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만든 레시피(이럼 참 건방지게 들리겠지만...) 중 좀 흐뭇한 것들이 있습니다.
칠리새우, 찹쌀탕수육, 오룡해삼이 그것입니다.
거의 모든 요리책의 칠리새우가 토마토케첩과 두반장 등을 넣어서 소스를 만드는데,
저는 스위트칠리소스에 핫소스와 생토마토, 다진 마늘, 다진 양파들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조금 맛이 달라요.
찹쌀탕수육은,
중국요리책에 찾아보면 튀김옷을 녹말가루로 만드는 것으로 되어있는데요,
저는 고기의 튀김옷을 찹쌀가루와 쌀가루 반반 섞어 만듭니다.
오룡해삼은,
중국요리책에는 새우를 갈아넣고 해삼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찌라고 되어있는데요,
새우는 가는 것 보다 굵게 다지는 것이 맛있고, 찌는 것보다는 튀기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요리책에 튀기라고 썼습니다.
암튼 이런 요리들은,
물론 제가 하는 것이 정통의 조리법은 아닐겁니다.
그래도 노력 대비 맛이 훌륭해서, 제가 만들어 놓고도 늘 뿌듯하게 생각하는 음식들이죠.
그중 하나가 삼겹살찜입니다.
삼겹살찜이야 다들 비장의 조리법이 있으실텐데요,
저는 삼겹살을 양파, 파, 통후추, 계피 같은 향신재료들을 넣고 푹 찐 다음에,
맛간장, 물, 마른 고추, 통후추, 팔각 등을 넣고 팔팔 끓인 양념장에 더 조려내는 방법을 씁니다.
우리 식구끼리 먹든, 손님접대를 하든 늘 좋은 평을 듣는,
그래서 만들어놓고도 아주 기분 음식입니다.

물론 이 삼겹살찜도 슬로 푸드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찜통에서 고기양에 따라 50분에서 1시간을 쪄내야 합니다.
고기가 거의 다 쪄졌을 때 물을 팔팔 끓여서, 쪄진 고기에 부어 기름기를 좀 제거해줍니다.
그리곤 양념장을 만들어서 양념장에 넣고 고기양에 따라 20분에서 30분 정도 사방 돌려가며 간이 배도록 해줍니다.
고기가 준비되면 곁들일 부재료들도 준비해야합니다.
오늘은 있는 대로 김장김치 채장아찌와 굴, 배추 속쌈을 준비했지만,
배나 파인애플같은 과일이나 묵은 김치 씻어서 꼭 짠 다음 참기름과 후추로 조물조물해서 곁들이면 더 맛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과정이 까다로울 것은 없지만,
시간은 거의 2시간 가까이 필요합니다.
'2시간? 허걱, 그럼 직장 다니는 우리들은 어떻게 하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죠?
저도 직장생활을 22년이나 한 사람입니다. 아무렴 그 고충을 모를라고요.
전날밤에 돼지고기 쪄서 냉장고에 넣어두세요.
다음날 먹을 때에는, 한쪽 불에서는 냄비에 물을 끓이고, 또 한쪽 불에서 양념장을 끓이세요.
냉장고 속에서 차가워진 돼지고기, 끓는 물에 넣어 잠시 데쳐준 후 건져서 양념장에 조리세요.
조리에 필요한 2시간중 1시간 이상을 전날 미리 해뒀기 때문에,
30분 정도면 완성해서 상에 올리실 수 있습니다.
보쌈용 돼지고기, 냄새를 잡아주는 각종 재료들을 넣어 푹 삶아도 되지만,
좀 색다른 보쌈을 드시고 싶다면 이렇게도 한번 해보세요.
작년에 올려뒀던 글, 링크 겁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그리고 칭찬받은 쉬운요리 개정판 사신 분들,
194페이지에 만드는 법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