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꼭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행주를 꿰매기 시작했습니다.어제 밤부터.
제가 쓸 행주는 작년에 책 촬영할때 많이 꿰매서, 몇년은 너끈히 쓸 수 있을 만큼 있으나,
또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만들어두었다가, 딸아이 결혼할 때 주려구요...
(좀..웃긴가요? 고작 혼수 준비한다는 것이 행주라서...)

제 행주는 그냥 사방을 듬성듬성 홈질하고 말았으나,
딸아이 것은 수라도 한땀 놓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민망 그 자체입니다.
아, 저도 눈은 있는 지라 놓고 싶은 수는 많죠.
하트 그려넣고 그안에 딸아이 이니셜을 새기고도 싶었고,
색색의 작은 꽃이 담긴 꽃바구니도 수놓고 싶었으나,
'이게 행주 아니더냐? 행주는 행주다워야지..'하며 아주 쬐끔한 수를 놓았습니다만,
사실은 예쁘게 수놓을 실력이 안되서랍니다.
(완전 발혜경입니다.)
그래도...'자꾸 놓으면 나중엔 좀 나아지겠지...'스스로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이게 뭔지 아세요?
제가 중학교때 쓰던 수실이랍니다.
전, 이게 우리 집에 있는 줄 알았어요. 며칠전부터 온집안을 뒤져도 이 실이 나오지 않길래,
혹시나 싶어서 친정어머니께 여쭤봤더니, 거기 있대요.
결혼할 때 안가져온 모양이에요. 그래서 어제 가져 왔지요.

저 중학교때,
이 색색의 레이온사를 이렇게 머리 닿듯 해놓고 썼어요.
이거말고, 무광의 수실(구정사든가??)이 또 있어요. 이렇게 머리땋은 듯해놓은..
그런데 그거 역시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에요. 그것도 친정에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했는데..
나오려는지..그 무광의 수실은 정말, 제가 중학교 1학년때 쓰던 거 거든요.
실은 그렇다 해도,
바늘도 없고, 수틀도 없고...분명 어디엔가 있을텐데...절대 버리지는 않았을텐데...영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오늘 오후쯤엔 동대문시장으로 한번 떠야 하려나봐요.
수틀과 바늘, 그리고 도안집이나 한권 사들고 오려구요.
행주에 꼬딱지만큼 수놓으면서 참 유난도 떤다 싶으시죠?
그게 말이죠...제가 쓰려는 거라면 안그럴텐데요...딸아이 몫이다 싶으니까 그렇지 않은 거 있죠?
이게, 엄마 마음이겠죠?
그리고..

16시간 말린 고사리...
일년 먹을 고사리 준비놓아..아주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