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산 월정사 부근의 숙소에 눈을 떠보니,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일기예보를 알고 나왔기 때문에 뭐, 놀랄 일도 아니었죠.
저는 반팔 티셔츠에 카디건 하나 걸치고, kimys에게는 긴팔 티셔츠를 꺼내줬습니다.
두 사람이 다 아침을 잘 안먹는 터라, 일어나자마자 상원사로 갔습니다.
상원사로 가는 그 비포장 도로,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차문을 열어놓고 달리면서, 두 사람이 "너무 좋다!!"를 몇번이나 외쳤는지 모릅니다.
정말 산좋고 물맑고~~

상원사는 보수중이었습니다.
특히 상원사의 대웅전은 건축양식이 제가 보아오던 대웅전과 양식이 좀 다른 것 같았어요.
대웅전에 툇마루가 달려있는 걸..보지 못한 것 같은데...
비만 오지 않는다면 적멸보궁까지 다녀왔을 지도 모르는데,
40분이나 걸린다는 적멸보궁까지 갈 엄두가 나지않았어요.
아깝지만 적멸보궁은 훗날로 미뤄두고, 월정사로 내려갔습니다.

월정사는 지난 1976년, 제가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 친구들과 갔다온 적 있어요.
절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절 앞 전나무 숲에서 눈 가지고 놀고, 개울에서 미끄럼타던 생각이 납니다.
30년도 더 전 이야기지요.
3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월정사도 정말 좋았습니다.

진신사리도 친견하고,
전나무 숲도 잠시 산책하고...
아...사진 속의 우산 쓴 멋진 남자...많이 눈에 익은 모습이네..ㅋㅋ....
월정사에서 나와서, 근처에 있는 식당들중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고 싶은 곳에 들어가서, 늦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따끈한 국을 먹고 싶다고 kimys는 황태국을 시키고,
산채백반은 1인분 주문이 안된다고 하여, 저는 비빔밥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반찬이 너무 많이 나와서 미안했습니다.

산마늘장아찌도 조금 줬는데, 맛있어서, 식당에서 파는 걸 한통 사왔어요.

비빔밥.

황태국.

반찬 중에 이것이 너무 맛있었어요.
표고버섯인데, 살짝 말려서 들기름에 볶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들기름에 볶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생표고도 아닌 것이 말린 표고도 아닌 것이 식감이 독특했습니다.
그리고 먹느라고 사진을 못 찍었는데..월정사 가는 길, 오른쪽으로 황기찐빵이라고 있는데,
강추입니다.
예전에 먹어본 안흥찐빵은 물론이고, 후에 사먹은 황둔찐빵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명함이라도 받아오는 건데...
그리고 지금부터가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입니다.
저를 감동시킨 두곳의 식물원....정말 강원도가 더 좋아졌습니다.