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 조회수 : 16,474 | 추천수 : 75
작성일 : 2010-12-24 13:07:31


지난번 손님 치를때 재료 공급이 원활치않으면 급하게 메뉴를 바꾸기 위해서,
중국부추를 한단 사다둔 것이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재료수급이 잘되서 쓰지않고 냉장고에 넣어뒀더랬어요.

어제 저녁엔 이 호부추에 백일송이와 죽순, 돼지고기를 넣고 부추잡채를 했습니다.
꽃빵도 몇개 쪘지요.
반찬, 다른 건 별거 없었지만, 이거 한 접시로 식탁이 푸짐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집 식구들,
밑반찬 여러가지 있는 것보다는, 입에 맞는 거 딱 한가지 있는 상차림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배춧국도 맛있고, 호박이랑 버섯도 볶아서 올렸는데, 젓가락도 갖다대지 않는 거 있죠?

시장에 다녀와서,
고단할 줄 알았는데,,,돈쓰면서 스트레스 풀고와서 인지, 기운이 펄펄 났습니다.
그래서 바로 코바늘을 찾아들었지요.




이 사진에서 봐주십사 하는 건 바로 코바늘집입니다.
나이 많이 먹는 티,나지요?
레이스용 은색바늘과 스웨터같은 거 뜨는 금색 바늘이 조로록 들어있는 건데요, 아마 나이가 한 마흔살이나,
아니면 서른다섯살쯤 됐을 거에요.
이거 구하려고, 70년대에 일본가는 지인들, 그때는 일본에 가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지인들에게 몇번이고 부탁해서 이 코바늘과 세트 대바늘을 샀는데요,
대바늘은 친정에 있는 것 같고, 이 코바늘은 제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란색 5번 바늘은 없어지고 없고, 레이스를 많이 떴던 4번 바늘은 살짝 휘었어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딸아이를 낳은 이후 한번도 코바늘을 잡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재봉틀은 딸아이 인형의 옷과 이불을 만들어주느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몇번 잡아본 것 같은데,
코바늘은...음..

어쨌든,
전 삼십년 이상 손에 대보지않은 거라서 못할줄 알았는데요, 잡으니까....해지더라구요. ^^

단숨에 이렇게 수세미 4개를 떴습니다.
실 파는 아가씨 4개쯤 뜰 수 있다더니, 정말 그랬어요.
이거 뜨고 있으니까, kimys, "이젠 수세미도 선물하는 거야??" 하는 거에요.
지난번 세차례 손님초대때, 온 손님마다 모두 제가 재봉틀로 박은 행주 몇장씩 전부 선물했거든요.
"수세미 선물은?? 이건 레이스 뜨기 전에 손 풀려고 뜬거지"




레이스를 뜨기 시작했는데요, 실을 잘못사왔나봐요.
책에 나오는 실보다 굵은 것 같아요.
그래도, 굵은 실로 뜨면 빨리빨리 뜨겠죠?
그나저나, 저는 접시에 깔 도일리를 뜨려고 했는데, 뜨면서 책을 자세히 보니 완성사이즈가 30㎝도 넘는 거 있죠?
게다가 저는 실도 굵은데..에잇, 갈 데까지 가보세!! 이러면서 뜨고 있어요.
레이스 한참뜨다보니, 재봉틀이 울고 있는 것 같고, 십자수실통도 저를 째려보는 것 같고..
몸이 세개, 아니 손이 여섯개면 좋겠어요..^^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좋은 계획들은 세우셨나요?
전 오늘 보일러나 빵빵하게 틀어놓고, 레이스 뜨다, 재봉질하다, 뭐 그러면서 조용한 밤을 맞으렵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스모스
    '10.12.24 1:09 PM

    샘도 즐거운 성탄보내세요.....
    저도 샘보고 뜨게 입문해보아야겠어요...

