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 갈 기회가 있으면
박물관 하나 정도는 포기하더라도 꼭 가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슈퍼마켓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뭘 먹고 사나, 가장 잘 알아볼 수 있어서인데요.
좋기야 재래시장이 훨씬 좋지만
아무래도 현대인들이 더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은 슈퍼마켓인가 봐요.
프랑스 와서 가장 실망한 점 중 하나가
워낙 먹는 것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고 미국 흉을 늘상 보기에
정말 ‘제대로’ 갖춰 먹을 줄 알았는데...별 다를 바 없더라구요.
애들은 다 패스트푸드 좋아하고, 반조리제품이나 냉동식품 정말 즐겨먹고요.
씁쓸하지만 세계적인 현상 같습니다.
그런 흐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어요.
맛있는 빵으로!!!
...음...뭔가 주제에서 벗어나는데...
그래도 호기심에 못 이기고 나름 “이건 공부야, 암 연구자료고 말고.”
이러면서 사먹어 본 슈퍼 간식거리들입니다.
잼으로 유명한 회사 본마망에서 과자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포장도 다 이런 복고풍이라 예쁘장해요.
빠다코코낫처럼 생겨서 아주 살짝 그런 맛이 나기도 하구요,
맛은 뭐랄까...한국에서 비슷한 맛을 본적이 없어서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에이스에 버터를 좀 더 넣어서 향이 풍부하고 더 파삭한 맛?
담백하다고 하기엔 더 단 맛인데 한번 손대면 하염없이 먹힙니다.
이건 한국에서도 본 듯해요.
베엔 비스킷인데 전 그냥 ‘웃는 과자’로 부릅니다.
초코크림이 들어있어서 커피랑 먹으면 괜찮아요.
그런데 굉장히 금방 눅눅해져서...한번 사먹고는 말았습니다.
슈퍼 과자 중 가장 좋아하는 생미셸 걀레뜨!
역시 버터가 많이 들어갔구요,
하늘에 떠있는 수도원이라고도 불리는 몽생미셸 지방의 특산과자입니다.
좀 더 전통있는 브랜드의 걀레뜨도 슈퍼에서 파는데 전 이게 더 맛있었어요.
크기도 미니, 보통, 대형 이렇게 나오는데 씹히는 질감이 달라서인지
맛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전 언제나 제일 큰 거.
프랑스 친구들이 모두 먼산을 보며
“어렸을 때 참 많이 먹었지.........” 라고 하는
초코 브랜드 낀데흐 Kinder에서 나온 쒸어프히즈 SURPRISE.
이름대로 놀랍습니다.
포장을 뜯으면 이런 달걀 모양의 초코가 있구요.
한입 베어 물면 그 안에서 장난감이 나와요.
제가 먹은 건 스머프 시리즈였는데,
물론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애들로 하여금 자꾸만 사먹게 하는 그런 상품입니다.
저도 스머페트 찾다가 두통와서 그만뒀어요.
그리고 프랑스의 부라보콘? 엑스뜨힘.
초코, 바닐라, 쿠키앤크림, 캬라멜, 크렘브륄레 (태운 푸딩같은 프랑스 디저트)...
여러 가지 맛이 있습니다. 꼭다리에 초코 들었어요!
종류도 다양하고 유제품의 나라라서인지 맛도 은근 괜찮아요.
다만 슈퍼에선 낱개로 팔지 않고 6개들이, 4개들이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하나에 1000원이 채 되지 않으니 한국보다 낫네요.
이번 여름에 들어갔다가 부라보콘이랑 월드콘 가격보고 뒤로 넘어갔거든요.
콘이 싫은 이들을 위한 바.
매그넘 시리즈인데 이것도 종류가 많아요.
초코, 바닐라, 화이트초코, 안에 과일 든 것 등등...
이때는 흔하지 않은 에콰도르 다크초코 버전이라 사봤습니다.
나뛰르나 하겐다즈바 이상의 맛에 크기도 더 큰데 값은 반의 반 밖에 하지 않아요.
이건 냉동케이크들입니다.
르노뜨르, 포숑 등 유명제과점 브랜드들이
냉동케이크도 내놓더군요.
주로 얼려도 맛에 이상이 없는 무스케이크들이나
아예 아이스크림 케이크들이에요.
맛은 물론 제과점보다는 못하지만
오만원이 넘는 브랜드 케이크들을 만원 조금 더 주면 경험은 해볼 수 있지요.
그리고 ‘맙소사’ 소리가 나게 했던 바닐라 두유.
그 어떤 두유를 사도 맛이 없기에
(한국 두유에 물을 잔뜩 타서 대충 흔든 맛이 납니다)
바닐라 두유는 새롭기라도 하겠지...좀 나으려나...
하면서 샀다가 한 모금 먹고 입도 못 댔습니다.
이후, 유럽에서 입맛에 맞는 두유 찾기(프랑스는 포기)를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떠먹는 플레인 요구르트에 살짝 크림치즈 맛과 향이 감도는
프로마쥬 블랑이라 불리는 디저트? 유제품?입니다.
지방분 0% 라고 써 있기에 설마 싶기도 하고 궁금해서 샀는데
정말 지방이 전혀 없다면 먹을 만 한 맛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코, 초코!
린츠 초코 안에 크렘브륄레, 아이리쉬 커피(위스키맛),밤크림, 초코시럽...등등이 든
시리즈입니다. 스무가지 가까운 맛이 있어서 슈퍼갈 때마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지요.
왜 과거형이냐면, 이번 한국서 병원갔을 때 모조리 금지품목이 되었기 때문...
뭐 덕분에 건강은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보니까 또 먹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이상, 프랑스 냠냠 특파원 스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