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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그럭저럭 또 한끼

| 조회수 : 10,33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5-22 22:37:13




정말, 날씨 얘기를 안하려고 해도 안할 수가 없는 요즘입니다.
저희 집 그다지 더운 줄 몰라서, 이렇게 까지 더운 줄 몰랐는데...오늘 엄청 덥네요.

보리차를 끓여 담아주는 길다란 유리물병, 세개 정도 가지고 썼는데 하나씩 깨지다보니 다 깨지고 없는 거에요.
막 보리차를 끓였을 때 바로 유리병에 담아뒀다가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되는데,
유리병이 없다보니, 뜨거울 때는 찜찜해서 플라스틱병에 담기 싫고,
식은 담에 플라스틱병에 담아야지 하다보면, 깜빡 잊고는 냉장고에 넣어야할 타이밍을 놓치고...

오늘 이렇게 더운 줄도 모르고, 유리물병 산다고 남대문시장엘 갔습니다.
유리물병 3개 달랑 사고,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찌나 더운지..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인터넷 최저가보다 겨우 개당 1천5백원이 싼거에요.ㅠㅠ..
'3개면 4천5백원이나 싸게 샀구만!!'하실 지 모르지만,
왕복 버스요금에, 길이 너무 밀려서 왕복 2시간이나 걸린 외출치고는...남은 게 없는 셈이에요. ㅠㅠ
그냥 인터넷으로 사고 말껄..ㅠㅠ...

너무 더운 나머지, 깊숙히 치워놓았던 전기압력밥솥 꺼냈습니다.
우리 식구들 며칠전, 왜 다른 집들은 다 전기압력밥솥 쓴다는데 우리집은 왜 안쓰냐는 거에요, 밥이 잘 안되냐며.
하도 기막혀서 웃었습니다, 전기압력밥솥이 왜 밥이 잘 안됩니까?? 전기요금이 아까워서 안쓰는 거지.
누군들 냄비밥 하는 게 취미겠습니까?
 
솔직히 우리 식구들,
화장실 다녀와서 까먹지않고 불만 꼬박꼬박 꺼도, 안보는 TV  잘 꺼도, 안쓰는 컴퓨터만 잘 꺼도,
매일매일 전기압력밥솥 써도 될 거에요. ㅠㅠ
어쨌든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가스불은 한번이라도 덜 써야 집안이 안더워질 것 같아서, 전기압력밥솥 꺼냈습니다.





오늘은 두부를 어떻게 먹어줄까 하다가,
새우젓 넣고, 양파 호박 청양고추 대파 등등 채소 조금 넣고 두부찌개 끓였습니다.
파는 새우젓이 아니라, 새우 사다가 집에 와서 소금에 버무려뒀던 새우젓인데요,
혹시 파는 새우젓에도 조미료를 넣는 걸까요? 파는 새우젓보다 감칠맛이 덜했어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두부는 맛있게, 죄다 건져먹었습니다.






김치냉장고에 조금 있는 돼지고기 고추장불고기, 한입 크기로 썰어서 제육볶음을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멀지않은 서오릉이나 서삼릉 근처에 쭈꾸미볶음, 제육볶음 등을 파는 보리밥집이 많은데요,
그런 식당에서 파는 제육볶음은 그렇게 맛있던데,
오늘 제가 한 제육볶음은 맛이 없었어요.

문제는 그 맛이 없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
왜 그런거 있잖아요, 제가 해놓고도 이건 뭐가 안들어가서 맛이 없고, 이건 뭘 더 넣어야 맛있고,
이런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떠올라야 발전이 있는 건데요,
오늘은  잘 모르겠어요, 불 탓인가? 양배추를 안넣어서 그런가? 고기가 너무 두꺼운가?


  




이런저런 채소 적당히 넣고 겉절이도 한접시 해서 올렸는데요, 이것도 맛이 없었어요.
이건 액젓이 좀 많이 들어갔었나봐요, 짜고, 액젓 비린맛도 너무 많이 올라오고..

요즘 집에 무슨 일이 좀 있어서 음식 만드는 일을 등한시 했더니...이런가봐요..





오늘 제일 멀쩡했던 미나리와 신선초 샐러드.
지난번에 갈아둔 드레싱으로 버무리기만 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럭저럭 또 한끼 때웠습니다.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뭐 그다지 영양의 균형이 안맞는다든가 하는 그런 밥상은 아니죠??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12.5.22 10:57 PM

    날씨가 어찌나 더운지 정말 한여름날씨죠?
    선생님 올 봄에 여기저기 정신없이 다니시느라
    더 힘드셔서 그런가봐요.
    사진으로 보면 정갈하고 깔끔한
    입맛 확~ 당기는 건강밥상인걸요......
    정성 가득한 집밥이 최고인걸
    가족들이 다 알아주실겁니다.^^

  • 김혜경
    '12.5.23 7:52 AM

    보기만 그렇고...맛은 없었어요...ㅠㅠ...
    제가..좀 피곤한가봐요...

  • 2. 송내주부
    '12.5.22 11:17 PM

    흑 선생님 오늘 너무 인간적이세요 ㅠㅠ
    맛없는 요리 하실 때도 있으신거에요? 저만 실패하는 건 아니었군요.
    뭐 실패하는 횟수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더운 여름이 되려나봅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김혜경
    '12.5.23 7:55 AM

    아니, 무슨 5월 날씨가 이렇답니까? 봄은 없고 여름이죠?

