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가을이 아름다운지....
어제 바람이 많이 불었던 데다가 서오릉 정기휴일이어서 미처 길에 떨어진 낙엽을 쓸 지 못했던 모양이에요.
낙엽이 온통 오솔길을 덮고 있어서, 운치 있고 너무 좋았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르지 않고 이마트로 장보러갈 생각으로 나왔는데,
시간을 보니, 바로 가면, 몇십분을 기다려야할 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서오릉 앞의 찻집엘 들어갔습니다. 혼자서.
아침 7시에 문을 연다는 그 찻집,
10시까지는 커피와 토스트를 세트로 파는데 4천원이래요.
값도 부담없고, 혼자 찻집에서 먹는 아침도 괜찮을 듯 해서 들어갔습니다.
내부도 제법 아늑하게 꾸며놓았고, 은은한 클래식선율도 꽤 괜찮았습니다.
'그래, 행복이 뭐 별거드냐...이 만큼 누리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지'
마가린을 발라 구운 토스트 두쪽, 사과잼을 발라,
향이 꽤 괜찮은 원두커피 한잔과 먹었더니 속이 든든했습니다.
두어달만에 간듯한 이마트,
메모해간 것 모두 사고, 반찬거리를 사려고 빙빙 돌았는데..별로 살 것도 없어서...
대충 파 한단, 어묵 한 봉지, 우유 요구르트 식빵 한봉지 담아가지고 나왔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니까, 집 식구들이 우유를 덜 마시는 것 같아요.
저야 워낙 흰우유 그냥 마시면 배탈나는 사람이라 그렇다 해도,
여름에는 과일도 넣고 갈아먹고, 커피에도 타먹고 하는데,
가을로 접어들면서, 우유 떨어진 지 한참 됐는데, 찾는 사람도 없습니다.
오늘 우유 한병 사들고 들어와서,
하나 남아있던 군고구마 데워서, 고구마라떼 만들어 마셨어요.
음...달달한 것이... 맛있습니다..배도 부르고...
책위에 컵 올려놓고 찍으면 레시피가 잘 나올 줄 알았더니, 아웃포커싱되는 바람에..ㅠㅠ
분량이 자세하게 나온 건 아니지만, 만드는 법은 아래에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우유 본 김에..밀크티도 만들어 마셨어요.
밀크티 믹스 사서 타서 마시는 것이 더 달달한 것이 맛있지만,
집에 있는 홍차도 없앨 겸...만들어 마셨습니다.
만들어서 마시는 밀크티, 믹스 타는 것보다 달지는 않지만,
나름 홍차의 향이 남아있어 먹을 만 합니다.
이 역시 레시피 보이라고 책 위에 잔을 얹어놓았으나..ㅠㅠ...
레시피는 여기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고구마라떼와 밀크티 보시면서...
저라는, 속 좁고, 뒤끝있는 여자의 소심한 응징 얘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ㅋㅋ...
82cook이 지난 2005년 이맘때 법인 전환한 이후, 참 많은 광고들을 유치해왔습니다.
특히 국내 내로라하는 식품업체들은 거의 유치를 해본 것 같아요.
CJ, 샘표, 풀무원, 청정원, 농심, 하인즈 등등...그런데 못해본 곳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굴지의 한 종합식품회사는 광고를 주기는 커녕, 심지어 광고 제안서 한번 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광고 유치에 대해서 한마디 덧붙이자면요,
광고주로부터 의뢰를 받은 미디어랩(광고대행사의 일종)에서 우리 회사에 예산을 정해주고,
그에 맞춰서 광고제안서를 내라는 요청이 들어옵니다.
그러면, 저랑 저희 직원들이 예산에 맞춰서 제안서를 제출하죠.
그런데 말이죠, 아마도, 제안서를 넣은대로 모두 광고를 유치했더라면, 82cook이 버얼써~ 사옥을 샀을 거에요. ㅠㅠ
한 스무군데 제안서를 내야 한군데 될까말까 합니다. 어흑...
그래도 어떤 광고가 들어올지 모르니까, 제안서를 내라고 하면...열심히 내고는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안서만 내면 광고가 들어오는 줄 알았던,순진한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요새는 그런 기대없이,
'아, 또 어느 매체의 들러리를 하고 있구나..', 뭐 이러고 맙니다.
암튼, 이렇게 제안서를 일주일동안에도 십수건씩 내다보니까, 정말 안내본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통신사, 제약회사, 공공기관 , 지방자치단체, 건설회사, 은행, 외식업체, 호텔, 세제회사, 자조금 등등...
이러다보니, 제안서 만드는데는 이골이 났는데..
그런데 유독 그 굴지의 식품회사에는 제안서조차 넣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가끔 kimys 에게 그런다니까요, "제안서라도 한번 넣어봤으면 분하지나않겠다"고.
아, 물론 이해는 합니다.
우리 회사가 코딱지만 하고,
광고효과가 없어보일 듯 해서 그런거겠지만..그래도 섭섭한 마음은 지울 수 없지요.
그래서, 제가 몇달전부터 하는 소심한 응징이...
저 혼자 그 회사 제품 불매운동을 하는 거죠.
오늘도, 사고 싶은 라면이 있어서 집어들고 보니, 그 회사,
한봉지씩 먹기 좋게 만든 누룽지가 있어서 집어들고 보니, 또 그 회사,
왜 그렇게 그 회사 제품이 많은지...
누룽지 대목에서는 상당히 갈등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찬밥을 가지고 양면팬으로 누룽지 만들었습니다.
그 회사에 다니는 분을 알게된다면, 이 말만은 꼭 하고 싶어요.
'요리대회하실 때 자유게시판 같은데 광고글만 반복해서 올리지 마시고, 광고 한번 하시는 게 어떠세요?'라고.
그보다, 82cook이 힘을 키워야죠,뭐,
광고효과가 팡팡나서, 여성잡지나 TV광고보다 비용대비 효율적이라면,
뭐, 광고 안주겠어요?
이렇게 속을 달래면서, 그래도 저의 소심한 응징은 계속됩니다, 광고가 들어올때까지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