  • 2. dione
    '10.12.24 1:19 PM

    해가 갈수록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나는 것 같아요..
    올해도 조용한 성탄절 보낼 것 같네요..
    조용하게 보내는게 좋은거겠죠? ^^

  • 3. shining
    '10.12.24 1:39 PM

    선생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저는 일회용 도일리도 아까워 잘 못쓰겠던데 손뜨개 도일리는 모셔놔야 할거 같아요.ㅋㅋ
    코펜하겐이랑 크리스마스랑 잘어울려요.

  • 4. 놀부
    '10.12.24 1:53 PM

    메리크리스마스

  • 5. 베고니아
    '10.12.24 1:53 PM

    꽃분홍 털실의 색감이
    오늘 같은 날씨에 ...따뜻하니 예뻐 보이네요^^

    선생님
    눈이 오다고 하니~~~
    화이트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세요^^*

    수녀님께서 ...케익을 사오셔서
    미리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 했어요 ㅋㅋㅋ

  • 6. 살림열공
    '10.12.24 1:57 PM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저희집 작은 녀석이 내일 생일이지요.
    오늘 밤에 미역 불려서 미역국 끓일 준비 해야 해요.
    내일 낮엔 시어머니 시누이까지 모시고 강남의 거~대한 부페로 온 가족이 출동 합니다.
    크리스마스+생일 겸삼 겸사로요.(근데 저희집은 온가족이 불자인데)
    샘 사진 속 머그컵은 딱 제 취향입니다. ㅠㅠ
    어디서 샀냐고 또 여쭈고 싶네요.

  • 7. 뽈뽈이
    '10.12.24 3:28 PM

    음마야~ 전 여태껏 선생님 따라 행주갖고 씨름하고 있는데 수세미로 갈아타셨군요.
    저도 빨리 행주 해결하고 수세미 도전할까봐요. 누구처럼 따라한다고 기분나쁘실 선생님은 아니시니까요. 볶음우동도 오늘 저녁 식구들 모임에 짜잔~ 하고 내놓으려구요.
    창밖 햇살은 눈이 부시네요. 잠시 햇살 받으시며 뜨개질하는 모습 상상해 보구요.
    행복한 성탄절 보내셔요.

  • 8. 최살쾡
    '10.12.24 3:32 PM

    네 저도 집에서 오늘 고추잡채 해먹으려구 어제 꽃빵 사왔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요!

  • 9. 도야엄마
    '10.12.24 4:12 PM

    선생님도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저는.. 아가들데리고 외출이 쉽지않아,
    오늘 한상차림보고 갈비찜 재웠어요~ ㅎㅎㅎ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

  • 10. emile
    '10.12.24 4:17 PM

    따뜻한 성탄절 보내세요~~

    선생님 이번 데려오신 덴비 완전 본전 뽑으셨어요 ㅋ
    이정도 사용하심 열번을 사도 안아까운거죠 ^^
    머그든 뭐든 많이 많이 데려오세요
    응원해드릴께요 ㅋㅋ

  • 11. 박하사탕
    '10.12.24 5:18 PM

    정말 너무너무 추워서 밖에 안나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가족들과 행복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Merry Christmas~~~~~!!!

  • 12. annabell
    '10.12.24 5:35 PM

    샘도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날씨가 많이춥다죠.
    건강 또한 조심하시구요.
    손뜨게 하시는거 보니까 맘이 따뜻해져와요,아마도 집생각이 나서 그런듯,,,

  • 13. 쉴만한 물가
    '10.12.24 5:36 PM

    메리 크리스마스~~~~~~~~~~

    어제 시장에서 물건 사오신 검정 봉다리도 너무 부럽고
    추워서 보일러 트신다니
    또 너무 부럽습니다.
    지금 너무 더워서
    에어컨 틀었어요. ㅠ

  • 14. 옥당지
    '10.12.24 7:47 PM

    선생님도 좋은 성탄 보내세요...! ^^

    항상 중심 잡아 주셔서 감사하구요....

