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에 잔뜩 고아뒀던 갈비마구리,
절반쯤은 갈비탕으로 먹고, 절반은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뒀었어요. 우거지갈비탕 해서 먹으려구요.
오늘, 국을 끓여야하길래 꺼내기는 했는데,
얼갈이 사다가 우거지 만들기 귀찮은 생각이 드는 거에요.
지난번에 김장하면서 농장에서 얻어와 신문지에 잘 싸서 고이고이 모셔뒀던 배추가 생각나길, 배추를 꺼냈죠.
필요한 만큼 잎을 뜯어내서 씻은 후 큼직큼직하게 썰고,
된장은 체에 받쳐서 풀었습니다.
찌개에는 된장을 걸러내지 않고 넣어도 좋지만, 국은 좀 맑게 끓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된장도 모자란듯 싶게 풀어 슴슴하게 간을 맞췄습니다.
그냥 훌훌 마셔도 좋을 정도로요.
파, 마늘 넣고, 맛내기 포인트 청양고추 2개로 송송 썰어서 넣어줬습니다.
마구리뼈인지라, 뜯어먹은 고기는 별로 없지만,
소 갈비뼈에서 우러나온 구수한 국물에 슴슴하게 푼 된장, 달착지근 너무 맛있는 배추가 어우러져서,
오늘 같이 날씨가 꾸물꾸물한 날 밥 말아먹기 딱 좋은 그런 국이 되었습니다.

배춧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반찬이지만,
피자 역시 흐린날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길래,
감자 곱게 채썰어서 일단 프라이팬에서 전을 부친 후 양파, 삼색파프리카 올리고,
피자용 치즈를 듬뿍 얹어줬습니다.
오븐 켜지않아도, 프라이팬으로도 이렇게 먹음직스럽게 치즈가 녹아내립니다. ^^

지난주에 썰어서 1㎏씩 포장한 돼지고기 2㎏이 생겼더랬습니다.
한덩이는 고추장양념해서 잘 먹고, 또 한덩이가 남았는데, 냉동해둘까 하다가, 그냥 간장양념을 했는데요,
이게 은근히 대박인거에요. 고추장 불고기처럼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순한 맛이 자꾸 젓가락질하게 하네요.
간장양념탓인가?
지난 주말 하도 심심하길래, 이것저것 새로운 양념장 들을 만들어 보았어요.
그중 하나, 조선간장을 가지고 장난친 것이 있는데...이게 마치 왜간장 비슷한 맛이 된거에요.
제가 처음 의도했던 건 조선간장과 맛이 비슷하되, 좀더 맛있는 조선간장으로 업그레이드 하려고 했던 건데...
이름도 미리 지어뒀더랬어요, 짠맛 베이스라고...
그랬는데 이게 그만 왜간장처럼 되어버린 거에요.
이걸 엊그제 어묵국을 끓일때 넣어봤는데, 어묵국의 국물맛이 꽤 괜찮았어요.
아무래도 국간장을 기본으로 한 것인 만큼, 깔끔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당분간은 왜간장 대신 이걸로 반찬할거에요. ^^
짠맛 강하게 나는 짠맛베이스는 다시 만들어 볼 참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