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일이 익을 철에 비도 안오고, 태풍도 오지 않아서,
과일이 풍년인데다가 맛있다고들 하는데,
제 입에는 어째 다른 해 보다 과일이 더 맛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추석 이후 산 배, 줄곳 실패하다가 지난번 퇴촌에 갔을 때 길에서 산 배 겨우 한번 성공했어요.
사과도 역시, 그랬어요. 신 걸 잘 못 먹는 탓에 좀 달아야하는데,
어제 영주 부석사 앞 과수원에서 재배한 사과라고 해서, 몇년전 여행길에서 산 사과를 생각하며 한박스나 샀는데,
역시나 실패입니다. 시어서 못먹겠어요.
친척이 단감도 한상자 보내줬는데, 그것도, 뭐 그렇고...
과일이 이렇다보니, 배를 와인에 졸이기도 하고, 단감으로 전을 부치기도 합니다.
풍년이라니까, 많이 먹긴해야겠고...
오늘은 생각다 못해 과일을 말려서 샐러드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과 한개 썰고,
단감 두개 썰고,
토마토 한개 썰고 해서 식품건조기에 4시간 동안 말렸어요. 그정도 말리니까 사과와 단감은 꾸덕꾸덕한 정도.
토마토는 너무 물기가 빠져서 좀 질겼구요.
말린 사과 단감 토마토에 요구르트 드레싱을 만들어 버무렸습니다.
요구르트 드레싱 역시 제가 집에서 만든 떠먹는 요구르트에 꿀, 소금, 후추만 넣었어요.
그야말로 웰빙 샐러드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말린 토마토는 좀 실패였지만, 사과와 단감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사과와 단감만 말려서 넣고, 여기에 다른 재료들을 더 넣으면 맛있는 샐러드가 될 것 같아요.
며칠 후 다시 말려서, 새롭게 시도해보려고 맘 먹고 있습니다.
그냥 먹기 그렇더라도, 어떻게든 많이 먹어야할 것 같아요.
제가 몇개 더 먹는다고 과일 소비량이 확 느는 것이야 아니지만,
그래도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고 저처럼 과일을 더 먹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면 좀 낫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