  • 15. yuni
    '10.12.24 10:05 PM

    선생님도 즐거운 성탄 되세요.
    우리집 넝감은 아직 퇴근 전이네요.
    이 사람은 연예인도 아니고 휴일에 더 바쁜건지..
    선생님의 코바늘 세트를 저는 주홍색으로 가지고 있어요.
    시어머니께서 하사 하셨으나 다섯번도 안써봤네요.
    제가 뜨개질엔 잼병이거든요. ㅎㅎ
    내일은 냉우동 샐러드를 할거에요.
    선생님 레시피에 울 집 남자들이 엄지 두개씩 세워줬어요 ^^*

  • 16. 그린
    '10.12.25 12:07 AM

    성탄예배 마치고 지금 막 집에 들어왔어요.
    내일 깜짝 휴가받아 이틀동안 서울 다녀가는 제부랑 저녁하려고
    선생님의 한상 차림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중이랍니다.ㅎㅎ
    냉우동 샐러드와 스테이크샐러드,
    부추잡채하려고 꼽아두고 꽃빵도 사다 두었다지요.

    그나저나 살짝 보이는 케익접시랑 머그잔 자태가 심상치 않네요.
    선생님이 뜨실 레이스랑 어울리는.....
    파란 레이스문양이 무지무지 우아해보입니다.^^

  • 17. 자강
    '10.12.25 1:13 AM

    즐거운 성탄되시길~~~

    하얀 레이스가 깨끗하고 예쁘네요.
    갑자기 고등학생 때가 떠오릅니다...

    로얄코펜하겐 머그컵과 접시의 태가 우아함을 뽐내네요^^

  • 18. Hellas
    '10.12.25 6:26 AM

    프린세스 머그잔 너무 얌전하고 이쁘네요.
    선생님도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

  • 19. 상큼마미
    '10.12.25 12:47 PM

    저, 아크릴 수세미에 먼저 눈길이 가는 이유는???
    오늘 막내아이가 동대문으로 쇼핑간다고 하길래,아크릴사 실좀 사다 달라고 했더니,
    "엄마,저는 두타 갈건데,거기도 털실 파나염???""
    오히려,제게 물어보내요
    "글세,헤경샘께서는 동대문종합상가라고 하시던데...."
    "두타에 있으면 사올께요, 또 친구분들께 선물할려구요?"
    하면서 나가네요~~~
    어쩜, 이리도 비슷할까나 ㅋ ㅋ ㅋ
    올 한해 샘님 덕분에 잘보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꾸벅 꾸벅 꾸벅 ^**^
    성탄 축하드리며,희망찬 새해 맞으시고,건강하시고,
    예쁜외손주 보시길~~~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20. 깜장이 집사
    '10.12.25 2:44 PM

    행복한 성탄 보내시길 빕니다..

  • 21. 김민지
    '10.12.25 3:38 PM

    아....은색은 레이스용,노란색은 스웨터뜨기용이었군요.
    왜 똑같은게 색만 다르게 양쪽에 넣어져 있는지 궁금했었는데..몇십년만에 알게 됐네요.ㅎㅎ
    저도 35년 넘은 코바늘 세트 있어요.친정에서 슬쩍~

    저도 손이 몇개 있으면 좋겠어요.
    퀼트,재봉틀....레이스 뜨기도 하고 싶은데 손이 모자라서리..ㅠㅠ

    선생님~~ 해피 성탄절 보내세요.~~^^

  • 22. 얼음공주
    '10.12.26 4:45 AM

    선생님의 희망수첩을 보고 있음 여자라서 행복해요 라는 광고카피가 생각나요.^^

    덴비에 이어 로열코펜하겐까지...!!
    정말 제가 좋아하는 그릇들을 모두 가지고 계시네요.

    전 직장을 다니느라 늘 정신없이 바쁜 생활을 하며
    선생님처럼 그런 생활을 늘 꿈꾸며 사는 직장맘이어요.

    너무 부러워요 선생님.

  • 23. 자연의머슴
    '10.12.26 8:43 PM

    평소와 다름없이 평화로이 보내십니다.
    들판에 가서 취미삼아 돈벌었더니 허리가 좀 아프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833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43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49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17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85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881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55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55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6,990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687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29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776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798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686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194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40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5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24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472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48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897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38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497
3324 산책 14 2013/11/10 13,340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79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