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부터, 김밥을 좀 싸야지 싶어서,
김밥용 햄과 단무지, 우엉을 준비해서 냉장고 안에 넣어뒀습니다.
김밥을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불리지않은 쌀 1컵이면 김밥은 몇줄이나 쌀 수 있을 지,
속재료는 얼마나 되는지, 좀 알아볼까 싶었거든요.
왜?
눈치 채셨겠지만,
요즘 딸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딸아이만을 위한 맞춤요리책을 쓰다보니,
웬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요리상식도, 딸아이는 백지일거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별별것을 다 확인하게 됩니다.
쌀의 양, 배합초의 양, 속재료의 양 등등, 다른 이들에게는 '적당량' '필요량'이라고 설명해도 되지만,
딸아이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이거든요.

밥에는 배합초를 넣어서 식혀두고,

속재료들을 준비합니다.
양념한 쇠고기, 단무지, 우엉, 햄, 달걀,
결정적으로 초록색을 내줄 시금치가 없는 바람에, 김치도 물기를 짜서 후추와 참기름을 넣어 무쳐 준비합니다.

우엉은 집에서 조리지 않고, 조려진 것을 샀지요.
이런 걸 팔아서 얼마나 편한지...

딸아이는 김밥을 싸는 방법도 모를 겁니다.
아마, 김밥을 쌀 기회가 있었다면, 대학 다닐때 1년 동안 네덜란드 교환학생 가 있을 때 뿐일 것 같은데,
그때 김밥 싸봤다는 얘기는 못들어 봤으니까, 100% 김밥 말아본 적이 없을 거에요.
그래서 김 위에 밥을 얹는 사진도 이렇게 한 장 찍어주고,

재료를 얹는 사진도 이렇게 한장 찍어둡니다.
이 사진의 옥에 티 발견하셨나요?
네, 김발이 이상하죠?
밥도 준비됐고, 속재료도 준비됐고, 이제 밥을 말기만 하면 되는데,
아무리 찾아도 김발이 없는 거에요.
집에 대나무 발이 두개, 플라스틱 발이 1개, 분명히 이렇게 3개가 있는데 하나도 없는 거 있죠?
진짜 진땀이 흐르대요.
어쩌지? 사러나가나? 손말이김밥으로 방향전환? 이러다가, 이게 생각났습니다.
요즘은 선물용 굴비의 바닥에 대나무발을 깔아서 나오지 않지만,
몇년전에는 꼭 대나무발이 깔려있었어요.
굴비 포장을 뜯으면 이 발이 너무 아까워서, 냄새가 나질 않을 정도로 박박 깨끗이 닦아서, 바싹 말린 다음,
싱크대 바닥에 깔아 썼어요. (지금도 깔려 있어요)
싱크대에 깔고 남은 것, 뒀다 쓴다고, 깨끗하게 보관중인 것이 생각나는 거에요.
그래서 그걸 꺼내보니, 제대로 말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쉬운대로 쓰기로 했어요.
이걸로 말아보니까, ㅋㅋ, 말리긴 말리는 거있죠?
간신히 김밥, 완성했습니당...^^;;
아니, 그렇게 여러개인 김발이 다 어디로 갔는지??
책 사진 들 찍을 때에 분명히 썼는데...제 손으로 버린 기억은 없으니까 분명 어디 있을텐데...
이러다가 안쓸 때 짠, 하고 나타날 것 같긴한데...
속재료가 남아서 내일 모레 사이로 김밥 한번 더 싸야하는데 그때까지 안나타나면, 그냥 사야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