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택배로 받은 고기 중에는 돈까스용 등심도 있었어요.
택배를 받을 때는 즉시 만들어서 얼려야지 했는지..
어쩌다보니, 아직도 그냥 김치냉장고 안에 들어있습니다.
변명같지만...글을 쓰는 일이라는 것이..탄력받았을 때는 술술 잘되는데,
안 풀리면, 하루를 꼬박 책상 앞에 앉아있어서, 서너줄 밖에 못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런데..요즘...원고가 좀 써져요. 이렇게 원고가 좀 써지면...요리하기가 귀찮아지죠..그래서 돈까스를 못했어요.
김치냉장고 안에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빨리 먹으려고, 오늘 탕수육을 했습니다.
탕수육도 제가 자주 하던 메뉴중 하나였는데, 찹쌀탕수육에 맛들이면서 한동안 안해먹었더랬어요.
그런데 마침 생각나길래..돈까스용 등심( 눌러놓은...)을 썰어서,
생강가루, 후춧가루, 소금에 밑간하고,
녹말앙금에 달걀 풀어서 튀김옷 만들어서 튀겨냈습니다.
냉장고를 뒤져서 찾아낸 오이 조각, 당근 조각에 양파랑, 파인애플, 그리고 모서리부분만 굴러다니던 레몬까지 넣어서,
새콤달콤 탕수육을 만들었어요.
눌러놓은 고기라 더 부드러운 것 같은데..우리 집 식구들, 그 미묘한 차이는 잘 모르네요.
암튼, 레몬 몇조각 남겨놓고, 채소까지 싹싹 비워줘서...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번 산 고기 중, 아직도 돈까스용 돼지등심이 몇조각 더 남았는데..
내일 그걸로 깐풍육을 할까, 아님 며칠전 TV에서 본, 생선 대구살로 만드는 깐풍대구를 할까, 생각중입니다.
근데 좀 웃기죠? 내일 저녁 메뉴 걱정을 지금부터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