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누워서, EBS의 최고의 요리비결 종합편을 보는 것입니다.
문제는 꼭, 보다가 잠이 들어서, 한두편을 빼먹는다는 것이죠, 아님, 점심 차리느라 빼먹거나..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어서, 저 혼자 대충 떡이랑 과일로 때우면서 재방송을 봤는데...
역시나 보다 잠이 들어서...두편은 못 봤었어요...ㅠㅠ...
그래도 안자고 봐서 하나 건진 것이 완자국.
배윤자선생님은 쇠고기 다진 것에 두부 으깨 넣고 쇠고기 완자국을 끓이셨으나,
저는 두부도 없고, 쇠고기도 없고..불린 표고도 없고..있는 것이 없는 관계로, 아래와 같은 완자국을 끓였습니다.

당장 해먹을 수 있는 재료는 새우살뿐!
새우살을 굵게 다지고,
감자는 강파에 갈고,
양파는 커터에 갈았습니다.
새우살과 감자 양파에, 소금 후추로 간하고, 마늘과 파를 넣었는데..
이게 반죽이 될 리 있겠습니까? 너무 질어서...녹말가루를 살짝 넣었는데도 엉기지 않아서, 그냥 대충 했어요.
국물은 다시마로 육수를 낸 다음 국간장으로 간하고, 모자라는 간은 소금을 조금 더 넣었어요.
도무지 손으로는 모양을 잡을 수 없는 새우반죽은 숟가락으로 떼어서 밀가루 위에 얹은 후 대충 밀가루 묻히고,
달걀 입혀서, 펄펄 끓는 국물에 넣었어요.
완자 입히고 남은 달걀물 마저 육수에 넣어주고, 파만 넣어 마무리.
간을 보면서 국물맛을 보니, 나름 시원하고 개운한거에요.
뭐, 맛없다 소리는 안듣겠다 싶었는데, 식구들의 반응, "무슨 국이 이렇게 고급스러워!!"
이궁...손 많이 가는 건 알아가지구...

요것은 무엇일까요?
네, 늙은 호박전입니다.
2002년, 82cook 문 열고 얼마되지않아서,
한 한정식집에서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늙은 호박으로 전을 부치기는 것을 몇번 시도했었는데.
번번히 실패했더랬어요. 뒤집어지지 않아 얼마나 고생했는지...실패담..검색하면 다 나옵니다..ㅋㅋ...
그후 까먹고 잊었는데, 며칠전 늙은 호박을 한덩이 사면서, 불끈 늙은호박전에 대한 전의를 다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늙은 호박을 가늘게 채썰어(채칼로...) , 여기에 소금 살짝 뿌리고,
그리고 부침가루를 넣었어요. 물 한방울도 안넣고 살살 버무리니까, 반죽이 되는 거에요.
팬에 식용유 조금 두르고, 늙은호박 반죽을 손으로 빚어서 올려서 눌러가며 은근한 불에서 오래오래 전을 부쳤어요.
그랬더니, 너무 잘 뒤집어는 거에요. 몇년전 그렇게 애를 먹였던 건 물을 안부어도 이렇게 진 데, 여기에 물까지 부었으니....
이리하여...메뉴가 오늘 또 두가지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