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나이가 먹도록 새해 첫날 일출 보러, 어디 여행가는 거 한번도 못해봤습니다.
저도 간절곶 같은 곳에 가서 일출을 보고 싶은데...여건이 허락하지 않네요.
아침에 일찍 일어서 밤새 핏물 빼느라 물에 담가뒀던 양지머리, 푹푹 고아서,
떡국 끓이고, 녹두전 몇장 부쳤습니다.
떡국에는 다른 반찬이 잘 먹어지지 않는 지라, 반찬 별로 안했어요.
저녁에는 별식을 했습죠.

저번에 TV를 보니까 새해에 복 들어오라고 복어를 먹는다고 해서..
(무슨 근거가 있어서 그렇겠습니까? 그냥 음이 같으니까 그러는 거 겠죠.)
마침 오늘 아침에 '휴일배송' 이렇게 큼직하게 써있는 택배를 받았어요.
손질해서 토막낸 복어에서, 살코기만 발라내어 튀김을 했습니다.
가끔 중국식당에서 복어튀김을 주기도 하는데,
중국식당의 복어는 냉동복이라서 쫄깃쫄깃한 맛이 덜한데 비해서, 오늘 집에서 튀긴 건 꽤 식감이 좋았습니다.

살이 별로 없는 부위의 복어와 살코기를 발라낸 복어뼈는 매운탕을 끓였습니다.
미나리가 준비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배추 무 콩나물 파 마늘만 넣고 끓였어요.
오늘의 포인트는...멸치육수를 내지않고, 다시마로만 낸 육수에 매운탕을 끓였는데,
복어 특유의 개운하고 담백한 맛이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집에 조금 있던 녹두 불려서 녹두전을 지진 관계로, 몇장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잘 먹었어요.
이렇게...또 한해가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요리를 좀 열심히 해볼까 해요.
다시 출판제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하겠다는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책 낼 메뉴가 없거든요. 모두 '특별한 한상차림'과 '칭찬받은 쉬운요리'개정판에 쏟아부었어요.
올 한해, 요리 열심히 해서, 좋은 레시피 많이 만들어두면,
내년이나 내후년쯤 다시 책으로 인사드릴 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책 만드는데 드는 힘에 비해서 결실은 미미해서,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하루에도 열두번씩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절대로' '다시는 안해', 이렇게 잘라 말할 수도 없잖아요.
암튼 올해도 하루하루, 그날그날 후회없이, 그리고 열심히 살아보는 것에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다시한번,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계획하신 일 모두 다 이뤄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