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 점심 무렵, 후배 하나가 볼 일 때문에 저희 집에 올 일이 있었습니다.
딱 점심시간인데...밥 때에 온 손님, 그냥 보내는 법은 없어서, 우리 집 밥상에 주저 앉혔습니다.
된장찌개에 알타리김치와 갓김치, 멍게젓 어리굴젓 조개젓, 구운 김과 김치전 한장,
그리고 우리 먹는 대로는 줄 수 없어서 옥돔 한마리 굽고, 스팸도 지져놓았습니다.
사실, 우리 식구의 메인은 스팸이었는데, 옥돔을 특별히 구운 거죠.
밥상을 본 그 후배,
"헉, 반찬으로 스팸도 드세요?"
"어머, 그럼 먹지 안먹니?"
"희망수첩에서 한번도 못봤는데요.."
"아니, 올린 적 있는 것 같은데.."
저희 집에도 햄이나 소시지 상에 오릅니다. 아무려면 인스턴트식품 전혀 먹지 않겠어요?
사진의 닭불고기도 양념해서 파는 거, 집에 굽기만 한거에요.
값이 비싸서 그렇지, 먹을만 하기는 하네요.

오늘 낮에 잠깐 친정에 갔다올 일이 있었습니다.
친정어머니, "너 배춧국 싸줄까?"하시길래, 그냥 배춧국인줄 알고, 됐어요, 했는데,
"곱창 넣고 끓인 배춧국인데.."하시는 말씀, 떨어지기가 무섭게 냉큼,
"싸주세요, 곱창 넣고 끓인거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친정어머니, 해마다 가을 겨울, 배추가 맛있을 때,
양과 곱창을 푹 곤 후 된장은 슴슴하게 풀어넣고 배추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은, 시원한 배춧국을 잘 끓여주셨어요.
그런데 요새는 통 맛을 못보았지요.
왜냐하면 주로 김장날 곱창 넣은 배춧국을 끓이셨는데 요즘 집에서 김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엄마의 배춧국을 얻어먹을 수 없는 거죠.
한 냄비 얻어다가 저녁 한끼 잘 먹었어요.

요즘 중국집에 가면 양배추를 새콤달콤하게 절인 걸 많이 줘요.
완차이에서도 주고, 연희동의 이화원에서도 주고..
맛있어서, 두어접시씩 먹고 오는데, 집에서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샐러드용 양배추( 보통 양배추보다 통이 훨씬 작은...) 한통 썰어서 피클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저기 뒤져봐도, 레시피를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제 맘대로 했습니다.
샐러드용 양배추 1통 400g 썰어서 병에 담고,
물 1컵, 식초(산도가 낮은 걸로...) 1컵, 설탕 반컵, 천일염 1큰술을 넣고 팔팔 끓여부었어요.
양배추를 잠기게 할 만한 피클물 분량은 아니지만, 양배추가 금방 숨이 죽어서,
분량을 요 정도만 하면 되네요.
하는 김에 무도 했어요.
양배추는 다른 재료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고, 무에는 청양고추를 조금 넣어줬는데, 맛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