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으로...무가 없어서 어제는 못먹고, 오늘 무 넣고 갈비탕을 끓였어요.
갈비탕 하나만 믿고, 뭐 특별하게 반찬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장본 것 냉장고에 밀어넣다가 보니까 지난번 손님초대때 쓴 냉우동샐러드 드레싱이 남아있는 거에요.

그래서 후다닥, 냉동우동면 하나 삶아내고,
파인애플이니 새우니 하는 없는 재료는 모두 빼고,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파프리카와 양파만 채썰고 소스에 버무렸습니다.
무늬만 '냉우동 샐러드'이나...맛은 멀쩡하다는 거..
냉우동샐러드에 얽힌 에피소드를 하나 털어놓자면...
냉우동샐러드 레시피가 키친토크에 올라왔을때 따라해보니까,
올리브오일이 좀 무겁게 느껴졌고, 굴소스가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더랬어요.
그래서 그 다음에 할때는 올리브오일을 포도씨오일로 바꾸고,
고소한 맛을 더해주기 위해서 땅콩버터를 넣었는 등 제 맘대로 재료를 바꿔서 했어요.
(제가 좀 땅콩버터를 음식에 잘 넣습니다..^^;;)
나름 괜찮은 소스라 생각했더랬는데요..

그후 얼마 있다가,
하루는 시간이 널널하길래, 여기저기 블로그 구경을 다녔더랬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타고 들어갔는데...(지금은 어딘지 기억도 못합니다..)
그 블로그 주인께서, 어떤 요리사이트에서 보고 냉우동샐러드를 했는데, 땅콩버터가 영 아니더라, 느끼해서 안되겠더라...이렇게 코멘트를 하신 거에요. 그걸 보고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제 입에 괜찮았는데 입에 안맞으셨다니...
그후 잔뜩 소심해져서,
요리책 '김혜경의 특별한 한상차림'을 만들때, 재료에는 땅콩버터를 빼고, tip으로 땅콩버터를 넣으면 고소하다고 썼습니다.
물론 제가 만들때에는 꼭 땅콩버터를 넣어서 만들죠.
(아, 히트레시피의 냉우동샐러드에도 땅콩버터가 들어가 있을 거에요..)
그랬는데, 지난번 손님초대에서 냉우동샐러드의 소스가 너무 맛있다고들해서...제가 용기를 얻었습니다.^^

며칠전,
새로 지른 그릇들을 가까운 데 놓고 쓰려고
그동안 부엌의 그릇장에 넣고 자주 쓰던 식기들을 다용도실의 수납장으로 빼냈습니다.
그때 다용도실 수납장을 보니까, 옥수수캔이 꽤 여러개 있는 거에요.
그래서 하나를 꺼내왔습니다.
오늘 옥수수에다가 파프리카 조각 조금 넣고,
마요네즈와 마늘, 후추로 간하고, 팬에 버터를 두른 후 가스불에 올려 굽다가,
슬라이스 형태로 생긴 모짜렐라 치즈를 한장 찢어서 얹어줬습니다.

뭐든 오랜만에 먹어야 맛있는 것 같아요.
아닌가? 치즈 탓인가? 누군가 치즈 들어가서 맛있지 않은 음식이 어딨냐고 하던데..
이제부터 내일 손님치를 준비할까 합니다.
지난 11일의 가족모임, 지난 16일의 후배들 모임에 이어, 또 내일 역시 후배들을 초대한 날입니다.
음식이 한가지도 안겹치게 하려고 하니까, 마땅하게 할 것도 없고...메뉴 선정에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이럴까 저럴까하다, 겨우 정했습니다.
오늘 밑손질 전부 해서 넣어두려구요.
지난번처럼 설거지 적게 하기 위해서 채소같은 건 비닐팩에 넣어둘까 해요.
보관용기만 설거지하지 않아도 일이 한결 줄어드는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