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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불량주부의 누룽지 정식

| 조회수 : 12,707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3-02 21:17:58



요즘,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아픈 어깨 고치기 위해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이 치료 때문에 그런건지, 아니면 괜히 정신적으로 그런 건지,
치료만 받고 오면, 완전 방전 상태에 도달합니다.

오늘도 치료받고 막 돌아와서는 괜찮았어요.
며칠전 김밥 싸먹고 남은 단무지와 우엉을 알뜰하게 먹기 위해서 달걀지단 부치고, 쇠고기볶아서,
김밥 싸먹고 치울 때까지는 괜찮았어요.

그런데,그러고났더니 영 맥을 못추겠는거에요.
치료부위에 얼음주머니 올려놓고 누워있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낮잠을 좀 자고 났더니, 온몸이 더 노골노골해져서, 저녁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거에요.
"여보, 아까 김밥하려고 밥했을 때 누룽지가 무지 눌었는데 저녁 누룽지 먹고 말면 안될까??"
"왜 안돼? 좋아, 누룽지"

집에 어른이 계실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저녁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라면, 국수, 샌드위치, 거기에 누룽지까지.

밥이 부실하면 늘 제가 쓰는 방법, 그릇에 힘주기 , 오늘도 이 수법을 써먹었습니다.
어떤 그릇에 담을까 하다가, 유기에 담기로 했습니다.
유기에 담으면 누룽지마저도 전복죽처럼 근사해보이잖아요.

누룽지를 담으면서 반찬도 일인분씩 담았습니다.
저녁에 막 만든 파래자반, 가죽장아찌, 오늘 남편에게 배달되어온 선물인 고추장굴비, 그리고 김치.
양파볶음도 올렸습니다. 요즘 양파값 싸다고 이제부터 매일 저녁 양파볶음을 먹자네요.
별로 힘드는 것도 아니고, 몸에도 좋고 농가에 도움도 될 것이니 매일 양파를 볶으려고 합니다.




해먹은 것에 비해 설거지는 좀 많이 나왔지만,
반찬도 싹싹 먹고, 식사준비에 시간도 별로 많이 안걸리고...
이러면서 체력 비축중입니다.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골여인
    '12.3.2 9:37 PM

    악1등ᆞㅁ크

  • 김혜경
    '12.3.2 11:48 PM

    ^^

  • 2. 산이랑
    '12.3.2 9:56 PM

    2등 간만에 등수놀이 해보네요 ^^
    저희는 저보다 남편이 누룽지를 더 좋아합니다.
    가끔씩 귀찮지만 가마솥밥해서 구수한 누룽지 해먹곤하지요..
    생각난 김에 내일 또 저도 해봐야겠네요.
    좋아할 남편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은데요 ~

  • 김혜경
    '12.3.2 11:50 PM

    압력솥에 밥하면 누룽지가 거의 앉지않는데, 오늘은 아주 두껍게 눌었어요.
    그래서 맛있게 먹긴 했지만요. ^^
    누룽지가 맛있긴 맛있죠...

  • 3. 나오미
    '12.3.2 10:53 PM

    엄훠나..
    불량주부시라뇨..
    완죤 마님상인데욤..ㅎㅎㅎ

  • 김혜경
    '12.3.2 11:50 PM

    그릇만요..^^

  • 4. 섭이맘
    '12.3.2 10:59 PM

    보기만 해도 정갈하고 속이 편안해지네요
    누룽지에 짭짤매콤한 반찬은 궁합이 좋잖아요
    그릇 이쁘지만 저라면 정돈이 힘들어서 ㅎㅎ

  • 김혜경
    '12.3.2 11:50 PM

    맞아요, 누룽지에는 장아찌 같은게 참 잘 어울리죠.

  • 5. 놀부
    '12.3.2 11:09 PM

    근사한 상차림입니다
    유기는 멋과 맛과 눈요기꺼리로도 최고입니다

  • 김혜경
    '12.3.2 11:51 PM

    한식 근사하게 차리는데 유기만한 건 없는 것 같아요.

  • 6. 애플파이
    '12.3.2 11:13 PM

    유기 그릇이 아주 정갈해 보이지만 수저가
    아주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선생님 수저도 유기제품인가요

  • 김혜경
    '12.3.2 11:51 PM

    수저는 유기 아니구요..
    은수저에 부분적으로 금박 입힌 수저입니다.

