저도 메리 추석입니다~ 2 andyqueen 2025.10.05 5,421 2
41115 메리 추석 ! 82님들 안전한 연휴 보내세요 9 챌시 2025.10.05 3,831 5
41114 아점으로 든든하게 감자오믈렛 먹어요 13 해리 2025.10.05 5,307 5
41113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논술 첫수업 14 은하수 2025.10.05 3,260 3
41112 82님들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4 진현 2025.10.05 3,167 5
41111 키톡 글 올리는 날이 오다니! 7 웃음보 2025.10.04 3,632 5
41110 미리 해피 추석!(feat.바디실버님 녹두부침개) 20 솔이엄마 2025.09.29 8,347 5
41109 화과자를 만들어봤어요~ 15 화무 2025.09.29 5,177 3
41108 강원도여행 8 영도댁 2025.09.25 7,433 5
41107 은하수 인생이야기 ㅡ나의 대학입학기 18 은하수 2025.09.25 5,267 9
41106 마지막.. 16 수선화 2025.09.25 5,176 5
41105 수술을 곁들인 식단모음 7 ryumin 2025.09.23 6,263 5
41104 닭 요리 몇가지 17 수선화 2025.09.23 4,591 7
41103 대령숙수는 아니어도 21 anabim 2025.09.22 6,844 7
41102 꽃게철 14 수선화 2025.09.22 4,657 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