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오늘 슬퍼요..ㅠㅠ...
제가 슬픈 이유를 좀 들어보실래요.
오늘, 이달치 관리비가 나왔습니다.
저희 아파트 관리비가 그리 비싼 편은 아니어서 관리비 고지서가 나올때,
제가 유심히 보는 부분은 단 한가지, 전기요금입니다.
전기요금이 적게 나오면, "앗싸! 돈 굳었쓰!!" 라며 좋아하고, 많이 나오면...일단 냉장고를 째려봐줍니다.
이달은...전기요금이 아주 많이 나왔습니다.
무려 17만3천1백90원, 572㎾나 나온 거 있죠?
일년이면 보통 3~4개월 정도, 여름에 두달, 겨울에 두달 정도, 이렇게 나옵니다.
사실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TV 3대, 전기밥솥에, 짬짬히 각종 전열기구까지 사용하니까,
아껴도 아껴도, 이렇게 나올 수 밖에는 없을거에요.
그래도 지난달처럼 11만원(494㎾) 정도 나오면 얼마나 기쁜지...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때마다..궁리하는 게...냉장고 개비하는 것입니다.
제 냉장고, 12년쯤 썼을 거에요.
냉장고 문짝에 녹이 난 건 괜찮은데, 문제는 월 소비전력이 무려 70㎾나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 그보다 전기를 더 잡아먹을거에요.
냉장고의 뒷쪽으로 별로 여유가 없어서, 열을 발산하기 어렵게 되어있거든요.
누군 그러더라구요,
오래된 냉장고 없애고, 새 냉장고로 바꾸면 아낀 전기요금으로도 1~2년만 지나면 냉장고 값이 빠진다고..
2~3년전부터,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달이면 전자제품 대리점에 가서 냉장고를 보고 오곤 하는데,
아직 바꾸질 못했습니다.
오늘도...전자제품 대리점에 갔었습니다. 전기요금도 전기요금이지만 곧 특별소비세가 다시 매겨진다고 해서..
(냉장고에 무슨 특별소비세 입니까? 냉장고가 무슨 골프채 같은 사치품인가요?)
거죽이 꽃무늬가 아니고, 큐빅도 박혀있지 않은..
(저 냉장고의 꽃무늬 싫어요, 금방 싫증날 것 같아요, 큐빅 박혀있는 것도 싫어요, 냉장고에 웬 큐빅..)
회색의 냉장고를 발견했습니다. 752ℓ짜리인데..원래는 2백몇십만원짜리인데, 1백65만원에 준다는 거에요.
외양보다는 소비전력이 35㎾, 지금 냉장고의 딱 절반인데, 아주 혹해가지고 돌아왔습니다.
35㎾만 줄어도 누진제 어쩌고 해서..꽤 전기요금 절약 효과가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줄자를 들고, 이리저리 재보다가...그만 슬퍼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그만한 크기의 냉장고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거 있죠?
지금 냉장고는 문이 상하식으로 달린 구식이라서 그걸 빼낸 자리에는 어떤 냉장고도 넣을 수 없어요.
그럼 이리저리 냉장고며 김치냉장고의 자리를 재배치 해야하는데..아무리 해도 답이 안나옵니다.
소형가전제품을 올려놓은 스텐앵글을 없애든가, 김치냉장고 2대중 한대는 없어야만 놓일 수 있는데,
그 어느것도 없앨 수 없거든요.
냉장고 바꾸겠다고 대리점에 가서 모델 보고 오고,
줄자 들고 놓을 자리 물색해보고,
그리곤 또 냉장고 개비하는 걸 포기하는 것이...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어요. ㅠㅠ
(냉장고 살 돈은 있는데, 냉장고 놓을 자리가 없는 게 더 슬퍼요...아주 많이요...)
이럴 때 냉장고가 그냥 콱 고장나주면...못이기는 체 하면서 새 냉장고 사고, 어떻게든 쑤셔넣을텐데...
12년 된 냉장고, 전기만 많이 먹을 뿐 잘 돌아가주니..고장날때까지, 또 써야죠, 뭐..다른데서 전기 아껴가며...
(세척기도 자주 못돌리고..전기주전자 같은 것도 안쓰고...전구도 하나씩 빼주고...)
어쨌든...오늘 165만원 벌었습니당...
저녁에 있는 재료 톡톡 털어서 제육볶음 해먹었어요.
조금 있던 돼지 앞다리살에, 양배추, 양파, 파, 고추 넣고 볶았어요.
이제 비도 그치고, 무더위가 계속 될 것 같은데...
만드는 사람, 덜 더우면서,
먹는 사람, 보양이 될 음식 준비하느라...골머리가 아파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