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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조합원 한분이 돌아가셨다네요...

하늘 조회수 : 968
작성일 : 2008-09-25 13:16:04
3년넘게 처절하고 피눈물나게  비정규직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기륭전자조합원 한분이 돌아가셨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눈물이 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차별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시길....


------------------------


기륭전자 분회 조합원 권명희 동지가 운명하셨습니다.


‘이곳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터 기륭 전자입니다.’라는 글씨 밑에서 조합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안고 주먹을 들고 있는 그 사진입니다. 그 사진 속에 분홍색 모자를 쓰고 있던 조합원, 기륭이라는 글자 밑에 있는 조합원이 권명희 조합원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병 기운이 확연한 얼굴을 가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렵게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이 되는 건강한 얼굴이 아니라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얼굴을 보여 주기가 미안하다고 한 동안 병을 숨겼습니다. 그러나 조금 증세가 나아졌다고 용기를 내서 농성장을 찾아 온 날, 똑바로 얼굴도 들지 않았지만 이렇게 모두 함께 흔적을 남겨 놓은 조합원입니다.

권명희 조합원이 병을 얻은 것은 노동조합 투쟁을 시작한 후라고 알고 있습니다.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명을 안 것은 불과 2년 전입니다. 4년 투쟁의 기간 중에 2년의 투쟁을 하다 얻는 병이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닙니다. 투쟁을 하다 얻은 병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 파견 노예 노동의 억울한 한이 뭉쳐 우리 선량한 사람들 남에게 제대로 화 한 번 내지 못하는 그 마음속에서 아프게 뭉쳐 암세포 암덩어리가 됐을 것입니다.

‘일터의 광우병, 일터의 말기 암’ 비정규직 노동, 파견 노예 노동에 맞서 싸우던 기륭전자 분회의 숨은 조합원, 보이는 투쟁만이 다가 아님을 보여 주었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음에 맞서 분투하던 우리 권명희 조합원이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8년 9월 25일 오늘 새벽에 운명하셨습니다.

너무 분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서럽습니다. 끝내 우리만 죽어야 하는 현실의 냉정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그런데도 마지막 남은 10명만이 조합원인줄 아는 기륭자본, 파견 노동자들은 피눈물을 흘려도 옆집 개처럼 인지조차 하지 않았다는 기륭자본의 흉폭한 외면과 탄압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음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죽음마저 안아버린 지금 우리는 너무나 참담 합니다. 평생 외로웠고 노조를 통해 사람 사는 맛을 알게 됐다며 남편과 함께 농성장을 찾던 동지를 우리는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도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조신하고 조신했던 동지의 모습은 백합처럼 고결했습니다. 현장 농성장에서, 병원 침상에서 언제나 기륭 비정규직 투쟁의 승리를 염원했던 동지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동지의 명복을 심장에 새길 것입니다. 그 죽음의 한을 풀기 위해 더 한 층 눈빛에 힘을 담을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투쟁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의 승리를 반드시 동지의 영전에 바치겠습니다.


* 장례식장은 부천의 순천향병원입니다.

고인도 가족도 단촐한 집안입니다. 많은 분들의 위로가 필요합니다. 가시는 님의 마지막 모습이 결코 외롭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2008년 9월 25일

전국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 김소연 배상

[출처] 기륭전자 분회 조합원 권명희 동지가 운명하셨습니다. (기륭전자분회) |작성자 synodong

IP : 221.141.xxx.139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
    '08.9.25 1:16 PM (221.141.xxx.139)

    사진입니다..
    http://pds12.egloos.com/pds/200809/25/74/d0048774_48db10366c28d.jpg

  • 2. 풀빵
    '08.9.25 1:17 PM (61.73.xxx.11)

    ...

  • 3.
    '08.9.25 1:18 PM (59.18.xxx.117)

    사진을 보니 정말 가슴이 더 아프군요 ㅜ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4. 참..
    '08.9.25 1:20 PM (210.179.xxx.243)

    넘 슬픕니다.

    결국은 한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아 갔군요.

    부디 차별이 없는 편안한 세상에서 편히 사시길....