    저도 맛없는 요리, 실패하는 음식 많아요.
    실패하지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요?
    처음엔 진짜 많이 하다가 차츰 줄어드는 거죠.

    그런데 어제처럼 한 것 모두 맛없기도 참 흔치않은 일이었어요.
    대충 다른건 먹을만 하고 하나쯤 실패하는데...ㅠㅠ...

  • 3. 이쁜올빼미
    '12.5.23 7:07 AM

    ㅎㅎㅎ 저만 물병 깨트리는줄 알았는데 저도 보리차물병 닦다가 자주 깨트리거든요
    30년전 사서 시집올때가져온 타파 물통에 임시로담다가 유리병 사면 다시 보관
    ( 시집올때 갖고온 타파를 아직까지 쓰고있답니다)
    전 대학가에서 가게를 하는데요 . 이번 축제에 제육 주문을 동아리마다 받아서 들여보냈는데
    학생애들이 모두 다 맛나다했지만 젊은이들 입맛에 맞은지라,,,
    선생님 처음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전 정말 정말 82를 싸릉합니다
    82 아니면 살수가 없습니다 , 고운님들 덕에...
    경빈마마, 오후님, 꽃게장님, 인견. 콩새사랑, 다인,딸부잣집, 비타민님, 또 있으신데..
    .핫튼 다시한번 82 화이팅입니다

  • 김혜경
    '12.5.23 7:57 AM

    저도 임시로 타파통에 담았더랬어요.^^
    그런데 여름철 보리차는 유리병에 담긴 시원한 걸 따라먹는게 제맛인거 같아요. ^^

  • 4. 열쩡
    '12.5.23 9:53 AM

    음식을 할 때, 귀찮은 마음에 대충 대충 할 때와
    같이 먹을 식구들을 생각하며 즐겁게 정성들여 할 때
    그 결과물의 차이가 확 나더라구요.
    혹시 선생님도 몸과 마음이 잠시 분리되어 있지는 않았나
    반성하셔야 합니다.ㅋㅋ

  • 김혜경
    '12.5.23 10:17 AM

    ㅋㅋ...맞습니다...지금 반성중입니당...^^

  • 5. 고독은 나의 힘
    '12.5.23 10:05 AM

    반대로 저는 얼마전에 대충 제육복음을 했는데 너무 맛있게 되어서 깜놀했었거든요

    제가 혜경샘한테 요리 팁을 드린다는 상황 자체가 좀 웃기지만.. 그래도 드릴께요

    얼마전에 갑자기 생각지도 않게 돼지 목살이 많이 생겼었어요

    그래서 김치찌게용, 등등으로 소분하고

    고추장 불고기 양념을 햇는데

    언젠가 보라돌이맘님 포스팅에서 제육볶음하실때 딱 네가지, 고추장, 매실액, 마늘, 새우젓 만 넣으신다는 것을 메모해두었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해봣는데... 대충 양념한 것 치고는 (정확한 계량도 없었거든요) 너무 맛이 있었어요

    고추장 맛으로마은 설명할수 없는 감칠맛이 도는게..

    아마도 새우젓이 비법이 아닐까요

  • 김혜경
    '12.5.23 10:18 AM

    말씀 감사합니다.
    잘 새겨두었다가 다음에 할때 참고할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 6. lake louise
    '12.5.23 12:12 PM

    반찬이 딱 먹기 좋고 색감도 시욕이 납니다^^
    샐러드담긴 그릇 예뻐요.

  • 김혜경
    '12.5.23 8:12 PM

    ^^..제가...그러잖아요...음식 부실하면 그릇에 신경쓰는 거...ㅋㅋ...

  • 7. 채돌맘
    '12.5.23 4:01 PM

    새우젓이요. 저도 2년전에 새우젓을 만들어봤어요. 나름 좋은 새우를 구해서 담고 소금도 집에 묵혀놨던 간수뺀 국산 천일염을 썼는데 파는것 같은 감칠맛은 없네요^^

    그 전에 시판 새우젓을 썼을때는 북엇국이나 무슨 다른 국을 끓일때 조금만 넣어도 마치 조미료를 넣은것 같이 맛있어져서 그게 새우의 힘? 인줄 알았는데 msg의 힘이었나봐요...

  • 김혜경
    '12.5.23 8:13 PM

    그쵸?? 그런 것 같아요.
    파는 새우젓에는 화학조미료가 들어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맛차이가 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 8. 엘스
    '12.5.23 6:10 PM

    저는요 김혜경선생님께서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시지 않는 모습이 제일 좋아 보여요.
    82는 키톡에도 고수분들이 워낙 많은데다 또 선생님은 이 싸이트 주인장이시니 지켜보는 분들을 많이 의식한 요리를 올리실 법도 한데 언제 보아도 무리한 느낌 없이 생활요리 같이 편하게 올려 주시는게 가장 좋게 느껴진답니다. 때로는 음식이 맛있게 되기도 하고 잘 안되기도 하는 이런 일상을 공유해 주시는 것도 정감 있구요.
    오래전에 일하면서 밥해먹기 책을 처음 보고 느꼈던 합리성, 실용성, 생활의 지혜 이런 것들과 괴리감이 생기지 않는 일관성 있는 선생님의 포스팅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 김혜경
    '12.5.23 8:15 PM

    아마, 완벽한 모습만 보이겠다, 꾸며진 모습만 보이겠다 했으면 이렇게 10년씩 희망수첩 못썼을 것 같아요.
    꾸미는게 제 체질상 맞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좋게 봐주시니 부끄럽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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