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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기본에 충실하기!

| 조회수 : 13,420 | 추천수 : 145
작성일 : 2010-10-06 19:44:57


누가 저더러, "음식 맛내기의 포인트는 무엇입니까?"하고 물으면,
저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정성이요"
"정성 말고는요?"하면,
또 잠시 생각하다가, "멸치 육수 많이 쓰고, 집에서 담근 조선간장을 많이 쓰는 거 정도인 것 같은데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맛내기에 쓰는 비법은 없거든요.

그럴 정도로 제가 멸치육수를 좋아합니다.
멸치만으로 육수를 내기도 하고, 이것저것 넣고 푹 끓여낸 육수를 쓰기도 하구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좀 게을러져서요, 육수를 넣으면 더 맛있을 게 분명한데도, 맹물을 붓곤 했었답니다.
초심을 잃은거죠, 뭐.

오늘은 반성모드로 돌입,
멸치, 디포리, 마른 새우, 표고기둥, 무 조각, 그리고 청양고추 1개를 넣고 푹푹 육수를 냈습니다.
어묵국을 끓이려고 시작한 육수인데, 좀 넉넉하게 냈어요.




요 육수를 일단 메추리알조림에 넣었습니다.
저는요, 메추리알조림을 아주 싱겁게 합니다, 밥반찬이라기보다는 간식의 느낌이 들 정도로.
오늘도 그랬어요.
오늘은 맛간장 ½컵, 육수 ½컵, 간장 ¼컵, 맛술 ¼컵에 메추리알 장조림을 했습니다.
물엿을 조금 넣으면 반드르르 윤이 날텐데,오늘은 물엿을 생략, 요렇게만 해서 조렸지요.




우리 식구의 완소 메뉴, 가자미조림.
제가 집에서 만들어쓰는 맛간장 ½컵에 육수 1컵을 넣고 무쇠팬에 푹 조렸어요.
지난번 조렸던 가자미보다 좀 컸던 모양이에요, 팬이 작아서 한마리 다 넣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묵국.
육수에 간장만 2큰술 정도 넣고 간해서,
물에 데쳐낸 어묵을 넣어줬습니다.
우리집 식구들, 어묵국을 끓이면, 어묵보다는 국물을 들이팝니다. 시원하다구요.
그나저나 어저께 리빙원데이에서 생선살이 75%나 들어있다는 고급어묵, 거금주고 샀는데, 언제 오려는지.
기대가 크거든요, 밀가루 범벅이 아니라 생선살이 듬뿍 든 정통 어묵 맛은 어떨지.




반찬은 있는 대로 늘어놨어요.
김이랑, 깻잎장아찌랑, 더덕구이랑...




여기에,
가자미조림 팬째, 어묵국 냄비째, 요렇게 올려놓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 저녁 끝!!

그런데, 어묵국도 남고, 가자미조림도 남고..
내일 저녁은 아무 것도 하지않고 밥만 해도 밥을 먹을 수 있을 듯.
가끔씩은, 우리 집 식구들도 반찬을 좀 많이 먹어서, 요것조것 해서 올려도 모두 싹싹 비워줬으면 좋겠다 하는 바램이 있는 데요, 우리 집 식구들은 반찬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닌 것 같아요. 늘 반찬이 남아요.
그래서 요리가 좀 재미없어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하나의풍경
    '10.10.6 7:53 PM

    앗!일등?

  • 2. 또하나의풍경
    '10.10.6 7:55 PM

    저도 메추리알장조림은 좋아하는데 까는게 너무 일인지라...ㅠㅠ
    그래서 까진것을 주로 사는데(사면서도 공연히 찝찝..^^;) 직접 까시는분들 너무 존경스러워요 ㅠㅠ
    날씨가 쌀쌀해져서 그런지 어묵국에 눈이 자꾸 가네요 ^^

  • 3. 김혜경
    '10.10.6 7:57 PM

    또하나의풍경님,
    저도 깐 거 사서 써요.
    어쩌다 한번씩 집에서 까려면, 성질 버릴 것 같아서..
    저것도 까놓은 것 산 거에요.

