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닐때는 자주 가던 국수집에 갔는데...근 10년 정도 발길을 끊었다가 가보니까..두배로 넓어진 거 있죠?
역시 먹는 장사가 젤인가봐요..
모임이 끝나고..청계천이랑 동대문 종합시장에 다녀서 들어왔어요.

검봉녀가 요즘, 핸드백 안에 접을 수 있는 검은 장바구니를 두개씩이나 넣고 다닙니다.
그만큼 뭔가 많이 지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다닌다는 뜻이지요.
오늘 비만 안왔더라면..장바구니 두개 다 채워왔을 지도 모르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관계로.. ^^
청계천에 갔던 목적은 수 도안집을 사려는 것이었어요.
조건은
1. 프랑스 자수 도안이 많아야 하고,(십자수에는 뜻이 없으니까...)
2. 일본책이어야 하고, (한국책보다는 일본책이 더 흔하고, 도안이 서양책에 비해 정서에 맞으니까)
3. 그리고 중고책이어야 하는 것, (당연히 값이 쌀테니까)
였습니다.

그리하여..
청계천 헌책방을 하나하나 뒤지면서, "자수책 있어요?"하고 물으면서 다녔는데..
저, 좀 서러웠잖아요. 어쩜 그렇게 한마디로 잘라서 "없어요" 하는 지...
그랬는데 한 집에 가니까 어린이용 십자수 책은 있다는 거에요.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더니, 이 책을 꺼내서 보여주는거에요.
두권 합쳐서 6천원을 내라고 하는데..
저, 정말 십자수에는 뜻이 없거든요.
그런데, 보자고 한 죄로, 주인아저씨 사다리 타게 만든 죄로, 한권만 사려고,
"한권만 사면 안되요?" 하니까, 값을 깎아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 아저씨, "5천원만 내고 가져가요, 그거 세트거든요, 헌책도 아니고, 새책이에요. 노트 값도 안되네.."
이러셔서 그냥 샀습니다, 5천원에.
(혹시 어디서 샀냐고, 쪽지 보내지 마세요. 기억 못합니다...ㅠㅠ...그냥 청계천에서 샀어요.)

아무래도 수책 사기는 틀렸나보다 하며, 외국의 패션잡지 파는 서점에 들어가서 허설수로 물었더니,
이책을 딱 꺼내주시는 거에요.
아주 작은, 딱 행주용인 수 도안이 잔뜩 들어있는...제가 찾던 그런 스타일의 수도안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새책이라는 점..
아니, 뭐, 두고두고 수를 많~~이 놓을거라면 책값이 뭐가 아깝겠어요?
얼마나 놓을지도 모르고...
투자했다가 본전을 뽑지 못할 지도 몰라서 망설이다가 결국 1만7천원 주고 샀어요.
비싸게 산 것 같지는 않은데...

책이 세권이나 되다보니, 나름 묵끈한 가운데, 동대문 종합상가에 올라가서,
일단 수틀 하나 사고, 실을 잘 꿸 수 있는 보조기구(이거 이름이 뭐죠??),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잉크가 사라진다는 펜도 하나 샀어요.
헉..근데..정말 큰일이네요.
펜은 2천원 준 것 같은데..수틀은 얼마였는지..7천원이었는지..아삼삼하네요..

여태 재봉용 가위없이,
종이 자르는 문방구용 가위만 갖고 살다가, 큰맘 먹고 가위도 장만했어요.
울 친정엄마가 쓰시던 잠자리표로...잠자리표도 국산이 더 비싸다네요..
2만6천원에, 골무 하나, 이불 홋청 꿰맬때 쓰는 돗바늘도 한쌈 샀어요.
제가..사다사다 이제는 별 걸 다 사죠??
그런데..어쩌겠어요..제 관심이 점점 요리에서 바느질로 움직이는 것을...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더니..정말 그런가봐요??
마음이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