  • 5. 아휴
    '08.9.25 1:20 PM (121.188.xxx.77)

    .언제까지 국민들을 아스팔트로 내 몰지 개같은 세상,국가입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6. 굳세어라
    '08.9.25 1:22 PM (116.37.xxx.178)

    어효... 결국은.. 그래도 눈깜짝 않하는 저들이... 하나님이 원망스럽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7. 웃음조각ㅡㅡ
    '08.9.25 1:22 PM (210.97.xxx.50)

    마음이 아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8. nowmeari
    '08.9.25 1:25 PM (219.241.xxx.126)

    마음이 많이 먹먹합니다. 말도 안되는 '비정규직'이라는 제도 때문에 고생도 많이하셨을 텐데...... 정말 세상이 싫어집니다.

  • 9. 수학-짱
    '08.9.25 1:27 PM (168.126.xxx.36)

    삼가 애도의 뜻을 전하며,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마 하늘 나라는 비정규직이 없겠죠?...

  • 10. 쥬드야
    '08.9.25 1:31 PM (59.10.xxx.219)

    마음이 넘 아프네요..

    삼가 고인은 명복을 빌어요..

    다음세상에서는 꼭 비정규직없는곳에서 행복하세사시길 기원합니다..

  • 11. 청라
    '08.9.25 1:34 PM (218.150.xxx.41)

    죄송합니다....

  • 12. 홍이
    '08.9.25 1:47 PM (219.255.xxx.59)

    마음아프네요 ..우린 너무 욕심부리나봐요...
    조금씩 나누면 좋은데...

  • 13. 아꼬
    '08.9.25 1:51 PM (221.140.xxx.105)

    속상합니다. 좋은 결과도 보지 못하시고...
    좋은 곳에서 이제는 평안하시를 기원드립니다.

  • 14. 파란노트
    '08.9.25 1:55 PM (96.250.xxx.92)

    "이 곳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터 기륭전자입니다"

    가시는 길이나마 편한 발걸음 되시길 기원하건만.......

    그 발걸음조차 여의치 않을 듯 하여

    남은 이로써 그저 죄스런 마음 뿐입니다.

  • 15. 에코
    '08.9.25 2:02 PM (121.171.xxx.170)

    ㅠㅠㅠㅠㅠㅠ
    아...... 마음이 아픕니다.
    엊그제 PD수첩.........이 머릿속에 또 그려지네요.

  • 16. ..
    '08.9.25 2:17 PM (116.33.xxx.149)

    이제 부디 편안히 쉬소서...

  • 17. ,
    '08.9.25 2:51 PM (220.122.xxx.155)

    마음이 아픕니다. 4년을 얼마나 힘들게 보내셨을까....

  • 18. meuua
    '08.9.25 2:53 PM (123.109.xxx.243)

    눈물이 납니다ㅠㅠㅠ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 19. 노을빵
    '08.9.25 2:58 PM (211.173.xxx.198)

    세상에~~
    너무마음이 아프네요 .,좋은날을 못보고 가신. 님께 애도를 표합니다. 그리고 투쟁 감사했습니다.

  • 20. ...
    '08.9.25 3:16 PM (211.208.xxx.65)

    저도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이제 가시는곳엔 정규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겠죠?

  • 21. ㅠ.ㅜ
    '08.9.25 3:22 PM (124.111.xxx.153)

    이제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세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언제쯤 어둠이 걷히고 새벽이 올지... 암담함에 마음의 돌덩이만 커져갑니다...

  • 22. 마음이...
    '08.9.25 4:17 PM (222.117.xxx.22)

    아프네요.고인의 명복을 빌께요

  • 23. ..
    '08.9.25 4:55 PM (125.130.xxx.114)

    슬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4. ...
    '08.9.25 5:30 PM (203.142.xxx.15)

    안타까워요. 목숨하나가 사람당 하나는 아닌것 같은 시대에 의로운분 한분이 가셨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5. 쟈크라깡
    '08.9.25 5:49 PM (119.192.xxx.185)

    눈물이 납니다.
    할 말을 잊어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며 눈물을 닦아봅니다.
    후생이 있다면 아름답고 좋은 세상을 기약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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