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집 식구들 매실원액을 그리 즐기는 편이 못되고,
저도 요리에 매실원액을 많이 넣는 편이 아니라서,
벌써 몇년째, 매실 철이 오는 지 가는 지, 매실쪽은 쳐다도 안보고 살았는데요,
얼마전 kimys가, "우리도 매실 좀 먹자!"하는 거에요.
그래서 매실을 좀 걸러야겠다 마음먹고 있다가, 어제 오후 심심하길래, 매실병 점검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거에요.
부엌 쪽 다용도실에 매실원액, 매실씨주, 매실주, 매실절임 등등이 있고,
베란다쪽 그늘진 곳에도 아주아주 큰 병으로 세병이나 아직 거르지 않은 매실이 있는 거에요.
언제적에 만든건지 궁금한데,
도무지 기억은 나지 않고, 이름표도 만들어 붙이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희망수첩을 검색해보니,헉. 마지막으로 제가 매실을 설탕에 재운 것이 2006년이더라구요.
맞을거에요, 아마 2007년 아버지 돌아가셔서 매실철에 경황이 없었고,
2008년에는 책 만든다고 안했던 것 같고,
작년에는 물론 안했고....
제가, 희망수첩에 미주알 고주알, 제 사생활을 써놓고, 참 민망할 때가 많고,
이런 것도 써야하나, 이제 고만 써야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다가도,
이렇게 예전일을 검색할 때 얼마나 유용한 지 모릅니다.
(역시, 기록이 제일 입니다.)
매실원액, 한병 거르고 나서,
큰 병에 있던 매실씨주를 걸렀습니다.
매실씨주라함은...매실의 과육은 발라내서 설탕에 재우고, 씨만 술을 부어둔 것인데요.
이 매실원액이랑 매실씨주를 거르고 나니, 도대체 이게 언제 담근거였던가 궁금한 거에요.
그래서 희망수첩을 검색해보니,
담겨있던 병을 미루어 보건데, 매실씨주는 2003년에, 매실원액은 2004년에 담갔던 거, 있죠?
이건, 뭐..거의 보약 수준 아닙니까?? 푹 발효시킨...
특히나 7년 묵은 매실씨주는 색깔도 꼬냑색이고, 향은 또 얼마나 좋은지...
이 매실씨주를 청주나 미림 대신 요리용술로 쓸건데,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음식맛이 좋아지거든요, 이 술을 넣으면..
그래놓고 보니까, 요즘이 매실철인가봐요, 지났는 줄 알았는데..
아직 남아있는 매실만으로도 3년은 너끈히 버틸 수 있을 듯 하지만, 내년 매실철 즈음에는 매실씨 발라내서,
또 술을 담글까봐요, 향이 너무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