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날씨가 참 좋았죠? 하늘이 맑고 공기도 깨끗하고...바람도 살랑살랑 시원하게 불고..
오전에 혼자서 서오릉 산책을 하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사람들만 없다면 큰 소리로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날씨였어요.
오늘 서오릉에는 근처 중학교 아이들이 사생대회를 나왔는데...^^
제가 산책을 시작하던 무렵 아이들이 자리를 펴고 연필로 스케치들을 하는 거에요.
얼마나 잘 그릴까 내심 기대하고, 한바퀴 돌아서 다시 그 자리엘 왔는데...
그만 저 혼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입니다.
불과 90분 만에 그림들을 그려놓고 도시락 먹으며 친구들과 놀고 았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니.....
능에 있는 전각(맞는 용어인지 모르겠어요..)은 고동색 한가지 색으로 칠해진 상자로 표현하고,
나무는 초록색 붓자국 몇개로 끝!
그림은 얼른 그려서 제출하고 놀고만 싶은 천진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그것도 얼마나 이뻐보이든지...
'그래, 뭐, 그림을 꼭 화가처럼 잘 그려야 맛이냐?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숲의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싶더라구요.

오늘 저녁 메뉴는 쟁반국수 딱 한가지였어요.
닭다리살 삶아서 얹고, 메밀국수도 삶아서 또아리 틀어놓고,
파프리카와 오이도 채썰어 얹고, 샐러드 채소도 좀 놓고, 삶은 달걀 곁들여 냈더니,
보기 그럴싸한 한접시가 되었습니다.
이만하면...한끼 식사로 뭐 크게 부족할 것 없다 싶었지만, kimys를 위한 비장의 카드를 한장 더 내밀었습니다.

바로 완두콩 밥입니다.
아마 이세상에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완두콩일지도 몰라요. 저는 너무너무 싫어요.
그래서 하기 싫은데...문제는 kimys가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겁니다.
반찬 한가지로 때우기 좀 그래서, 완두콩밥 했어요.
그리고, 전 밥 안먹었습니다..완두콩밥 먹기 싫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