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서, 쓰거나 수정해야할 원고가 없다는 게... 잘 적응이 안됩니다.
아마 원고 작업을 너무 오래했나봐요.
그래서, '칭찬받은 쉬운 요리' 개정판 낼 원고 작업을 다시 시작했는데...이번에는 손목이 말썽입니다.
왼쪽 손목이 아프더니, 이제는 오른쪽 까지...이럴 때는 원고 작업하지말고 그냥 쉬어줘야하는데..
쉬면 안될 것만 같은...강박감이 듭니다...막 불안해요.
신문사 처음에 막 그만 두고, 할일이 없어 TV라도 볼라치면,
'이러면 안되는데..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데 까먹고 잊는 것 아닌지..' 하고 마구 마구 불안했었는데,
요즘 증세가 그래요...불안해하며 안절부절하지 않으면, 잠만 자요...이거 병이죠??
'칭찬받은 쉬운 요리', 서울문화사와 5년 계약이 끝났는데, 재계약 안했어요.
판형 좀 줄이고, 사진도 새로 찍어서 다시 내볼까 하는데...들여다보니 수록요리를 ⅓은 바꿔야할 것 같아요.
요리에도...확실히 유행이 있어요.
우리 한식은 그렇지 않지만, 퓨전음식이나 외국음식은...유행을 타는 것 같아요.
유행이 지난 것, 그리고, 이번 책에 들어간 것들 몽땅 들어내고 다시 원고를 써야하는데...
게다가, 그동안 준비해뒀던 요리들을 새책에 못넣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새로 쓰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인지, 아니면 살릴 건 살리고 뺄 건 빼는게 잘하는 일인지,
판단은 안섭니다만...아무튼, 뭔가 일을 해야하려나 봐요...노는게 별로 마음이 안편해요.
차라리..재봉틀을 꺼내서 재봉질을 하든가,
아니면, 소창을 더 끊어다가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는 딸 아이 혼수로 줄 행주를 손바느질로 만들든가,
아님 손뜨개라도 해야하는 건 아닌지..(갑자기 대바늘뜨기 하고 싶어졌어요..) 목도리라도 하나 뜰까?!
저..좀 더 놀아야한다고...뜨개질이나 재봉질 하지 말라고, 좀 말려주세요..ㅠㅠ...플리즈~~

얼마전 어떤 식당에 갔더니, 푸딩처럼 부드러운 달걀찜을 주는데, 간은 새우젓으로 했더라구요.
바로 따라서 해봤습니다.
달걀에 물 붓고, 새우젓 넣고 저어서, 체에 내린 다음 뚝배기에 담아서, 찜통에 쪘어요.
뚝배기에 담지 않고, 개인용 달걀찜그릇에 넣어 쪘으면 금방 쪘을텐데..뚝배기가 두꺼워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요.
그래도..체에 걸른 보람이 있어서, 질감이 아주 좋았어요.

경희식당에서 싸온 나물과 버섯볶음은 이렇게 예쁘게 담아서,
비빔밥으로 먹었습니다.
이렇게 담아놓으니까, 남은 음식, 종이도시락에 싸온 바로 그 나물 같지는 않죠?? ^^

오늘이 작은 아들 생일이에요.
애들이 자기 생일날 어디 집에 있나요?
몇시에 친구들과 약속있는 줄 몰라서 아침에 미역국 끓이고 갈비찜해서,
아점으로 먹었습니다...브런치..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ㅋㅋ..

딱 미역국과 갈비찜만 새로 하고, 있는 밑반찬 상에 올리리라 맘먹고, 갈비만 어제 재워뒀었어요.
양념은 괜찮았는데..추석에 들어왔던 냉동갈비, 아껴뒀다가 했는데,
갈비찜 원재료가 그리 맛있는 게 아니었던 것 같아 약간 아쉬웠어요.
원재료 맛이 떨어지는 건지..아님 요즘 제 입이 고급이 된 건지..ㅠㅠ..
입이 고급이 된 거라면..걱정입니다..

계획은 갈비찜 뿐이었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섭섭해서 새우를 튀겼어요.
지난번 촬영에 빵가루를 쓰는 음식들이 꽤 있어 거의 대부분 식빵을 사다가 빵가루를 만들어서 썼어요.
그런데 막판에 빵가루가 똑 떨어졌는데, 식빵을 사다 하기도 그렇고 해서,
마트에서 사는 빵가루를 썼어요.
그 빵가루 남은 것이 있길래, 얼른 쓰려고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묻혀서 튀겼어요.
역시 파는 빵가루를 쓰면 색이 너무 진하게 나옵니다.

새우를 튀기려고 달걀을 두개를 풀었는데,
달걀물이 절반이나 남은거에요.
달걀물이 아까워서, 밀가루 좀 풀고, 양파와 참치 넣고 부쳤어요.
이렇게 부치는 전, 참 별거는 아니지만, 따끈할 때 먹으면 나름 맛이 있어요.

어제 직화냄비에 구웠던 감자가 두알 남아,
껍질 벗기고 썰어서 소금 후추 뿌린 후 모짜렐라 치즈 얹어서 오븐에 구웠어요.
반찬으로는 안 먹고, 조금전 TV보면서 간식으로 다 먹었어요. 그냥저냥 먹을만해요.
제가 지난번에 직화구이냄비 샀다고 하니까, 직화구이냄비에 대해서 찬반양론이 분분하던데요,
저는 그냥 오븐에 구운 고구마보다, 더 파는 군고구마스러워서 직화구이냄비를 잘 씁니다.
전자렌지에 구운 고구마보다는 오븐에 구운 고구마가 낫고,
오븐에 구운 고구마보다는 직화냄비에 구운 고구마가 더 길에 파는 군고구마스럽거든요.
그런데, 직화구이냄비 없다고 군고구마 못만드는 건 아니니까, 꼭 필요하지 않은 분들은 사지 마세요.
그냥 오븐이나 전기생선구이기에 구워도 잘 구워집니다.
(제가 요즘 생선구이기가 없거든요. 반사판에 녹이 슬어 없앤 후 다시 안샀어요.)
어쨌든, 지난번에 직화냄비랑 같이 산 고구마 5㎏ 순식간에 다 먹고,
오늘 7㎏ 또 주문했어요...올 가을 아무래도 제 몸에 군고구마살이 엄청 붙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