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늦은 가을 바질씨가 생겼습니다.
어떻게 할까...고민하다가...키울 자신이 없어서...그냥 없애겠다 하고 마음 먹었는데..
kimys가 화분에 씨를 뿌리고 겨우내 거실에서 공들여 키운거에요.
(씨를 봄에 뿌려야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바로 뿌려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한겨울에 바질이 어찌 싹을 틔울까 했는데...어느날 보니까, 싹이 나고 조금씩 자라는 거에요.

이게 지난 2월1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몇달을 키운 상태죠.
이렇게 어린 바질을 지난 3월 사진 촬영할 때, 이렇다고 잘라쓰고, 저렇다고 잘라쓰고, 거의 다 썼더랬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얼마나 지났는데, kimys가 그러는거에요.
"참 잔인하기도 하지..자라지도 못한 그 어린싹을 동강동강 잘라쓰냐?"
그런데..여보, 그거 제가 잘라쓴 거 아니거든요..스타일리스트가 '바질이닷!'하면서 잘라쓴거 거든요..
그랬는데, 며칠전 kimys가.."아직 바질이 남아있다"라며 신기해하면서 물도 주고 해가 잘드는 곳으로 빼놓더니만,
오늘 보니까 쑥 자란거에요, 따먹어도 될 정도로...

오늘 사진에 보이는 잘 자란 큰 잎으로 두장 따서 샐러드에 넣어 먹었어요.
더 많이 넣어 먹고 싶었지만, 키우느라 들인 kimys의 공이 아까워서....

오렌지 하나 까넣고, 양상추 얹고, 방울토마토 반으로 잘라서 올리고,
느무 비싼...큐브치즈도 몇개 얹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질을 올렸습니다.
드레싱은 올리브오일에 발사믹 비니거와 올리고당을 넣었어요.
맛이요?? 좋았죠!! 바질 덕분에

더덕도 참기름과 간장을 미리 발라 애벌구이한 다음,
고추장양념 발라구워...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렇게요...^^
어린이날은 잘 보내셨죠??
오늘 뒷산에 올라갔다가 아빠들이랑 산에 온 어린이들을 보면서
문득 저도 딸아이를 키우면서 보냈던 어린이날 생각이 났습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개그맨이 나오는 호텔 디너쇼도 데리고 가보고,
자연농원에도 데리고 가보고,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어린이날 음악회도 데리고 가보고,
사회단체가 주최하는 운동회에도 가보고, 정말, 기억에 남는 어린이날을 만들어주느라 꽤 애썼더랬습니다.
사람은 많고, 할 수 있는 일은 뻔하고, 어린이날이 돌아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적도 있었습니다.
또 선물은 어떻구요? 뭘 사줘야 좋아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었죠.
그런데...
그런데, 이제 어린이날이 돌아와도 선물 고민할 필요도 없고, 어디를 가야할 지 머리를 쥐어짤 필요도 없게 되고보니,
그때가 그립습니다.
우리 딸아이가 통통한 어린이였던 시절, 어린이날 엄마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겅중겅중 뛰는 그 시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