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낚시바늘을 드리우려고 했던 건 결단코 아닙니다.
희망수첩을 쓰기 싫어서 투정을 부린 것도 아니고,
정말, 요즘에 정보도 없고, 레시피도 없고 해서, 너무 죄송해서...송구한 마음에 그랬던 건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서, 제목 고치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의도했던 낚시글은 아니었다는 거...믿어주실 거죠?
그래서 오늘..레시피는 별 것 아니더라도, 누군가 단 한분에게는 필요한 정보 하나 올려봅니다.

어제 점심때 가까운 후배들 몇몇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자리에서 약간 뻥을 섞어서, "어제 상어만한 대구 한마리 잡았다, 알도 무쟈게 크더라"하니까,
후배 하나가, 대구알로 무 넣고 소금만 풀어서 국을 끓이면 맛있다는 거에요.
오호~~그래~~ 따라해봐야지 하고 있던 참에,
오늘 아침(아니 어제 밤이었나? 아, 비몽사몽의 후유증)에,
TV를 보니까 미역에다 대구 곤이를 넣고 국을 끓이는데 맛있다는 거에요.
대구알+무, 대구곤이+미역....그런데 불행하게도 온전하게 따라할 수 없는거에요.
이유는 알은 있으되 무가 없고, 미역은 있으되 곤이가 없는거에요.
해서...대구알+미역, 이렇게 국을 끓였습니다.
결과물은요, 음..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해요...그리고 알이 목에 걸리지도 않아도...
고기 넣고 끓이는 미역국이 싫증난다면, 대구를 샀는데 알이 들어있다면...한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 듯 싶어요.
아,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정보는 그게 아니고....
마른 미역을 불리면 얼마큼 불어나나 하는 미역의 양에 대한 것입니다.
마른 고사리를 불린 후 달아보면 10배 정도로 불어있습니다. 무게가요.
20g 정도 불리면 200g이 되거든요. 물론 불리는 정도에 따라 편차가 크긴합니다.
그런데 미역은 얼마나 되는 지 안 따져봤어요. 그냥 10배쯤 되려나..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평소 음식할 때 하나하나 계량을 해서 하면, 나중에 요리원고 쓸때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그런데...매일 허겁지겁 저녁을 해대고,
완성된 음식, 식구들의 수저가 들어가기 전에 헐레벌떡 사진을 찍으니..계량할 여유가 없는거죠.
그래서 오늘 아침, 미역을 불리면서 무게를 달고,
제가 원하는 만큼 부드러운 정도로 불어난 걸 다시 달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무려 12배 이상 늘어나네요.
마른 미역은 50g이었는데, 불어난 미역 물 대충 빼고 달아보니까 630g이나 됐습니다.
그리고, 이 630g이나 되는 미역에 국물을 부어보니 물은 2ℓ 정도 되니까 적당했어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해도, 2~3끼 먹을 분량이나 되는 큰 냄비로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식구 적은 가정에서는 미역을 20~30g 정도만 불리세요.
너무 많이 불린 것은 물기 완전히 짜지 마시고, 비닐팩에 담아 냉동해뒀다가, 다음에 잡수세요.
이제부터는 대구알 미역국 레시피입니다.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니까 감안해서 보세요.
재료
미역( 마른 것 50g, 불린 것 630g), 대구알 한쪽(230g), 멸치육수 1ℓ, 물 1ℓ, 참기름 3큰술, 국간장 2큰술, 소금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
1. 미역은 불려서 잘 씻은 후(자연산 미역에는 모래가 있어요)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둡니다.
2. 미역에 참기름과 조선간장을 넣은 후 불에 올려 달달 볶아줍니다.
3. 2에 멸치육수와 맹물을 붓고, 중간불에서 끓이다가, 약불로 옮겨 20분 정도 끓여줍니다.
4. 대구알은 칼등으로 알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서 알만 발라냅니다.
5. 미역국이 충분히 끓으면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을 넣어 간을 본 후 대구알을 넣어요.
6. 대구알을 넣은 후에는 잠깐만 끓여서 먹어요.
혹시나, 한분이라도 이 대구알 미역국을 따라 해보실 분이 계시다면,
대구알의 분량은 그대로 하고,
미역과 물의 양을 줄여서 해보세요..그럼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입맛이 자꾸 변하보니까,
전에는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이 좋았는데..요즘은 이렇게 해산물을 넣고 끓이거나,
아니면 아예 참기름과 조선간장에 볶아서 다시마육수나 멸치육수 넣고 끓인 것이 좋으네요.
물론 미역이 좋아야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