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시, 거실에 상이 하나 펴졌습니다.
먼지가 내려앉을쎄라, 보자기를 덮어둔 테이블 하나..
그 속은 이렇습니다.

책에 어떤 그릇을 쓸까? 원고 만큼이나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입니다.
가능하면, 제 그릇을 쓰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이나 그릇가게의 그릇을 빌려쓰지 않고,
제 손때가 묻은 그릇에 제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담아내고 싶은데,
그런데, 제 그릇이 아무리 많다 한들,
책에 실린 150가지나 되는 음식에 겹치지않게 그릇을 쓸 수 있을 정도도 아니고,
일단 갈데까지 가보세! 하는 기분으로도 아니고, 내일 쓸 그릇을 이렇게 챙겨두었습니다.
스타일리스트와 같이 고른 것도 있고, 제가 고른 것도 있고...

내일부터...또 강행군은 시작됩니다.
아무리 못해도 하루에 20가지 이상의 음식을 해야하는데,
체력이 따라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가 하기로 한 일이니까..열심히 해야죠.
이틀 일하고, 사흘 쉬고, 이틀 일하고 하루 쉬고 하는 식으로,
3월 네째주까지는 바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조용히,
바쁘다고, 힘들다고, 희망수첩에서 엄살도 피우지 않고, 요란도 떨지않고 조용히 일할거에요.
제가 잠잠하거들랑, '김모씨가 바쁘구나..'이렇게만 알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