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늙은 부부의 결혼기념일이 뭐 그리 큰 의미이겠습니까만,
저희 친정 부모님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해까지도 꼬박꼬박 결혼기념일을 챙기시는 걸 옆에서 보아와서인지,
상당히 보수적이고, 별 재미없는 남편인 kimys도 결혼기념일만큼은 잘 챙깁니다.
달력에, '혜경' 이렇게 적어놓지요.
마침, 오늘 강북삼성병원에 kimys 검진이 있는 날입니다.
병원에 혼자 갔다 오라고 하니까, 자꾸 병원에 같이 가자는 거에요.
왜 같이 가야하냐고, 캐묻기도 그렇고 그냥 따라 나섰더니, 아, 이 사람, 근처의 레스토랑 검색해보고,
예약까지 해놓은거에요.
평생 처음입니다,kimys가 저랑 둘이서 밥 먹겠다고 레스토랑 예약해놓은 것이...^^, 므흣...

여기가 kimys가 검색해서, 예약까지 해놓은 레스토랑입니다.
제 모교인 모 여고 근처에 있더군요.
저희는 요 홀에서 먹었구요.

이런 옥상 가든도 있었습니다.

테이블에는 이렇게 종이매트가 깔려있었구요.

꽃도 요렇게~~
굉장히 길어보이지만, 아주 아담한 꽃입니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이렇게 빵이 나왔어요.
kimys는 안심스테이크, 저는 파스타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낮에 고기 먹기 싫어서요.

샐러드가 이렇게 나왔는데,
어쩜 이럴 수가~~, 제가 자주 만드는 유자청드레싱과 맛이 똑같았어요.

파스타나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에 이렇게 피자 한쪽을 주네요.

kimys가 먹은 안심스테이크.

제가 먹은 쇠고기가지토마토파스타.
음식은 두가지가 다 맛이 괜찮았어요.
그런데..맛보다도, kimys가 결혼기념일 점심을 먹기위해 검색하고, 예약했다는 것에 점수를 아주 많~~이 주었습니다.
역시, 남편은 아내하기 나름인가봅니다.
몇년 전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으나, 마누라가 하도 세뇌를 시켜스리~~ ^^
점심 먹고 일단 집에 들어왔는데요,
저녁도 어머니 모시고 나가서 먹자네요.
kimys가 그러자는데, 제가 마다할 이유가 없죠,뭐. 저녁은 또 뭘 사주려는지..저녁도 또 검색해서 예약하려는지...^^
결혼생활의 햇수가 한해두해 더해가면서,
지글지글 끓던 정열은 다소 식어가지만,
가족으로,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서로의 버팀목으로,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