  • 7. 그린
    '12.3.3 12:19 AM

    우와와~~
    누룽지정식 상차림이 어찌나 호화로운지
    꼭 금박 수저로 젓수어야할
    임금님 수랏상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
    저도 늘 뭉치고 딱딱한 어깨때문에 고생하는데
    요즘 베개를 바꾸고 훨씬 좋아진듯해요.
    "경추베개"라고 목만 받쳐주는 낮은 걸 쓰는데
    처음엔 힘들더니 적응되서 훨씬 나아졌어요.
    베개를 바꾸시는 것도
    한 번 고려해보셔요~~

  • 김혜경
    '12.3.3 8:49 PM

    아, 그 베개 전에 써본 적 있는데요...저는 적응이 잘 안돼더라구요.

  • 8. 오늘
    '12.3.3 12:46 AM

    누룽지가 유기 그릇에 정말 잘~ 어울립니다.
    양파 볶음 오랜만에 저도 상에 올려야겠습니다.
    치료 잘~받으시고 빨리 완쾌 하시길 빌어요.^^

  • 김혜경
    '12.3.3 8:50 PM

    네, 어제 오늘 계속 찜질을 했더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 9. LittleStar
    '12.3.3 12:54 AM

    오~~~~!!! 이런 감탄사가 나오네요.
    그릇은 유기가 갑인가 봅니다. ^^

  • 김혜경
    '12.3.3 8:50 PM

    ^^, 그릇 컬렉션의 종착역이라고 하잖아요.

  • 10. 소연
    '12.3.3 7:15 AM

    역시~ 유기가 이뻐요!!!
    그러나..............난 유기 재대로 못채워서... 누룽지정식 못차려줄뿐입니다...ㅎㅎ
    유기공구를 언제쯤 할까... 기다리느라...목이 쬐끔 늘어났을거에요...

  • 김혜경
    '12.3.3 8:50 PM

    에구, 어떡하죠, 유기 공구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 11. 판기맘
    '12.3.3 11:07 AM

    혜경샘~~~

    우리나이 한번 아프면 젊어서 같지 않고 두 세 배 는 회복 기간 길어지는 것 같아요ㅜㅜ

    저도 한달전 독감 걸린 후 아직도 회복 중이 랍니다...

    아픈 몸 이끌고 저녁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너무 맛있게 차리셨네요.. 남편 분께서 그 수고를 알아주시겠지요...?

  • 김혜경
    '12.3.3 8:51 PM

    맞아요, 피곤도 바로바로 풀리지않고, 참 서글프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래서 자꾸 제 나이를 잊으려고 애쓰지만요.

  • 12. yeomong
    '12.3.3 2:36 PM

    "그릇의 맞춤한 '쓰임'이란 이런 밥상입니다아~~ " 라는, 말씀이 들리는 둣 합니다.^^

    평범한 음식들이 참으로 근사하게 보입니다.

    김혜경 선생님의 유기 밥상을 볼 때 마다 느낌이,

    아! 유기그릇!

    머리에 번개(^^) 맞은 듯, 보고 또 보게 됩니다.

    눈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춘 삼월에 저희 동네는 하얗게 변해, 눈 세상입니다.

    늘, 고맙습니다.^^

  • 김혜경
    '12.3.3 8:52 PM

    춘설이 난분분하니...뭐 그런 시조 있지않나요?
    춘삼월의 설국이라..너무 멋질 것 같아요. ^^

  • 13. 리봉소녀
    '12.3.3 7:47 PM

    그릇은 정녕 유기가 갑인가 보네요.222

  • 김혜경
    '12.3.3 8:52 PM

    그런데요..아무래도 유기는 보통 유리나 도자기 그릇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 14. 미남이엄마
    '12.3.4 5:34 PM

    한정식집 메뉴로 넣어도 될만큼 고운 자태네요^^

  • 15. 게으른농부
    '12.3.6 2:02 PM

    ㅍㅎㅎㅎ 그렇군요. 그릇에 힘주니
    눌은밥도 한정식 못지않게 멋지고 맛지게 보입니다. ^ ^*

  • 16. 초록세움
    '12.3.9 4:36 PM

    이래서 님들이 그릇에 투자 하시는 군요. 이번 포스팅 보고 확실히 알게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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