  • 4. 조아요
    '10.10.6 8:00 PM

    ㅠㅠ일등할수있었는데 손님와서 실패..ㅠㅠ

  • 5. 배인해
    '10.10.6 8:25 PM

    ㅋ ㅋ
    전. 어제. 메추리알. 4판 사서. 까서
    손이. 팅팅부었어요.
    엄 마한테. 담부터. 깔끔해지는. 깐거사자구해야죠

  • 6. 선요
    '10.10.6 8:34 PM

    와,,진짜 정갈한 식탁이에요,,,전에 제가한 어설픈 메추리알 생각하니 좀 부끄*-_-*

    근데 저 반찬담은 하얀 그릇들은 어디거에요?? 넘 깔끔해요

    연두색 냄비도,,,제가 이제서야 희망수첩을 보기 시작해서,,,,

    암튼 다시 메추리알조림 해봐야겠어요~~~ ^^

  • 7. 다이아
    '10.10.6 9:00 PM

    저는 얼마전 메추리알 까다가 성질 버릴뻔 했다는...ㅎㅎ
    저희 집 식구들은 반찬을 많~~이 먹어요. 제가 간을 좀 싱겁게 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밥도 많이 먹구... 반찬도 많이 먹어서 두끼니 먹을것을 예상하고 반찬하면 맨날 싹싹 다 먹어요.
    정말 뿌듯하기도 하지만 어떨때는 너무 먹으니까 좀 얄미워요 ^^

  • 8. 살림열공
    '10.10.6 9:40 PM

    저, 메추리알 잘까요.. (자랑 할 게 없으니 이런 것이라도.. ㅠ_ ㅠ )

  • 9. 돈데크만
    '10.10.6 10:46 PM

    기본에 충실이라...것보다 저는 얼마전 육수의 중요성을 첨 알았다는..ㅡㅡ;;
    칭쉬에 나오는 요리중 뚝불을 제가 늠 좋아하 하그등요..첨해먹곤 늠 맛나서 종종..
    첨엔 맹물 부었어요..그래도 맛있었어요..근데..어느날은 정성이 뻗쳐서 레서피 그대로 육수를 부어서 바글바글 했더니..세상에나~~맛이 몇배가 더 업그레이드 되는거예요...--;;
    아..그래서 요즘은 저도 육수 꼭 만들어서 써요..그러니 찌개도 국도 다다다 예전보다 맛있는거 있죠....ㅋㅋ어묵탕의 계절이군요~~~시원한 국물이 정말 맛있겠어요/

  • 10. annabell
    '10.10.7 1:36 AM

    여긴 메추리알이 넘 비싸서 못 사먹어요.
    12개 정도 들었나 싶은게 5천원 정도 하거든요.

    기본에 충실하면 무엇이든 더 맛있는거 같아요.
    손맛이란 말.
    정성과도 관계되는거잖아요.
    기본대로 따라하면 모두들 맛있다고 하는데
    하는입장에선 귀찮아지니까 생략을 하게되구요.

    어묵냄비 색이 참 예뽀요.^^

  • 11. mulan
    '10.10.7 3:45 AM

    힘을 내서 반찬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가자미 요즈음 맛있나요? 후훗

  • 12. 올리브
    '10.10.7 7:40 AM

    주부인 친구들끼리 한 번씩 쑥덕댑니다.
    솔직히 정성이 들어가야 음식이 맛나지, 그래도 남편이 좀 성의있게 해봐 그러면 확 째려본다고요. 들어갈 것 다 들어갔는데 왜 그래!!!!!!!!
    하지만 말씀대로 육수쓸것 맹물쓰니 맛이 확 다르지요. 아는대로 행하기. 논어에도 나왔다나요^^

    감기조심하세요. 감기중이라 기본의 기본도 못해 주고 사네요.

  • 13. 이층집아짐
    '10.10.7 4:56 PM

    저도 확실히 멸치육수로 맛을 내면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귀찮다는 핑계로 그냥 넘어갈 때가 많은데,
    선생님 말씀처럼 기본에 충실한 게 뭐든 제일 좋은 거죠...ㅎㅎ

  • 14. 쏘여니
    '10.10.7 7:27 PM

    메추리알-저희 아파트 장에 메추리알 가지고 오시는 분이계시거든요,
    저도 항상 메추리알 까다가 성질 버려 안산다 했더니
    아저씨왈-다 삶고 나서 찬물에 7번정도 헹군다음에 찬물에 담그지 말고 그냥 꺼내 놓으면 된다길래,,,해보니 훠~얼씬 좋아요,,,그것도 예쁘게 까지더라구요,,,그전에 까다가 제가 거의 다 먹어야 되는 상황이었거든요,,,,한번 해보세요,,,,농장 메추리알이어서 더 신선해서 잘까지는것인지 몰라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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