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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빨간 공중전화와 연애, 전화카드 한 장.

| 조회수 : 5,337 | 추천수 : 4
작성일 : 2012-06-21 17:43:16

공중전화기 위에 동전을 탑처럼 쌓아 놓고 전화를 해본 적이 있는가?

아득한 옛날 그리 전화통을 붙잡고 수다를 떨던 첫 사랑과의 연애시절이 있었다.

‘띠띠~’ 던가, ‘삐삑~’이던가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동전을 투입해 가며.

 

지금 생각하면 무슨 말을 했었는지, 어떤 주제로 수다를 떨었는지 기억조차 없는 데.

선명하게 기억되는 건, 골목길 모퉁이에 자리 잡은

동네수퍼집의 다이얼 돌리던 빨간 공중전화기와

뒷사람의 따가운 눈총에 빈 공중전화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일 뿐이다.

 

데이트 끝나고 헤어질 때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전화해요.”라며

서로 쥐어주던 동전은 어느 순간 버튼식 전화기가 나오더니 가끔 전화카드를 선물 하는 걸로 바뀌었던 것 같다.

삐삐가 생기고 나서 전화카드는 더 요긴해졌었지. 아마!

 

http://youtu.be/bYBuC8pIjNI

 

 

인터넷을 떠돌다 오랜만에 우연히 듣게 된 노래다.

한때 참 좋아해서 즐겨듣던 노래였다.

 

옛날 삐삐에도 지금 휴대폰의 컬러링 같은 기능이 있었다.

짧은 음악이나 멘트 후에 ‘호출번호나 음성메세지를 남기라’는 안내가 나오는.

그때 난 삐삐에다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카드도 사야겠어.’하는 이 노래의 한 소절을 녹음했었다.

 

분명 그 때는 애잔한 사랑노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하는 노랫말이 오늘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가족이라, 친구라, 동료라, 이웃이라, 우리라 말하며 정작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면서도 ‘힘들고 지쳤을 때 언제라도 전화하라고’

내게 전화카드 한 장을 누군가 쥐어주기만을 바라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참 많은 생각을 하며 듣고 또 듣고 있다.


 

밥상을 차려야겠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힘들고 지쳤을 때 언제든 전화하라고,

이런 밥이라도 한 끼 하자고 말해야겠다.



깻잎볶음과 두부부침


으깬두부와쑥갓버무리


근대국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귤꽃
    '12.6.21 8:19 PM

    언젠가부터 편하다는 이유로 카페에서, 음식점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를 떨고, 고민을 나누었는데..

    그 시간들이 행복하고 고마웠지만..

    이 글을 읽으니 나도 이렇게 따뜻한 밥 한번 차려

    친구들의 마음에 정을 얹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래도 잘 들었고, 마음도 따뜻해 지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오후에
    '12.6.22 8:17 AM

    그러게요... 너무 내 생각만 하고 살았던건 아닌지???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2.
    '12.6.21 8:30 PM

    오후에님 글 읽다가....
    갑자기 숟가락 부여잡고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읗때 내게 전화를 하라고.....' 세번 반복 쭉쭉 뽑았습니다.

    그래요~
    동전에서 전화카드.... 참 소중한 추억이였어요.
    저녁에 돼지고기 수욕 삶아 먹으면서 쏘주 한잔 반주 곁들였던 것이 아롱아롱~ 거리면서...
    타임머신 타고 추억의 여행 제대로 해보았습니다.

    전화카드 부르고 나서 '민들레처럼'도 쭉쭉 함 뽑아봤지요.
    나가수3에 함 나가보고 싶으다...이럼서요. ^^

  • 오후에
    '12.6.22 8:23 AM

    ㅎㅎ 숟가락 부여잡고 노래하는 영상이 막 지원되네요.
    그런데 음성지원이 안돼서 아쉬워요 ㅠ.ㅠ

  • 3. cooklover
    '12.6.21 9:32 PM

    그 공중전화의 추억이란... 그립군요. 감사합니다.

  • 오후에
    '12.6.22 8:24 AM

    공중전화의 추억을 한자락씩 풀어보세요. 그리움이 배가 될라나....

  • 4. 내일꾸는꿈
    '12.7.18 8:52 PM

    축 늘어진 저녁을 보내다가
    키톡에서 오후에님 뵌지가 넘 오래된거 같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뒤늦게 이 글을 봅니다.

    이상하게도 오후에님 밥상 보면~ 힘이 납니다.
    비가 와서 그른지....오늘은 전화카드 한장의 추억과 함께 밥상머리에서 한잔 기울여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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