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 집 냉장고의 냉장실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소스류, 장(醬)류 입니다.
소스는....물론 제가 음식만들때 넣느라 따서 쓰고 냉장고 안에 넣어둔 것도 많지만,
잡지사 등의 촬영요청 때문에 쓰다 남아 냉장고 안에 넣어둔 것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소스에도 머피의 법칙이 통하는지...
요리에 많이 쓰지않아서 몇달씩 두고두고 쓰다가 간신히 다써서, 신난다 싶으면,
딱 그 소스를 써야하는 원고청탁이 들어옵니다.참 이상해요.
그래서 또 한병을 따야하는..ㅠㅠ...
김치냉장고 안에 보관중인 수제소시지 먹으려고,
피망이며 파프리카를 사왔습니다.
소시지, 피망, 노랑 파프리카, 주황파프리카, 양파를 썰어두고,
소스들을 꺼냈습니다.
스테이크 소스, 토마토케첩, 머스터드, 바베큐소스 등등.
저희 집 냉장고만 열어보면 이런 시판 소스들을 가지고 음식을 많이 만들어먹는 것 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자주 안해먹기 때문에 영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
암튼, 오늘 빈병 몇병 만들어주려고 했는데..결국 스테이크 소스 병만 비웠습니다.
앗싸!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한병 줄었고, 곧 바베큐소스 병이랑 케첩통도 비울거니까..
식용유 두른 팬에 소시지를 충분히 볶다가 썰어놓은 채소들 넣어주고,
만들어둔 소스를 넣었어요.
만들었다고 하기도 좀 민망하지만,
그냥 스테이크 소스 2큰술에 케첩 1큰술, 머스터드 1큰술, 바베큐소스 1큰술을 넣어줬어요.
찹스테이크의 소스 레시피 찾기도 귀찮고 해서, 대충 이렇게 했는데,
얼추 찹스테이크 소스 맛도 좀 났습니다.
제가 볶음을 해놓으면 꼭 받는 질문이,
어떻게 채소가 저렇게 생생하냐는 건데요.
저는, 날로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은 오래 익히지 않습니다.
그저 재료 전체에 온기가 골고루 닿았을 정도로만 익힙니다.
그러니까 동물성 재료들과 채소를 볶을 때에는 동물성 재료 충분하게 익힌 후 채소를 넣어 살짝 볶아주죠.
그러면 색깔도 살아있고, 식감도 살아있는 볶음이 되거든요.

꽈리고추의 몸에 밀가루를 묻히고 쪄낸 다음 양념장을 올려먹는 꽈리고추찜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올해 어쩌다 보니 한번도 못해먹는 것 같아요.
그래서 꽈리고추찜을 했는데..요즘 고추가 잔뜩 약올라 매운 철이라는 걸 잊었습니다.
처음 몇개는 괜찮았는데, 나머지는 어찌나 매운지...
꽈리고추찜 먹다가 딸꾹질을 얼마나 했는지 모릅니다.
꽈리고추, 절반은 멸치와 같이 볶아먹으려고 남겨뒀는데,
안될 것 같아요, 너무 매워서 또 딸꾹질을 할 것 같아요.
다져서 양념 만들어 뒀다가 닭가지찜이나 해먹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