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해서 뭘 살 때, 즉흥적으로 사거나, 남의 말만 듣고 충동적으로 사는 편은 아닙니다.
뭔가를 보고, 그 물건에 관심이 가면, 그게 내게 얼마나 필요한 건지, 사면 잘 쓸 건지, 잘 생각해보고 삽니다.
특히 부피가 큰 물건은 그래요.
덮어놓고 샀다가 처치 곤란인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렇게 잘 생각해보고 산 것중에도 실패하는 것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무디메이커에요, 몇년 별러서 샀는데,
사오자마자 아이스홍시를 갈아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만큼 잘 갈리지 않아서, 다시는 작동도 해보지않았습니다.
그런데 며칠전에는 이런저런 생각없이 그냥 충동적으로 하나를 질렀어요.
리빙원데이에 일일상품으로 오렌지주스메이커가 나왔는데 일단 기계값이 부담이 없었어요. 2만7천원쯤이었나??
생오렌지주스 몇잔만 마셔도 기계값을 뽑을 수 있겠다는 얄팍한 계산하에..^^;;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냥 구매하기 버튼 눌렀습니다.
기계만 사면 오렌지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후레시 오렌지주스를 집에서도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생각해보지도 않았어요.
수요일날 주문했으니까 늦어도 토요일까지는 배송이 되겠다 싶어서,
어제는 20개 들이 오렌지 한박스에 1만8천원 주고 사가지고 귀가해보니, 경비아저씨가 상자 하나를 주는 거에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상자를 뜯어서, 제품 잘 닦은 후 바로 작동에 들어갔습니다.
기계는 이렇게 생겼구요, 작동은 무지 쉽습니다.
그냥 플러그 꽂고, 반 자른 오렌지를 회전봉에 살짝 눌러주고 있으면 살살 돌아가면서 주스가 졸졸 나옵니다.
콸콸이 아니라, 졸졸~~

천천히 돌아가고,
칼날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작동에 위험할 것도 없고,
또 쓰고나서 세척도 퍽 간단한 편입니다. 조립도 쉽고..

아, 그런데요...ㅠㅠ.....오렌지 하나에서 주스가 겨우 80~100㎖ 정도.
(사진은 하나를 짠 건데...조금 흘렸습니다, 피같은 오렌지주스를...ㅠㅠ...)
저처럼 오렌지주스를 냉수 들이키듯,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은 2개는 짜야, 넉넉하게 한잔 마실 정도입니다.
게다가, 아무것도 넣지않은 오렌지 과즙 100%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파는 오렌지주스보다,
덜 달고 더 맛이 순수해서, 더 많이 마시게 되는 단점 아닌 단점도 있습니다.

짜내고 남은 오렌지는 이런데요, 이걸 더 바짝 짜내야 할 것 같은데,
제 재주로는 잘 안되는 거 있죠?
요정도로 남은 거 숟가락으로 한번 긁어준 다음에 다시 돌리기도 하고.
오렌지 하나에서 더 많은 즙을 얻는 방법을 연구해야할 것 같아요.
어쨌든, 어제부터 벌써 오렌지를 몇개나 해치웠는 지 모릅니다.
생 오렌지주스가 뭐라고,
언제부터 생 오렌지주스만 먹고 살았다고...
제 허영기가 발동하는 바람에 부엌살림을 하나 더 늘렸어요.
그리고, 오렌지도 박스채로 꽤 사다나를 듯한 불길한 예감마저 듭니다.
p.s 주말동안 학습한 결과~~
주말동안 오렌지 여럿을 축내면서, 생오렌지주스 만들기에 몰두한 결과..음핫핫...훨씬 좋아졌습니다..

goofy님 말씀대로, 레몬즙 많이 낼때 하듯, 오렌지를 살살 굴려준 다음,
즙을 낼때는 마사지 하듯, 주물러가면서 낸 결과,
요정도까지 알뜰하게 즙을 짜냈습니다.
흠이라면, 굴린 후 짜니까, 찌꺼기가 많이 나온다는거.
찌꺼기는 섬유질이니까 몸에 좋으려니 하면서 긁어서 즙에 넣어 마셨습니다.

즙을 모았다가 컵에 옮겨보니,
요렇게 '졸졸'이 아니라 '콸콸'..^^

지금 짠 건 하나가 이만큼!
정말 장족의 발전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