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경의 특별한 한상차림'을 만드느라 수고한,
기획자, 편집자, 스타일리스트,사진작가님들께 점심 한번 대접하겠다고 벼르고 별렀건만,
영 시간이 나질 않아서, 설 지내고 만나기로 했더랬습니다.
그날이 바로 오늘...
첨에는 그냥 나가서 먹을까 했어요.
그랬는데..그럼 말이 안되는 거잖아요?
제 책을 산 독자들께는 '나가 먹는 거 비싸고, 재료도 믿을 수 없으니, 집에서 만들어 먹으라'고 하면서,
저는 덜렁 나가서 지갑에서 신용카드 꺼내는 걸로 모든 걸 끝내려고 하는게요.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먹자고..집으로 오시라고 했습니다.
아침 7시반에 일어나서 그때부터 준비하고,
청소기도 한번 돌리고, 설거지 모두 말끔하게 끝내고, 화장까지하고 손님을 맞았으니..
이만 하면 괜찮은 거죠?~

오늘의 메인.
요즘 뻑하면 만드는 삼겹살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 빼놓고는 모두 맛있다고 하니까, 그냥 맨날 이것만 합니다.
배와 파인애플을 깔았어요.
배를 싸먹는 것도 괜찮지만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면 생 파인애플을 싸서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준 메인쯤 되는, 연어샐러드.
치커리와 래디치오, 양파채, 케이퍼, 레몬, 훈제연어를 켜켜로 올리고, 사과 드레싱을 뿌렸어요.
연어회를 많이 넣지않아도 아주 푸짐해보이는 샐러드입니다.
색감을 살리는데...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댓글로 질문도 있는데요, 레몬은 드셔도 되지만..전 건져냈습니다.^^

버섯 샐러드.
바닥에는 어린잎채소를 깔고, 그위에 간장 양념한 다음 찹쌀가루를 발라서 구운 쇠고기를 얹고,
올리브오일에 소금 후추 뿌려가며 볶은 양송이, 느타리, 표고를 얹었어요.
드레싱은 간장드레싱을 뿌렸구요.
간장드레싱에 마늘다진 것을 넣었어요.
이건..고기를 먹자는 게 아니라...버섯 먹자고 만든 거에요.

청포묵 무침.
어떤 때는 마트에 청포묵이 잘 없는데, 청포묵이 눈에 띄길래 무쳤어요.
썰어서 데친 묵에다 소금뿌린 후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어서, 까불어 가며 고루 묻도록 했어요.
그위에 다져서 볶은 쇠고기 얹고,
고명은 달걀지단과 표고볶음, 미나리를 올렸어요.
미나리는 제가 기르고 있는 것.
사서 먹던 미나리의 뿌리를 잘라서 부엌에서 키우고 있는데 가늘어서 그렇지, 자라기는 퍽 잘 자랍니다.

새우꼬치.
새우에 베이컨을 말아서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오븐에 구웠어요.
타르타르 소스 찍어서 먹었어요.

더덕구이.
맛간장과 참기름을 섞어서 발라 오븐에 한번 구운 후,
고추장과 참기름, 청주, 설탕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발라 다시 오븐에 구웠어요.
국은 매생이국을 끓였어요.
제가 특히 약한 디저트는...그냥 딸기와 커피를 냈구요.

저를 위해서 너무나 많이 수고해주신 분들께,
제 손으로 따끈한 밥 한끼 대접하니, 얼마나 흐뭇하고 좋은 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