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라도 한줄기 내려줬으면 좋으련만,
지금 저희 집은 바람 한 점 없이 푹푹 찌고 있습니다.
다른 식구들은 그다지 덥지 않다고 하는데, 저만 이렇게 더운 걸로 봐서,
가스불 세군데 켜놓고 밥을 해먹고난 후유증인지도 모르지만요.
날씨가 더워서, 해마다 여름이면 그러하듯,
전기압력밥솥에, 인덕션에, 전기튀김기에, 온갖 전열기구를 또 꺼내 늘어놓고 살아야 하나봅니다.
가스불, 환풍기를 돌려도...너무 뜨거워요, ㅠㅠ
저녁엔 뭘해먹을까 하다가,
새우젓 두부찌개를 끓였습니다.
새우젓을 넣은 국물 팔팔 끓이다가 두부와 호박, 파 마늘 등을 넣어 끓이는 간단찌개.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염분도 어느 정도는 보충해줘야겠다 싶어서 다소 간간하게 끓여서 상에 올렸어요.
오이맛고추도 송송 썰어서 된장에 무쳐 상에 올렸어요.
오늘은 마요네즈를 살짝 넣어서 고소함을 더해줬어요.
오이의 상큼한 맛때문에 식구들이 이 반찬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은, 닭고기 냉채였어요.
어제 초계탕 재료중 국물만 빼고 그대로 이용했어요.
초계탕을 하면서 채소도 좀 남았고, 닭고기도 좀 남았고 해서,
사실은 월남쌈을 좀 하려고 했어요.
우리 식구들 손수 싸먹으라고 하면 잘 안싸먹으니까, 제가 몇개 싸서 상에 올리려고 했는데요,
날씨가 더우니까 쌀피 불리고, 쌈싸고, 소스 만들고 하는 것이 귀찮은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겨자 소스 톡 쏘게 만들어서, 냉채를 했는데, 코끝이 찡한 것이 나름 괜찮았습니다.
오늘 만든 소스는요,
튜브연겨자 2큰술, 식초 2큰술, 간장 1작은술, 설탕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추 조금 넣어서
설탕이 잘 녹을 때까지 저어서 만들었습니다.
여름에는, 특별한 재료가 아니더라도, 집에 있는 채소들 이것저것 채썰어서 냉장고안에 넣어 시원하게 한 다음,
겨자소스나 마늘소스로 버무려서 먹으면,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별미 가족요리가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지금부터 수분이 풍부한 수박이나 한 대접 먹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