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요즘,
요리 말고, 아주 사소한 반찬이나 음식들 하나하나 다시 계량하고 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떡볶이도 계량을 해보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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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이 한밤중에 떡볶이 올린다고...뭐라 하실 분 많으시죠??
죄송합니당~~
재료
떡볶이용 떡 450g, 어묵 250g
멸치육수 2컵, 고추장 4큰술, 설탕 2큰술, 물엿 2큰술, 대파 1대, 양파 ½개.
만들기
1. 멸치육수에 고추장을 풀고 설탕 물엿까지 넣은 후 바로 떡을 넣어 중불에 올려요.
2. 어묵은 뜨거운 물에 데쳐서 떡볶이떡과 비슷한 모양으로 썰어요.
3.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양파는 굵게 채쳐요.
4. 떡볶이떡이 끓으면 어묵 대파 양파를 모두 넣어요.
5. 불을 약불로 줄여서 뒤적여가면서, 30분 정도 끓입니다.
보통, 떡볶이에 쇠고기맛 조미료를 넣지않으면 제맛이 안난다며, 조미료를 듬뿍듬뿍 넣는다는데,
사실 저는 멸치육수에만 하면 조미료를 넣지않아도 맛이 어지간히 나길래,
그게 다 멸치육수 덕인줄 알았어요.
그런데..그게 아닌가봐요.
저는 이날 이때까지 친정어머니가 해마다 담가주시는 찹쌀고추장으로만 음식을 해봐서,
시중에서 파는 고추장과 그 맛 차이를 잘 몰랐는데요...
저희 집 음식맛이 바로 친정어머니의 장맛이었던 모양이에요.
얼마전에, 집된장을 너무나 그리워하는 후배가 있길래,
친정의 된장과 고추장, 조선간장 등을 퍼다줬습니다.
물론 저희 친정어머니가 퍼 주신거죠, 제 맘대로 푼 것이 아니고.
그 후배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우리 엄마 된장으로 찌개를 끓였는데,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뭐, 된장 맛이 거기서 거기지, 무슨 눈물씩이나...싶긴하지만,
그 후배말로는 사먹는 된장과는 비교할수 없는 깔끔한 맛이라는 거에요.
솔직히 친정어머니 된장은 좀 평범한 맛이고, 진짜 맛있는 건 고추장이거든요.
다른 집보다 엿기름물을 더 바짝 졸여서 하기때문에 고추장이 너무 되서, 좀 딱딱하다는 느낌마저 있거든요.
색은 검지만 그 깊은 맛이란...
그도 그럴것이...고추장이나 조선간장에 들이는 정성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태양초 고춧가루와 좋은 메주가루 구해서,
찹쌀가루도 빻아놓은 것 쓰지않고 손수 찹쌀 씻어서 방앗간에 가서 빻아다가, 정성껏 담그시거든요.
며칠전에도 고추장 담그신다고 해서 친정에 가서 서너시간 꼬박 가스불 앞에 서서 엿기름물 졸이다가 왔습니다.
"엄마, 고추장에 들어간 재료, 잘 적어두세요"
"그래, 알았다, 그러지, 뭐"
울 엄마도 낼모레 팔순이신데...언제까지나 고추장 담그실 것도 아니고,
다음번이나 다음다음번부터는...제가 직접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엄마가 그러라고 승락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엄마는 간장, 된장, 고추장, 김장은 꼭 당신 손으로 해서, 나눠줘야하는 걸로 알고 계시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